EAPI(East Asian Pastoral Institute,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하였습니다.
필리핀, 베트남 신부님들이 손수 준비해 주신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한국과 필리핀 상황 등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분들 모두 BTS와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인기를 말씀하시면서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셨습니다.
생각해보니, 필리핀, 베트남 등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여러 제국주의 침략과 수탈을 겪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필리핀 국민들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다 재판을 받고 공개형으로 총살된 호세 리잘을 국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해방 후 단기간 내 상당한 경제적 번영과 문화융성을 이루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동아시아 국가들과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공동 번영을 추구하면서 세계 평화를 이루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동주의 서시가 연상되는 호세 리잘이 남긴 시 '마지막 인사(Mi último adiós)'를 소개합니다.
Adiós, Patria adorada, región del sol querida,
잘있거라, 내 사랑하는 조국이여, 태양이 감싸주는 나라여,
Perla del mar de oriente, nuestro perdido Edén!
동방의 진주여, 잃어버린 에덴이여!
A darte voy alegre la triste mustia vida,
나의 슬프고 눈물진 이 생명을 너를 위해 바치리니
Y fuera más brillante, más fresca, más florida,
이제 내 생명이 더 밝아지고 새로워지리니
También por ti la diera, la diera por tu bien.
나의 생명 마지막 순간까지 너 위해 즐겁게 바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