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동호인부 전체 1위 사팍 오상환코치님 후기가 감동적이네요.
양해 구해서 올립니다.
(사팍 밴드 펌)
올해 선택한 3개의 철인 대회. 군산 장흥 구례
그 첫번째 군산대회 뒷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시작
수많은 갤러리의 응원을 받으며 오르는 쏠라힐의 장면에 푹 빠져서 가족 여행삼아 가기로 결정. 그러나 코나 처럼 가고 싶다고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기에 참가 슬롯을 획득 할 수 있는 군산대회를 선택했다.
5월 고성대회가 열리는 주말, 군산을 찾아 로드 바이크로 촬영답사를 마친후 대회용 TT 자전거를 실전 장착 후 방조제 1회전 시뮬레이션 라이딩을 해본다. 장자도 언덕구간을 해보려 했으나 관광차량이 밀집된 위험 구간을 제외하였다.
목표
이번 군산 대회 목표는 기록 4시간 30분, 에이지 1위 골인.
이를 위해 작년 군산 O2기록 분석과 시험 라이딩 결과를 비교하여 목표 페이스를 정하였다.
수영 40분, 바이크 2시간 12분, 달리기 1시간30분. 수영 바꿈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회를 감안 약 2분의 여유가 있는 계획이다.
준비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약 6주간의 대회 준비. 훈련 시간은 유지하면서도 강도를 올리고, 야외 오래달리기를 하는 방식으로 정하였다. 로드 대회를 참석하여 인터벌 훈련 계획도 넣었다.
대회 2주전 부터 피로감이 느껴저, 훈련 시간과 강도를 낮추고, 1주전 부터는 거의 쉬다시피 몸을 사렸다.
애초 계획한 2kg 감량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평상시 체중으로 대회를 맞이 하였다. 예년과 다른점은 에어로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헬멧, 스템, 경기복, 휠셋, 신발까지 바꾸고 조절하여 파워 손실이 최소가 되도록 해보았다.
일요일 2회에 걸쳐 평지 90K 구간을 40으로 달리는 훈련도 실시하여, 실전과 마찬가지로 준비하였다.
수포자의 발악
나의 최약점 수영, 그러나 내게 백미터 2분 이라는 목표 있는 만큼. 올해 약 40회 에 걸친 수영 연습. 맨몸 수영은 한번도 하지 않고, 오리발, 풀부이, 스노클로, 웻슈트, 부력수영복등의 보조 기구를 이용하여 홀로 수영하며 2월 대비 100미터 기준 2분 아래로 30초이상의 성과를 가져 왔다. 대회 2주전 광안리 수영 1회로 오픈워터 적응을 끝내고, 컨디션을 고려하여 대회전 까지 수영은 쉬었다.
수영
늘 그렇듯 화장실과 전투를 벌이며 겨우 장을 비우고 수영 출발점에 서있다. 서해안 바다 모래가 참 부드럽고 가만히 있으면 발이 점점 묻히는 것이 느낌이 좋다. 수영 워밍업대신 발을 묻고 충분히 스트레칭으로 풀어주고 프로, 20/30대 3분 간격 출발 후 드디어 시작된다. 넓게 드러난 갯벌을 도마뱀 마냥 팔짝 팔짝 뛰어 들어가 팔을 젖는다. 에구 물이 얕아 손가락이 땅에 닿으려 하지만 다시 일어 서기엔 그렇다. 신나게 돌린다. 점점 호흡은 거칠어 지고 답답함이 밀려온다. 가민 시계가 500미터 신호 진동이 울린다. 이상하다 2회전. 아직 첫 부표도 지나지 않았는데, 역시나 오늘 엄청 허우적 거리며 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앞서 출발한 그룹의 수모 색깔이 보이니 자신감이 생긴다. 그렇게 1바퀴 돌고 길게 정리된 회전 구간을 미친듯이 뛰어 다시 물에 입수하니 호흡이 안된다. 너무 빠르게 달린 것 같다. 한참을 호흡하고 진정이 되니 2번째 회전은 훨씬 편안해졌다. 눈앞의 검은 점들이 보이고 드디어 나도 출수. 그런데…그런데….
