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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결산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특히 한돈업에 있어서는 돼짓값일 것이다. 다행히 돼짓값은 금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동안 생산비 상승에 시름하던 농가들의 한 줄기 희망이 됐다. 하지만 각종 사육 규제 및 폭염 등 이상 기후 심화는 한돈산업을 더욱 위축시켰다. 올해 한돈산업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 키워드를 선정, 이를 통해 한해를 돌아봤다.…○
○…한 해를 결산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특히 한돈업에 있어서는 돼짓값일 것이다. 다행히 돼짓값은 금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동안 생산비 상승에 시름하던 농가들의 한 줄기 희망이 됐다. 하지만 각종 사육 규제 및 폭염 등 이상 기후 심화는 한돈산업을 더욱 위축시켰다. 올해 한돈산업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 키워드를 선정, 이를 통해 한해를 돌아봤다.…○
ㄱ. 高
역대 최고 환율 지속에 ‘울상’
그나마 高돈가로 한숨 돌려
올해 양돈농가는 高에 울고 웃었다. 생산비 그중에서도 사료가격과 밀접한 환율이 높았다. 이에 고환율이 올해 양돈 경영에 최대 위험 요인이 됐다. 12월 중순 현재 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천420원대로 24년 연평균 대비 60원 가량 높았으며 이대로라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세운 역대 최고치도 넘어 새로운 기록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미국이 촉발한 무역 분쟁으로 외환시장의 불활실성이 높았으며 개인과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도 가세하며 환율이 치솟았다. 12월 중순 현재 환율은 1천500원대까지 넘보고 있다. 그리고 하방‧상방 요인이 혼재하는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내년 양돈경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런 불안 속에서도 다행히 돼짓값이 양돈농가에 기댈 언덕이 됐다. 12월 중순 현재 올 평균 돼짓값은 5천700원대를 기록, 돼짓값 역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게 됐다. 작년 평균 5천239원대와 비교하면 500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돼짓값은 올해 내내 예년 수준을 웃돌았다. 또 12개월 가운데 2월을 제외하고 월평균 돼짓값은 모두 5천원을 넘었고 6~9월까지는 4개월 연속 6천원대 행진을 이어가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5월을 제외하고는 매월이 역대 동월 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고돈가가 이어졌다.
돼짓값이 이처럼 높았던 것은 도축 물량, 수입량 모두 감소하며 공급량이 준 가운데 가공용 부위를 중심으로 수요도 호조를 보이며 돼짓값을 밀어 올린 때문이다. 돼지 사육두수가 3월(1천80만마리, 전년비 1.8%↓), 6월(1천90만마리, 〃 1.5%↓), 9월(1천104만마리, 〃 1.3%↓) 연속으로 작년보다 감소했고 그 결과 올해 돼지 도축 두수는 11월말 현재 1천685만마리로 작년 동기간 대비 2.5% 가량 적었다. 12월 돼지 출하가 작년보다 증가하더라고 올 누적 출하물량은 1천860만마리대에 그쳐 24년(1천901만마리)은 물론 23년(1천875만마리)에 비해서도 적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ㄴ. 네덜란드
금년 종돈 수입 큰 폭 감소 속
和蘭 종돈, 한국 수입 주목받아
올해 순종돈 수입 두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2월 19일 기준 국내 순종돈 수입 두수는 794두로 전년(1천223두) 대비 54% 줄었다. 이에 종돈 수입 두수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1천두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종돈 수입 감소의 배경은 국내 종돈장의 종돈 수요 위축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4년간 신규 종돈장 건설로 인해 종돈 수요가 많았으나, 입식이 완료되면서 대부분의 종돈장들은 필수적인 갱신 물량만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군농장을 중심으로 종돈 직수입은 꾸준하다. 올해 종돈 수입 물량 중 절반 가량이 양돈장 수요로 추정된다. 이는 무엇보다 대군 농장의 경우 질병 발생 차단을 위한 폐쇄 돈군 운영 및 원활한 후보돈 공급 이유로 풀이된다.
