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德)’이라는 개념은 중국 주(周)나라에서 등장한다. 중국 상(商) 왕조는 왕들조차 신의 반열에 올렸지만, 주(周) 문왕은 상제의 위엄과 숭고함이 인간 세계를 주재한다고 설파했다. 주공은 인간 사냥꾼이었던 부족의 과거를 지우고자 “덕(德)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주공의 덕이란 “윗사람에게 공손하고 효성을 다하며, 올바르게 중용을 지키며 공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관대하면서 온화하되 정직함을 지키는 것과 같은 사람들과 살고 있는 인간 세상의 객관적인 도덕률”을 말한다. 상나라의 ‘인간식육’ 시대를 벗어나 주나라에서 덕치(德治)가 서서히 실현되기 시작한다.
당시의 인간들은 아주 강한 의지로 신(神)으로부터 독립해 인간의 길을 가려고 했다. 사람들이 덕이라는 특성을 갖게 되면서 인간은 ‘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인간이 신의 역할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됐으며 이와 동시에 인간은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신에게만 맡겨놓을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신으로부터 책임을 나눌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존엄성을 키우면서 자존심이 강한 존재로 성장해간다. 이제는 인간이 신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각을 통해서 자신의 움직임을 결정하고 거기에 스스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의 전반적인 진행은 바로 덕을 근거로 해 이뤄진다. 결국 인간이 인간의 수준에서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 행위를 하는 근거도 바로 덕이다. 덕(德)은 신비하고 신통한 것이 아니라 신(神)과 동등한 힘이다. 그런데 신과 동등한 힘은 가장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자연처럼 사는 것이다.
맹자가 양나라 혜왕을 만났을 때, 왕이 맹자에게 묻는다.
그대여 어찌하면 ‘이익(利)’을 구할 수 있겠는가.
맹자가 대답한다.
왕이시여, 어찌하여 하필이면 ‘이익(利)’을 말하십니까.
이는 사서(四書)의 하나인 ‘맹자(孟子)’ 첫 페이지 첫 구절에 나오는 내용이다.
맹자는 나라 다스리는 근본 이치를 이(利)에서 찾는 왕을 설득한다.
나라 다스리는 중심이 이(利)가 아니고 덕(德)에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맹자의 철학이다.
덕(德)은 가장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살며 인위적으로 무엇을 첨가하지 않는 삶이다.
나 중심적인 생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런 삶은 덕을 얻는 세상살이 이다.
덕이란 상대로 인해 얻는 ‘힘’이 이다.
덕분에 잘 살고 있다고 할 때 덕분은 미덕이 아니고 당신(자연)이 주는 힘이다.
‘덕(德)’이란 그 도(道)가 구체적인 인간이나 사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될 때 얻어지는 ‘힘’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덕분에 잘 지냅니다.’란 말은 ‘당신(자연)이 주는 힘으로 편안하게 잘 지냅니다.’는 뜻인 셈이다.
출처 : 상나라 정벌<글항아리>, 최진석의 동양학. 오강남 비교종교학자 글 참조
첫댓글 🙏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더욱 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