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태국 쪽으로 나왔는데, 툭툭 기사들이 우리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캄보디아에서 어디를 가거나 호객꾼들에게 시달리다가 아무도 잡지 않으니 오히려 이상하다. 더운 낮이라서 그런가? 잠시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데, 일행이 다섯인 한국인 가족이 우리와 함께 봉고 버스로 방콕까지 가지 않으려는지 타진한다. 봉고 한 대 2,500 바트란다. 버스를 이용하면 500바트 미만으로 갈 수 있는데, 봉고를 이용하면 우리 가족이 적어도 1,000바트는 들 것이다. 우리는 버스를 이용해 훨씬 싸게 갈 수 있다고 하니, 그 가족도 버스를 타겠다고 하면서 타고 있던 봉고에서 모두 내린다.
주차장에 서 있는 툭툭에 다가가니 제일 앞 순서가 된 툭툭으로 가라고 한다. 30바트로 흥정을 하려고 하니 기사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허허 웃는다. 50바트가 정찰 가격이란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처음 들어가는 관광객에게는 바가지를 씌우고, 역으로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나오는 물정을 아는 나그네에게는 정찰 가격에 순서대로 태우는 것이다. 아란까지 걸어갈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먼 거리고 더운 날씨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50바트에 툭툭을 타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판단하여 툭툭에 올라탔다.
아란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호객꾼들이 몰려든다. 버스표를 서로 자기 쪽에서 끊으라는 것이다. 툭툭 타고 내린 방향 바로 보이는 쪽과 뒤쪽에서 서로 오라고 한다. 나는 바로 앞 시장(Train Market) 건물 앞 노인 한 사람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방콕까지 요금 140바트인데, 어린이는 표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올 때는 164바트에 어린이 요금도 지불하였는데 생각보다 경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버스 출발시간은 13:15이란다. 40여분 시간이 난다. 주변을 돌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한다. 방콕으로 가는 버스편은 두 종류다. 999번 버스는 편도 164바트로 4시간 걸린다. 하루에 다섯 번 06:30, 10:30, 13:00, 13:30, 15:00 출발한다. 국경에서 만난 한국인 가족 일행은 999번 버스표를 끊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풀었다. 내용물은 삶은 계란, 바나나, 볶음밥이다. 터미널에서 새로 산 콜라(15바트), 옥수수(20바트), 파인애플(10바트) 등으로 맛있는 식사를 버스에서 해결한다. 물가가 캄보디아보다 싸다.
출발시간이 되니 좌판을 펼치고 매표하던 노인이 차에 올라타더니 제일 앞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조수 2명이 올라탄 후 출발한다. 아마도 매표원이 차주인 것 같다. 조수는 호객하고 운전기사는 운전하고 차주는 돈 받고, 그렇게 중간 중간 쉬면서 간다. 중간에 주유소에서 쉴 때 화장실 갈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