아울러 종돈 수입 감소는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 증가도 한 몫했다. 금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해외에서 들여오는 종돈 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라가 농가의 비용 부담이 크게 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율 강세가 지속되자 종돈 도입을 미루거나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수입량을 늘릴 유인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금년 종돈 시장 특이점은 네덜란드 종돈이 처음으로 보급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육종 기업 토픽스 노르스빈(Topigs Norsvin)과 국내 독점 공급 대리점 계약이 체결 된 것이다. 공급 업체에 따르면 네덜란드산 종돈 111두가 일부 농장에 입식을 완료했으며, 346두가 추가로 수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네덜란드산 도입으로 국내 종돈 시장에 유전적 선택 폭이 확대되는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ㄷ. 다리
가격 급등…비인기 별칭 무색
수요 늘고 국제 가격 상승 탓
올해 고공행진 한 한돈 시세는 돼지의 네 다리가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삼겹이나 목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선호 부위로 여겨지던 전지와 후지지만 올해는 달랐다. 전지와 후지의 달라진 위상은 가격에 가장 분명하게 드러났다. 11월말 기준 올해 평균 부위별 공장 출고가(육류유통수출협회 조사)를 보면 전지와 후지는 각각 ㎏당 9천400원대, 5천600원대로 일년전 대비 18%, 16% 가량 올랐다. 가격 상승률로는 1, 2위다. 물론 가격만 보면 삼겹이 1만8천원대로 가장 높았지만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두 부위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양돈시장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재고량을 보면 9월말 기준 전체 한돈 재고(2만톤)가 일년전보다 3.6% 감소한 가운데 앞다리와 뒷다리가 각각 31%, 9% 줄어 두 부위에 대한 수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짐작을 가능케 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내 수요 증가와 함께 국제 가격 상승도 한몫했다. 가공용 부위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 돼짓값 상승이 한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한돈 가공용 부위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으나 올해 한돈 생산이 줄고 재고도 크게 감소하자 정부는 올해 5월 후지(1만톤)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결정하기도 했다. 실제 할당관세가 적용된 후지는 물론 전지도 수입이 늘었다. 올해 11월말까지 전체 돼지고기 수입은 작년 동기간 대비 4% 가량 감소했지만 이 가운데 전지는 17만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작년 수준을 소폭 웃돌았다. 또 후지는 24년 1천톤도 안됐던 수입량이 올해 7천여톤으로 늘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던 전지와 후지 가치가 상승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수입육이 늘어날 빌미가 될 가능성은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ㄹ. 라드(돼지기름)
BBC 슈퍼푸드 8위 선정
‘오리’서 ‘백조’로 탈바꿈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2020년 돼지기름(라드)을 세계 슈퍼푸드 8위에 선정한 것에 이어 올해도 BBC Future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 순위에 돼지기름이 무려 8위에 올라 또다시 주목 받았다. 이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금년 ‘지방 리포지셔닝’을 핵심 과제로 삼고, 돼지고기 지방과 라드유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쳤다. 특히 한돈의 가치를 고기 중심에서 기름까지 확장하며, 라드유를 활용한 전략 상품과 관련 사업도 진행하면서 라드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에 앞장섰다.
돼지기름은 그동안 건강에 해롭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실제로는 비타민B1, 비타민D, 콜린 등 필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B1 함량은 타 육류보다 높아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D와 콜린 역시 면역력과 신체 기능 유지에 기여한다.
