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서 또 한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모든 언론이 나서서 정부의 학교 폭력 대책이 실효없다고 비판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경찰조사를 일점일획 빠뜨리지 않고 낱낱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온 나라가 이렇게 호들갑이지만 진작 힘들어하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몰라서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일까?
교육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습니다.
23층 아파트 난간에 서 있던 그 친구의 손을 잡아줄 이가
이승에서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한 경쟁의 냉엄한 전쟁터로 내몰리고 있는 그들,
친구를 짓밟고 이겨야 살아갈 수 있다고 요구받는 가엾은 우리 친구들,
교사와 부모에게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너만 그런게 아니야, 모두 겪는 일이고, 우리도 겪었던 일이야" 하며
절망의 나락으로 등을 떠밀리는 우리 청소년들,
가정, 학교, 사회 어느 곳에도 마음 붙이지 못하는 친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과연 무엇일까요?
13일 간디유학센터 개소식에 군위 교육장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였고,
그 다음날에는 경상북도 교육청과 군위교육지원청에서 두 명의 장학사가 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유학센터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높은 줄 몰랐습니다.
특히 도교육청 장학사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친구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내기 위한
실효성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에 함께 공감하였습니다.
이 세상에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어른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기다리고, 믿어주고, 들어주는 어른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그런 어른들과 일정기간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달하였습니다.
일요일, 우리 친구들도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고 있습니다.
책을 보는 친구, 자전거를 타는 친구, 숙제를 하는 친구, 공을 차는 친구, 컴퓨터를 즐기는 친구
기타 연습을 하는 친구, 닭장에서 계란을 꺼내는 친구 등의 얼굴에
봄을 재촉하는 아지랭이 한줄기가 피어납니다.
오늘은 친구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행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미래에 있다는 행복은 관념이고 허구입니다."
첫댓글 맞습니다... 우리가 좀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었어야 하는건데... 아직도 줄세우는 교육제도에서 벗어나질 못하네요.
학교폭력의 끝은 결국 피해자만 나오게 되는데... 가슴아프네요... 모두가 넘 여유없이 살아갑니다.
구체적인 대면과 접촉이 없는 사랑도 허구입니다. 사랑은 만나서 손을 잡는 접촉이 있어야 하고 함께 밥을 나누며 두 눈을 마주치는 구체화된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떠나려는 친구의 손을 잡기보다 내치는 친구들, 그리고 그렇게 내칠 수 밖에 없이 만들어진 구조화된 거대권위와 경쟁논리는 따져 묻지 않고 손을 내친 친구의 구체적인 범법행위만 문제삼는 이 사회의 거대모순, 우리는 그래서 피난 가듯 간디 유학센터로 피했다는 자책감이 괴롭게 하네요.
조금 겁이나는건 사실입니다. 나중에 아이가 사회에나와
경쟁사회에서 뒤쳐지지나 않을런지... 그러나 믿고 또 믿어봅니다. 나의 선택이 유화의 선택이 옳았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