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52. 시왕도
지옥에서 중생 구제
지장보살 서원 담겨
▲ 보물 제 1048호 지장시왕도.
시왕도는 불화 중 하나로 지옥을 다스린다는 열 명의 귀왕(鬼王)을 그린 그림이다. 신중탱화의 중단 ‘장유음권위지옥주염마라왕(掌幽陰權爲地獄主閻摩羅王)’에서 분화한 것이다. 시왕탱화라고도 한다.
《시왕경(十王經)》에 따르면, 죽은 사람들은 이레에서 49일까지 7일간마다와 백일, 일년, 삼년 등 열 차례에 걸쳐 염라대왕 앞에 나아가 심판을 받게 된다. 시왕도는 그런 내용을 그린 것이다.
대개 상단과 하단의 이중 구조로 이루어진다. 상단은 업경대(業鏡臺)에 비친 죄과에 따라 명왕과 판관이 심판하는 장면을 그리고, 하단은 지옥상을 그린다. 여기에는 지옥에서 중생을 구제하려는 지장보살의 서원상이 들어 있다. 주로 명부전이나 시왕전에 벽화나 탱화 형태로 걸린다.
염라대왕 신앙은 원래 인도 토속신앙이었다. 이것이 불교 신중 신앙으로 습합됐다가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면서 도교 시왕신앙과 다시 결합해 독립된 신앙 형태를 이룬 것이다. 《석문정통(釋門正統)》에 보면 시왕도는 당나라 때 장과(張果)가 처음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중앙아시아와 한국ㆍ일본 등지로 전해졌다. 중국 천불동 둔황 석굴에서 발견된 지장시왕도를 보면, 왼손에 석장을 들고 오른손은 무릎 위에 얹은 지장보살이 가운데 앉아 있다. 그 앞에는 흰 사자가 옆의 한 비구보살을 향해 합장하는 구도를 하고 있다.
한국의 시왕도 윗부분에는 책상에 앉은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명부 시왕이 있고, 그 주위에 18옥왕(獄王), 24판관, 36귀왕(鬼王), 삼원장군(三元將軍), 이부동자(二府童子), 아귀 등이 있다. 아랫부분은 구름 아래로 지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장면들이 그려져 있다. 지장보살은 윗부분에 도명존자(道明尊子)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을 거느리고 있다.
시왕을 각각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할 때는 대개 죽은 자를 심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각에 모실 때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홀수 서열의 대왕은 왼쪽에, 짝수 서열의 대왕은 오른쪽에 모신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52. 시왕도|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