이러한 장점을 살린 라드유는 발연점이 높고 향이 강하지 않아 짜장면, 볶음밥 등 다양한 요리에서 감칠맛을 높인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한 한돈 라드유는 위생적인 공정을 거쳐 신뢰도 높은 식용유로 평가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탄고지 식단 확산과 함께 소비자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라드의 재발견으로 지난 2년간 삼겹 과지방 논란이 한돈에는 전화위복(轉禍爲福)됐다는 평가가 일고 있다. 지방에 대한 ‘맛’과 ‘영양’ 등이 소비자들에게 재평가 받으면서 한돈의 지방이 ‘슈퍼푸드’로서 거듭나면서 한돈 지방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ㅁ. 민관학 방역대책위원회
FMD‧CSF 청정화 기반 마련
PRRS 등 소모성질병도 대응
민·관·학이 함께하는 합동 방역대책위원회가 출범 2년을 지나며 국내 양돈 방역 정책 전반에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가축질병을 대상으로 현장 적용성을 높인 방역 전략이 정리되면서, 질병 대응 체계가 이전보다 한층 구조화됐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한돈협회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이 위원회는 2023년 출범 이후 PED·PRRS, 구제역, 돼지열병을 핵심 과제로 삼아 질병별 대책반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구제역·돼지열병 청정화 추진방안’ ‘돼지 소모성 질병 방역대책’ 등이 공식화되며, 방역 정책의 방향성과 목표가 보다 분명해졌다.
돼지열병(CSF) 분야에서는 2030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청정국 지위 획득을 목표로 한 단계별 전략이 마련됐다. 구제역 대응 역시 체계가 정비됐다. 제주도의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증 사례를 참고해, 2027년 5월 전국 단위 구제역 청정국 달성을 목표로 한 전략이 수립됐다. PED·PRRS 등 소모성 질병과 관련해서는 민간 주도의 자율 관리와 정보 공유를 중심으로 한 공동 방역 체계가 제시됐다. 아울러 농장과 지역 단위의 방역 수준을 평가·관리하는 ‘청정 농장 인증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며, 현장 중심 방역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렇듯 민관학 방역대책위원회는 국내 양돈 질병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ㅂ. (돼지거래가격)보고제
업계=정부가 유통 시장 좌지우지
정부=불투명 거래 관행 개선 주장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7월 16일 ‘축산물 유통 및 가축 거래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같은 해 8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약 1년 넘도록 계류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법안을 둘러싸고 올해 한돈업계에서는 축산물유통법에 포함된 ‘돼지 거래가격 보고제’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제15조 ‘축산물 거래 가격의 보고·공개’ 조항이다. 해당 조항에는 경매 거래 비중이 낮아 경매가격이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인정·고시한 경우, 축산물 거래가격을 공개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한돈농가들은 돼지 거래가격 보고 의무제가 정부 주도의 가격 개입으로 이어져, 돼짓값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이 제도가 ‘돼지 거래가격 보고제’라기보다는 ‘거래가격 수집·공개’를 위한 장치로, 가격이나 시장을 통제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매제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해 시장 혼란을 줄이고,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이처럼 입장 차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에는 대통령실 중재 아래 정부와 한돈협회는 수차례 협의를 통해 제도 보완과 조정 방안을 논의하면서 합의점 도출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한돈협회는 축산물유통법 폐기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 농가들이 우려하는 '독소 조항'을 삭제 또는 다른 문구로 수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ㅅ. (돈육) 수입
초반 감소하다 증가세로 반전
냉장은 사상 최고치 또 경신
강달러에 안심했던 수입육이었지만 올해도 만만치 않은 물량이 들어왔다. 올 1분기만 하더라도 작년 대비 24% 적었던 돼지고기 수입량은 2분기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월말 현재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41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만7천톤)과의 차이를 4%로 좁혔다. 고환율이 방패가 되겠거니 했다.
