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호쿠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그 전동차"
1. 도호쿠 지역 로컬선의 표준.
민영화 이후에도 도호쿠 지역, 센다이 이북 지역이나 오우본선, 우에츠본선에는 여전히 ED75 전기기관차와 50계 객차가 보통열차를 담당하고 있었다. 50계 객차야 70년대 말에 도입된거라 수명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달리 대체할 수단이 없어서 그대로 운용되었지만 냉방장치가 없어 거주성에 문제가 있었고 종착역에서 기관차를 옮겨 붙여야 하는 입환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게다가 455계나 583계를 개조한 715계 등이 운용되는 센다이 지구도 이들 차량이 2도어의 급행형 출신인지라 승하차시 혼잡도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1992년부터 최신 기술을 적용한 신형 701계 전동차를 개발하여 도호쿠지역 전역의 보통열차로 투입하게 되었다.
2. 로컬선 운행에 최적화된 차량
701계는 먼저 제작이 시작된 209계를 기초로 한랭지이며 운행간격이 뜸한 도호쿠지역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설계로 제작되었다. 차체는 209계와 동일한 스테인리스 차체로 하여 측면 3도어 구조로 되어있으며 209계와 동일한 구조의 대차를 사용하되 승강장 높이가 낮은것을 고려하여 대차 프레임의 무게중심을 낮춘 구조로 개선했다. 기본적으로 2량편성으로서 모든 전원장치가 탑재된 동력차와 반대방향의 부수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관통형 선두부를 택했기 때문에 수요에따라 얼마든지 증결이 가능하게 했다. 추진제어장치는 초기형 VVVF답게 파워트랜지스터(PTr)를 사용한 VVVF제어 인버터를 1C2M제어로 하여 한개 인버터 고장시에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교류차량임을 감안해 출력을 더 높인 125kW급의 견인전동기를 채용했다. 보조전원장치는 특이하게도 전동발전기(MG)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운행간격이 뜸하기 때문에 회생제동이 잘 들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해 회생제동 대신 저항기를 통해 열로 태우는 발전제동만을 사용하며 이를 위해 차량 지붕에 커다란 저항기 블럭을 설치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도호쿠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내한내설 구조를 최대한 적용했다.
- 701계의 제어대. 아직 209계 만큼의 제어능력은 없고 211계와 유사하게 제작했다.
- 지붕을 잘 보면 박스가 두개로 되어있다. 앞에 있는것이 바로 발전제동용 저항기로 발전제동으로 나온 전력을 여기서 열로 방출한다. 뒤에 있는것은 에어컨.
- 역시 701계도 이런 환경에서도 문제 없이 운행이 가능했다.
3. 통근 중심의 실내구성. 청춘18 티켓 여행자들을 울리는 롱시트의 물결
701계는 기본적으로 2량편성으로 운행되나 편성에 따라 3량편성도 있으며 수송밀도가 높은 센다이 지역의 경우에는 4량편성까지도 운행된다. 2량 편성 차량의 경우 원맨대응이 되어있으며 편성당 1개소의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출입문은 반자동 기능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으며 추운 지역을 운행하는 특성을 반영해 난방장치 만큼은 충실하게 갖췄다. 실내 구성은 단거리 이용객을 고려해 대부분의 차량이 롱시트로 되어있다. 도호쿠 본선은 센다이 지구를 제외한 모든 연선의 보통열차가 701계이므로(센다이도 701계 숫자가 꽤 많아 걸릴 확률이 높다) 쿠로이소부터 아오모리까지 보통열차로 올라간다면 계속 701계만 이용하게 되는것이 되며 장거리 여행자에겐 극악인 701계만 12시간 가까이 이용하게 되는 셈이 된다. 그래서 청춘18 티켓이나 홋카이도-도호쿠 패스와 같은 장거리 배낭여행자들 뿐만 아니라 1시간 이상의 장거리 승객의 불만이 꽤 높았다. 게다가 415계 전동차 등에 갖춘 출입문 옆 방풍유리나 출입문 에어커튼 같은게 없기 때문에 실내의 보온능력은 다소 떨어졌고 강력한 난방에 비해 라인플로우 팬도 갖추지 않는 등 냉방장치 능력은 떨어졌다. 이렇게 이용객들의 혹평을 받은 JR동일본은 단계적으로 개선정책을 펼쳐 세미크로스시트 개조, 냉방장치 개량, 화장실 면적 확대 등 여러가지 부분을 개선하기도 했다.
- 오우본선이나 센다이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실내인데...
- 모리오카나 아키타를 가도 똑같다면? 이때 쯤 되면 당신은 아마 특급열차나 신간선 환승 시각표를 알아보고 있을 것이다. 완행열차로 여행하던 모 님의 증언 "꿈속에서도 701계가 보일 정도" 는 명언이 되었다..
- 연결부는 부산 1호선에서 볼 수 있는 양미닫이 도어로 되어있다. 화장실 설비는 기본.
- 후기형이나 일부 차량은 이렇게 운전실 뒷쪽에 화장실을 갖추기도 했다.
4. 쿠로이소에서 아오모리까지. 도호쿠 전 지역의 701계화.