시계를 보니 46분.. 헉. 내심 40분 언더의 희망은 깨어지고 엄청난 좌절감. 그때부터 바꿈터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렸다. 400미터가 넘는 거리를 거칠게 내달려 바꿈터에 도착하니 뺀지님이 출발준비를 하고 계신다. 후다닥 슈트를 벗어 던지고 자전거를 꺼내 들고 나가는 순간에도 뺀지님은 계속 무언가를 만지고 계셨다.
자전거
대회전 선두 그룹과의 예상한 수영 차이는 최대 10분, 그러나 내가 6분이나 늦었으니 16분 정도의 차이. 아… 시바 시바 하면서 자전거를 몰아간다.
하지만 오버는 안되… 목표 파워를 유지하니 초반 41이상의 속도가 나온다. 5월 시뮬레이션 때와 흡사하다. 생각보다 앞 라이더들의 속도가 높지 않고, 2차선 구간이라 어렵지 않게 추월하며 선유도/장자도 구간으로 올라섰다. 몇 몇의 라이딩 무리를 발견하고, 드래프팅 당하지 않도록 가속하여 빠른속도로 그룹을 통과하길 수 차례. 드디어 건너편 차로의 선두 그룹 선수 발견 하여 시간을 확인 해둔다. 아름다운 장자도 다리를 건너면 바로 유턴 구간. 내리막 탄력을 조금만 줄여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재빠르게 코너를 빠져나오는 순간 휘청하며 세상이 옆으로 기운다.
다행이 뒤따르는 선수는 없고, 재빨리 자전거 상태를 확인하니 양호, 다리나 팔도 돌아간다. 재빨리 올라타고 괜찮냐는 스태프의 말을 뒤로하고, 바리 바리 악을 쓰며 미친듯이 장자도 다리를 올라간다. 아~~ 아~~~
피가 뚝뚝 떨이지고 시큰거리지만 거기에 신경쓸 틈은 없다. 돌아가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다시 페이스를 회복 아까 보아둔 선두 확인지점을 계산해보니 약 6분여 차이. 그렇게 20 여키로 지점에서 선두 그룹 중 1명을 추월해 낼 수 있었다. 곧 이어지는 3회전 구간에서 한명 더 추월. 그러나 보여야할 강자 1명이 눈에 띄지 않아 걱정된다. 이렇게 뒤 쳐졌단 말인가….
계속 앞서 달리던 앞 에이지 그룹 선두 까지 잡아내고 목표한 예정 시간대로 골인. 바이크는 동호인 3번째 돌어 왔다고 MC가 알려 준다. 그리고 둥글레가 에이지그룹에서 내가 첫 번째라고...
달리기
누구보다 먼저 기분좋게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게되었다. 달리기 페이스 역시 속도보다는 목표 파워를 유지하며 달리기를 한다. 몇명의 프로선수들이 추월해가지만 나는 오로지 나의 파워를 지켜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자전거와 다르게 달리기는 습하고 더운 공기속을 무거운 다리를 들어가면서 뛰어야 했다. 첫번째 회전구간과 달리 2번째 회전 구간은 직선으로 펼쳐진 도로 구간을 달려 나가야 하기에 육체적으로나 심리직으로 상당히 어려웠고, 시간이 갈 수록 목표파워를 유지하는게 힘들었다.
다행히 속도가 유지되어 파워를 낮추어 달리는 것으로 목표를 낮춘다. 달리기 구간에서 추격 그룹과는 8분정도 벌어진 상태라 여유는 있지만, 나에겐 4시간30분 목표가 있었기에 페이스를 이어가야 했다.
대개 후반부 속도를 올려 밀어 붙이는 전략을 쓰곤 했는데, 군산 대회는 그럴 수가 없었다. 한바퀴 돌 때마다 걸어주는 손목 밴드가 하나씩 늘어날때 마다 상당한 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다.
골인
달리기 기록은 목표대로 달성 하였으나, 가민 기준 경기시간은 4시간 32분 공식 기록은 34분. 수영거리가 길어져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고, 오히려 나의 수영 실력이 좋아졌다고 칭찬을 하는 이가 많았다.
낙차가 일어난 순간 너무 억울하고, 안타까워 소리를 질러댔지만 별탈 없이 경기를 끝낸 것 보면 하늘이 내게 행운의 미소를 보내준 것 같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부족한점을 다시금 알게되었고, 이를 꼭 보완하여 9월엔 꼭 이루리라.
생각없이 대회 느낌을 살려 마구 적은 글입니다.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자전거 평속 41.0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