또 환율도 환율이지만 수입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다른 이유도 있었다. 연초 수입 앞다리 재고가 작년 대비 크게 늘었고 미국 돼짓값도 올랐으며 게다가 1월 독일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독일산 공급도 끊기는 등 돼지고기 수입이 늘기 힘든 환경이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 같은 이유로 초반, 돼지고기 수입이 줄었지만 서서히 늘기 시작하더니 9월부터는 작년 대비 증가세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최근에는 작년뿐만 아니라 예년 대비로도 많은 물량이 들어오고 있어 내년까지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냉장 돼지고기는 연초부터 물량이 작년 수준을 웃돌았다. 11월말까지 비교해보면 올해 냉장육 수입량은 3만6천여톤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0% 가량 늘었다. 또 12월 중순 현재 누적 냉장 돼지고기 수입량은 3만8천여톤으로 24년 연간 수입물량(3만6천톤)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하게 됐다. 현재 냉장 돼지고기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캐나다산은 아직 관세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매년 낮아지고 있다. 올해 3%대에서 내년에는 1%대로 낮아지며 앞으로도 냉장 수입육의 공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ㅇ. 외국인 노동자
전체 인력 절반...의존도 심화
노동자 인권‧노무 문제 수면
올 한해 양돈업계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비중 확대가 구조적 현실로 자리 잡으며, 이에 따른 노무·인권 문제가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인력난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노동 환경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2024년 축산환경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축산농가에서 고용 중인 외국인 상시 근로자는 1만6천여 명으로, 전체 축산 근로자 14만5천여 명 가운데 약 11% 를 차지한다. 특히 양돈 분야의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눈에 띄게 높다. 양돈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8천여 명으로, 내국인 근로자 8천600여 명과 거의 같은 수준에 이르며, 축종 가운데서도 외국인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노무 관리와 인권 보호를 둘러싼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인한 소통 문제, 근로계약·임금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 근무 시간과 휴식 보장 여부 등은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사안이다. 일부 농가의 관리 미숙이 산업 전체의 이미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돈업계는 숙련 외국인 노동자 확대를 정부에 요구했다. 인력난을 줄이기 위해서는 숙련된 외국인 인력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장기 체류가 가능한 E-7-4 비자 전환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이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올해 양돈 현안 가운데 하나로 분명히 자리 잡았다. 인력난 해소라는 현실과 노동·인권 보호라는 과제가 맞물린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심화가 양돈업의 구조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
ㅈ. 전기세
폭염에 전기요금 폭탄까지
농사용 올린 탓…대책 절실
매년 여름철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양돈장은 최악의 폭염 피해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여름철 폭염이 심해지면서 양돈장에는 생산성 저하만큼이나 무서운 게 하나 더 생겼다. 전기세 부담이다. 최근 몇 년 전기요금 상승과 함께 매년 오르는 여름철 기온 탓에 양돈장에는 전기 요금 폭탄이 날아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전기요금도 빠르게 오른 결과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1년 이후 올해 1월까지 7차례 인상됐다. 이에 농사용 전기요금은 을(저압) 기준으로 21년 1월 34.2원/kwh에서 올 1월 63.3원/kwh로 85% 올랐다. 계절요금제에 따라 다른 계절보다 더 비싼 요금이 적용되는 여름(고압) 전기 요금은 같은 기간 36.9원에서 66원으로 80%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돼지 생산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1년 두당 5천47원이던 수도광열비는 22년 5천967원으로 한번에 18%가 급등하더니 23년 7천533원(26%↑), 24년 9천46원(20%↑)으로 주요 생산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이 기간 수도광열비가 2배 가량 뛴 것이다. 더욱이 여름 더위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물론 ICT 장비 도입도 더 증가할 것을 고려하면 농사용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ㅊ. 충남
당진서 충남 첫 ASF '화들짝'
방역 역량 총동원 확산 막아
지난 10월 말 충남 당진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농가와 방역 당국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충남 지역에서는 처음 확인된 ASF 사례인 만큼, 자칫 전국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발생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 농가와 관계자들은 경각심을 다시 한번 다잡았고 방역 당국은 발생 농장에 대한 즉각적인 격리와 이동 제한, 인근 농장 점검, 소독 강화 등 긴급 방역 조치를 시행한 결과 다행히 추가 확산 차단에 성공했다.
