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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자와 가족들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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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폐소위)에서 주관한 제2회 생명 문예 공모전, “살아 숨 쉬는 모든 이 두 번째(수필부분)”의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작은 일반부와 청소년부 각 5편씩이 선정되어 지난 12월 1일 발표된 바 있다.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홍세화 씨는 심사총평에서 "전체적으로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나 존치를 주장하는 의견들을 모두 균형 있게 접하고 고민한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며 "생명의 가치와 보편적 인권의 소중함을 깊게 이해하는 글들이었다는 점에서 응모해 주신 모든 분의 글이 반가웠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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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은 학생의 작품은 중학교 1학년의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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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근화여중 1학년 김예은 학생의 [따뜻한 눈물의 기회]는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청소년부 생명상으로 꼽았다. 심사위원들은 김예은의 작품이 사형제도, 생명존중에 대한 깊고 넓은 접근이 인상적이었으며 사형제도의 다양한 문제점들과 피해자들의 입장까지 고려하는 균형잡힌 시각을 갖춰 사형제도 폐지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었다고 평가했다.
평소 글짓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힌 김예은은 "제가 받은 생명상이 일등상인 줄은 몰랐다"며 기쁨을 표했으며 "저도 처음에는 뉴스에 나오는 흉악범을 막연히 나쁜 사람으로만 여겼는데, 그들에게도 생명이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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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사형수와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마지막 사형수]란 책을 낸 조성애 수녀가 평화상을 수상한 한진규 학생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조 수녀는 "여러분의 작품에서 용솟음치는 숨결을 통해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귀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 일반부 생명상과 평화상에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수형자 두 명의 작품이 선정됐으나 교정 당국의 사정상 시상식에 참가하지는 못했다. 사폐소위에서는 이들에게도 교도소로 상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준범 씨의 [내가 사람이기에]는 한순간의 판단착오로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도피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재판받던 시간, 차가운 교도소 안에서 지낸 세월, 그리고 하느님을 만나 회개하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깊은 반성과 후회를 통해 느낀 진솔한 심정이 담겼다는 평을 받았다.
한국 사회에서 생명을 존중하지 못하는 문화는 뿌리가 깊다. 연쇄 살인범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사형을 다시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곤 한다. [인권과 생명은 모두에게 소중한 것]으로 평화상을 받은 서울 양정중학교 2학년 한진규 학생은 "그런 나쁜 사람들은 빨리 사형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하면서도 "친구들의 의견을 나쁘게만 보지 않고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고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이기락 신부는 "내년에도 이어질 세 번째 생명 문예 공모전에는 단편 소설을 공모할 예정"이라며 생명 존중 문화를 넓고 깊게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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