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6월 처음 제주도로 도망 왔다.
이렇게 길게 있을 줄 몰랐던 제주
벌써 제주로 내려온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수국은 제주에서 꽤나 큰 의미로 자리 잡고있는데
제주에서 내 눈에 처음 들어온 꽃이기도 했고
이 수국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
그런 수국이 지금 이곳 휴애리에 다시 찾아왔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5월을 시작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수국이 피는 이곳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사계절 다른 꽃들로 채워진다. 봄에는 매화가, 그다음은 수국이, 가을엔 핑크 뮬리가, 겨울엔 동백이 화려하게 피어나 이곳을 가득 채운다. 4가지의 꽃이 사계절을 가득 채워 휴애리는 쉴 틈 없이 아름답다. 그뿐 아니라 동물 먹이주기 체험과 아기 흑돼지와 교감 체험, 감귤 체험 등 여러 체험이 이곳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매시간마다 흑돼지들과 거위들의 공연이 이곳을 채운다.


휴애리 수국축제
휴애리 수국 축제는 9월까지 열리는데 지금이 가장 적기다. 5월 말부터 시작해서 활짝 피는 수국들은 6월에 절정을 이룬다. 또 이곳 휴애리는 월마다 다른 수국들을 보여줌으로써 볼거리를 더하는데 3월부터 5월까지는 봄 수국이, 6월부터 7월은 우리가 잘 아는 여름 수국이 7월부터 8월은 유럽 수국이 핌으로써 봄부터 초가을까지 수국들을 즐길 수 있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입장시간
매일 09:00-18:00 연중무휴
하절기(4월~9월) 입장마감 17:30
동절기(10월~3월) 입장마감 16:30
입장료
성인 13,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10,000원
휴애리수국축제
2021.04.01(목)~2021.09.12(일)



알록달록, 가지각색의 수국
팝콘같이 생긴 수국들은 제주에 정착하기 시작하며 처음 만난 꽃이라 그런지 더 정감이 간다. 토양의 ph 농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은 변덕스러운 모습이지만 그 변덕 또한 좋다. 알칼리성의 물과 흙에서 자라는 분홍 수국은 진실 된 사랑을, 중성 토양에서 자라는 보라색 수국은 진심을, 산성의 토양에서 자라는 파란 수국은 냉정함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이 변덕스러운 꽃말조차 좋다. 가지각색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수국. 꽃말도, 색깔도 모두 다르지만 같이 있으면 누구보다 조화로운 이 꽃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토양의 ph에 따라 달라지는 수국들
수국이 내게 주는 의미
작년 6월 제주에 처음 입도했을 때 무더운 날씨에 반강제로 이끌려 수국을 보러 갔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늘 힘들어했다. 지금은 그 기억들이 가물가물해져 흐릿하게 남아 이제는 이유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 수국에게 받았던 위로는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사람의 관계에 지친 사람들은 자연의 작은 흔들림에, 동물들의 작은 행동에 큰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나도 그랬다. 그저 수국은 자신의 자리에서 흔들린 것인데 그게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알록달록 예쁘게 빛나는 수국들과 그 수국들 사이사이 빼꼼 숨어있는 꿀벌들, 그리고 뜨겁다고 생각했던 태양빛은 따뜻하게 나를 위로했다. 그때의 감정이 남아서인지 수국을 만났을 때 가슴 깊숙한 곳에서 여전히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수국
수국은 물 수(水) 국화 국(菊) 물국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물을 좋아하는 꽃이다. 여러 개의 작은 꽃송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커다란 야구공 모양으로 뭉쳐서 피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수국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암술과 수술이 따로 없는 무성화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작은 꽃송이들은 사실 꽃잎이 아니라 꽃잎처럼 변한 꽃받침이다. 또 이 수국들은 녹색을 띤 흰색으로 피었다 청색으로 변한 뒤 나중에 붉은 기운이 도는 자색으로 바뀌는 특성이 있는데 토양의 ph 농도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강한 산성일 땐 청색을 띠게 되고, 알칼리성 토양에는 붉은색을 띠는 생리적 특성을 갖는다. 그래서 토양의 첨가제에 따라 수국의 색을 원하는 색으로 바꿀 수 있다.


화산송이로 채워진 휴애리
휴애리를 거닐며
수국에 위로를 받았던 휴애리. 이곳은 수국으로 덮여 알록달록 아름다운 옷을 입었다. 그렇다고 휴애리의 볼거리가 수국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화산송이로 이루어진 흙길을 걸으며 나무 터널, 귤 밭, 그리고 여러 소품들로 꾸며진 사진 스팟들은 수국이라는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조연으로 자리 잡았다. 휴애리는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았고, 넓은 공원을 지루하지 않게 곳곳의 재밌는 요소들을 만들었다.



곳곳에 피어있는 귤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들도 이곳에 즐비했다. 곤층들의 표본을 볼 수 있는 곳을 시작으로 흑돼지, 토끼, 조랑말들의 먹이를 주는 체험이 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흑돼지를 만나고, 토끼와 조랑말, 그리고 염소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애타게 먹이를 원하는 농장 동물들
그뿐 아니라 매 정시마다 흑돼지와 거위들의 공연이 진행되는데 아이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기도 했다. 미끄럼틀을 타고 흑돼지들이 내려와 수영을 하고 먹이를 먹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큰 추억으로 자리 잡을만했다. 또 거위들의 비행쇼도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가족 여행을 하기에 충분히 매력 있는 여행지였고, 사계절 다른 꽃들이 이곳을 채우는 것으로도 휴애리는 충분히 매력 있는 여행지였다. 특히 수국이 만개한 지금은 제주도에 빠져선 안될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