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가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이었습니다.
목조건물이기 때문에 마루바닥 틈새가 많습니다.
2층교실에서 학생들이 뛰면 틈새로 빠진 먼지가 1층으로 내려와 학생들 머리 위로 내려앉습니다.
2층교실에서 물청소라도 하면 더욱 난리가 납니다.
까만 때구정물이 비 오듯 아래층 교실로 떨어지니 난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 교실에 팔십여 명이 넘는 학생이 있습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인원입니다.
책상을 넘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이 괘간 순시를 하며 지도할 책상 사이의 공간이 없습니다.
쉬는 시간 학생들은 책상 위를 뛰어다니며 신이 납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입학시험을 치릅니다.
입시경쟁이 치열했습니다.
학교에서 과외공부를 합니다.
책상 위에는 호야를 켜놓고 늦게까지 공부를 합니다.
집에 가면 호롱불을 켜놓고 공부를 합니다.
깜박 졸기라도 하는 날이면 앞 머리칼을 태웁니다.
등교하면 서로의 앞머리칼을 보면서 손가락질하고 깔깔 웃습니다.
동내 마을회관에 전화기가 한대 있습니다.
손잡이를 돌리면 신호가 가는 그런 전화기입니다.
외부에서 전화라도 오면 '누구네 000 전화받으셔요' 일을 하다가도 마을 회관으로 부리나케 뛰어갑니다.
마을회관에 앰프를 설치하고 집집마다 유선을 깔고 스피커를 놓아주었습니다.
라디오도 틀어 주고 음악도 틀어 줍니다. 틀어주는 대로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좋기만 합니다.
전기가 들어온 것은 아마도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일 겁니다.
전깃불이 들어 노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것도 돈 없는 집은 전기를 놓지 못했습니다.
TV를 놓은 집이 몇 집이 안됩니다.
브라운관식 흑백 tv입니다.
흑백 TV라도 화면 속 사람들이 움직이고 말하는 것이 온통 신기합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이웃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웃고 울고 그러면서 함께 TV를 보았습니다.
그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말로 표현하기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그 옛날, 옛날도 아니지만 그 때의 변화가 어르신 걸음 속도라면 지금은 총알 탄 사나이의 걸음 걸이 입니다.
앞으로 우리 후세가 살아갈 날들은 어떠할까요?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큰 변화가 있을 테지요.
화성으로 우주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시대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내일이 후세들을 기다릴까요?
내일이 어떨지 아무도 모를 겁니다. 물론 미래를 미루어 예측을 할 수는 있을 겁니다.
변화무쌍하고 예측불가한 내일을 살면서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음을 느낍니다.
오늘 하루 건강하고 행복하게,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잘 지내면 그것이 내일을 밝게 해 줄 테지요.
오늘을 찬양하는 이유입니다.
건강한 오늘이 찬란한 내일을 만들어 줄 겁니다.
그럴 거라는 믿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