이번 사례에서는 감별 진단 과정에서의 한계도 드러났다. 해당 농장은 초기 폐사 개체를 PRRS로 판단했으나, 이후 정부 정밀 검사 결과 ASF 양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농장은 10월 초부터 폐사가 급증하자 이를 PRRS 등 일반적인 호흡기성 질병으로 보고 민간 검사기관에 네 차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PRRS 등이 확인되면서 ASF 가능성은 낮게 인식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민간 검사기관은 ASF 검사 지정기관이 아니어서 ASF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검역본부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민간 검사기관이 보관하고 있던 병성감정 시료를 회수해 정밀 분석한 결과, 해당 개체에서 ASF 양성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ASF와 고병원성 PRRS는 임상 증상이나 육안 병변만으로는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특히 PRRS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ASF를 호흡기 질병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PCR 검사 등 정밀 진단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ㅋ. 쿠폰
내수 회복 위해 전 국민 지급
소비 살려…하반기 시장 지지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전 국민에 지급됐다. 1인당 15만~55만원을, 1차와 2차로 나눠 지급했다. 이번 쿠폰 지급은 코로나 19 당시 한돈 시장에는 소비 진작 효과를 불러왔던 재난 지원금의 효과를 기대케 했다. 특히 지급 시기가 7월과 9월로, 한돈 하락세가 전망됐던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쿠폰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쿠폰을 먹거리를 사는 데 쓸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그중에서도 과일과 육류 소비를 늘리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실제 소비 쿠폰이 하반기 한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9조461억원이 시중에 사용됐으며 그 결과 소상공인 경기 체감지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중음식점(40.3%), 마트‧식료품(16%), 편의점(10.8%), 병원‧약국(8.8%) 순으로 나타나 실제 먹거리 구매에 소비 쿠폰이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재난 지원금과 다른 점이라면 이번에는 음식점에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한돈도 외식 쪽 수요에서 쿠폰의 효과가 나타났다. 대신 쿠폰 사용이 불가능한 마트 쪽에서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잠잠, 쿠폰 사용 가능 여부에 따라 업종별 소비 진작 효과도 달랐다. 또한 소비 쿠폰 지급 효과만큼이나 쿠폰 소진 이후 한동안은 시장 수요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하반기 한돈시장은 우려했던 것과 달랐다. 돼지 출하물량 감소와 함께 민생회복 쿠폰의 역할도 있었다. 이에 올해 돼짓값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있어서 소비 쿠폰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ㅌ. 탄소 중립
공감대 확대 속 현안 부상
일방적 감축 목표에 우려도
탄소중립, 탄소 저감의 과제가 양돈산업에도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로 대두됐다. 탄소 저감이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기후 변화, 기후 위기가 피부로 느껴질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탄소 저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양돈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사료업계는 질소 저감 사료를 본격 출시하는가 하면 농가 차원에서도 저탄소 생산 방식을 적용한 농가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시범 도입으로 시작된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는 이 같은 농가들을 정부가 인증해 주는 제도로 올해 참여 농가가 더 늘었다. 24년 104개 농가가 인증을 받은데 이어 올해 187호 농가가 인증을 획득했는데 이로써 저탄소 인증을 받는 양돈농가는 291호로 전 축종 가운데 가장 많다. 이처럼 탄소 저감에 대해 농가를 비롯해 양돈업계에서도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탄소 저감 정책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월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확정, 발표했다. 이를 보면 35년까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을 지난 18년 대비 53~61% 감축키로 했으며 그 중 농축수산 분야는 27.5~29.3%를 줄이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당연히 농축산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농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한데다 특히 돼지 등 축산업의 경우 자칫 사육두수 저감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축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식이 농가의 저감 노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임에도 감축 목표만 강요할 경우 자칫 온실가스 배출 저감 압박이 식량 안보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기후 위기 시대, 양돈을 비롯한 농축산업의 생산기반 유지와 탄소 저감의 과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과제가 계속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ㅍ. 폭염‧폭우‧폭설
덥고 긴 여름에 돼지 폐사 급증
비에 잠기고 눈에 무너지기도
기후가 양돈산업에 있어서 질병만큼이나 위협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더위가 그렇다. 올해 여름(6~8월) 평균 기온은 25.7℃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기상 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부터 올해까지 총 53년 중 가장 더웠다는 얘기다. 그런데 바로 2위가 25.6℃를 기록했던 24년이었다. 매년 더위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3년간 지구 평균 기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지구 온도 1.5도 목표를 설정했던 파리협정 1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그러나 24년 관측 사상 처음으로 연평균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어쩌면 폭염의 기록은 내년 다시 깨질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9월과 10월 평균 기온도 높았는데 9월은 평균 기온이 23℃로 역대 2위를, 10월은 16.6℃로 1위를 기록했다. 9월은 24년이 1위, 올해가 2위, 그리고 23년이 3위에 각각 기록됐다. 이는 여름철 기온이 점차 오르는 것과 함께 여름이 더 길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올해 폭염으로 인한 돼지 폐사는 9월까지도 이어졌고 그 숫자가 15만마리가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의 피해를 남겼다.
폭염 뿐만 아니었다. 폭설과 폭우 등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어느 해보다 실감한 한 해이기도 했다. 연초부터 설 연휴 내린 전국적 폭설로 인해 양돈장들의 피해가 컸다. 또 올해 여름 강수량으로는 평년보다 적었지만 국지적으로 단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양돈장들도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봐야 했다. 7월에는 서산, 산청 등에서, 8월에는 전남 등지에서 시간당 100mm가 넘은 기록적 집중 호우가 내려 그 피해가 컸다. 그런데 이 같은 극한 기후는 이제 예외적 상황이 아닌 시대가 됐으며 이에 따라 기후 위기에 적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ㅎ. 한돈협회장
이기홍 회장 1표차로 당선
국민‧미래‧존중 3대 비전
제21대 대한한돈협회장에 이기홍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이 후보는 선거에서 1표차 신승을 거두면서 4년간 한돈협회 및 한돈산업을 이끌게 될 지도자로 선출됐다. 그가 제시한 주요 공약으로는 단기적으로 불리한 제도는 막고 이익 극대화를 위해 △도매시장 활성화 △질병 방역 조치 완화 △이상육 발생 해결 등을 제시했다. 중기적으로는 △방역 순치 돈사 설치지원 입법 △분뇨자원화 관련법규 개선 △시설현대화 지원 사업 확대이며, 장기적으로는 △조세제도‧인력문제 개선 △동물복지정책 대응 등을 내걸었다. 이 같이 공약 이행을 통해 지난 40년 양돈 경력 및 열정을 바탕으로 빠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식에서 이기홍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한돈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협회 운영 방향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한돈 산업 △국민과 함께하는 한돈 산업 △존중받는 한돈 산업을 3대 핵심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자신의 40년 양돈 경력을 회고하며 “현장에는 거짓이 없고, 현장에 답이 있다”며 “양복 입고 의전만 챙기는 회장이 아니라 장화를 신고 현장에 문제 발생 즉시 뛰어가는 회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규제보다는 지원과 장려를 통해 농가 스스로 대안을 찾도록 하고, 우리의 환경과 방역은 우리가 책임지는 자율과 책임의 산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이후 이기홍 회장은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50일 동안 국회의원 10명을 잇달아 만나 한돈산업의 주요 현안을 전달하며 정책적 공감대 형성에 나섰고, 농가 현안 해결을 위해 현장을 오가며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4년의 임기 동안 그가 구상하는 ‘한돈세상’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 양돈타임스(http://www.pigtimes.co.kr)
(사)한국수입육협회 www.korm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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