701계는 1993년 아키타와 모리오카를 시작으로 하여 아오모리, 야마가타, 센다이 등 전 지역의 보통열차로 투입되어 센다이 지역 일부를 제외한 모든 보통열차가 1996년까지 701계로 통합되었다. 가장먼저 1993년부터 아키타에 0번대가 총 87량이 도입되었다. 2량편성 24개편성과 3량편성 13개편성이 도입되어 한순간에 오우본선과 우에츠본선 아키타지역의 보통열차가 701계로 통합되었다. 94년에는 0번대를 많이 개선한 100번대가 등장했다. 보조전원장치를 SIV로 교체하고 축전지는 납축전지에서 알칼리 전지로 교체했다 100번대는 총 13량이 제작되어 아키타 지역에서 운용하다가 야마가타 신간선 신죠 연장으로 인해 잉여가 되어 잠시 센다이 지역으로 전출 운용되다가 E721계가 밀려들어오면서 다시 아키타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어서 1994년부터 노후화된 715계를 교체하기 위해 센다이, 모리오카 지역에서 운용할 1000번대가 제작되었다. 2량편성과 4량편성으로 총 92량이 제작되어 도호쿠본선, 센잔선, 조반선과 센다이공항억세스선에서 운용되고 있다. 도호쿠대지진 이후 2량 3개편성이 카츠타차량센터로 이적해 조반선 하라노마치-소마의 단절된 일부 구간 열차로도 운용되고 있다. 2001년에는 추진제어장치에 IGBT인버터를 사용하고 회생제동 능력을 부여한 1500번대가 36량이 제작되어 센다이지구에 남아있던 715계 1000번대를 모두 교체했다. 2002년에는 도호쿠신간선 하치노헤 연장으로 도호쿠본선 모리오카 이북 구간이 IGR이와테은하철도와 아오이모리철도로 이관됨에 따라 701계 일부가 이들로 양도되었다. IGR이와테은하철도는 IGR7000계, 아오이모리철도는 아오이모리701계로 명명했으며 IGR이와테은하철도에 14량, 아오이모리철도에 18량이 양도되었다.
- 아키타, 아오모리 지역 도색의 701계. 3량 편성은 1인승무 기능이 없이 2인승무로 운용된다.
- 후쿠시마, 센다이 지역의 701계는 녹색 도색으로 되어있다. 역시 흔하게 볼 수 있는 701계.
- 모리오카 - 이치노세키 구간 모리오카 도색의 701계는 이렇다.
- 모리오카 - 하치노헤 간의 이와테 은하철도 소속의 IGR7000계. 4개편성은 0번대를 양도받았으며 3개편성은 100번대를 이관 이전에 이와테현 쪽에서 비용을 대어 제작한것을 받아 쓰고 있다.
- 아오이모리 철도 소속의 아오이모리701계. 초기 도색은 그냥 파랗게만 칠해놓은 도색이었다. 8개 편성을 0번대에서 양도받고 1개 편성은 마찬가지로 사전에 비용을 대서 제작한것이다.
- 도호쿠신간선 아오모리 연장에 맞춰 개선한 도색. 하늘색에 귀여운 마스코트를 추가했다.
5. 아키타/야마가타신간선 표준궤용 5000번대와 5500번대.
한편 야마가타신간선이나 아키타신간선 구간도 기존선이기 때문에 보통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표준궤로 되어있는 이들 구간의 운행을 위해 마찬가지로 표준궤 대차를 사용한 701계가 투입되고 있다. 1996년 타자와코선의 아키타신간선 전환으로 701계 5000번대가 투입되었다. 대차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양은 1000번대에 준하며 선두부의 미등 위치가 바뀌었고 집전장치가 싱글암 팬터그래프로 개량되었다. 실내는 승차율과 역간거리가 매우 긴 점을 고려해 한쪽에 롱시트 다른 한쪽에 크로스시트를 배치한 세미크로스시트가 이 계열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5000번대는 10개편성 총 20량이 도입되어 오오마가리-모리오카간의 보통열차에 투입되고 있으며 전차로 고! 시리즈에도 아키타신간선 E3계를 보조하는 역할로 자주 등장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1999년에는 야마가타신간선의 신죠 연장으로 5500번대가 추가로 도입되었다. 전체적인 사양은 1500번대에 준하기 때문에 회생제동을 사용하며 팬터그래프는 싱글암으로 되어있다. 요네자와-후쿠시마 구간의 이타야 고개를 넘기 위해 살사장치를 갖추고 선두대차의 강화형 스노우 플로우 장착 등 여러가지 개량점이 추가되었다. 701계 5500번대는 총 18량이 도입되어 야마가타-신죠 구간에서만 운용되고 있다.
- 전차로 고! 시리즈를 해보신 분이라면 아실만한 701계 5000번대. 미등이 행선표시기 아랫쪽으로 옮겨졌다.
- 701계 5000번대의 실내. 진작에 다른 지역의 701계도 이렇게 좀 해주지...
- 신죠역에 정차중인 701계 5500번대. 실내는 롱시트로 되어있다.
6. 장기간 운용을 고려한 리뉴얼 진행중
701계는 93년부터 도입되어 도호쿠 지역의 서비스 개선에 일조했다. 이미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슬슬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E217계와 더불어 장기간의 운용을 고려해 여러가지 리뉴얼이 진행중이다. 추진제어인버터를 E721계와 동일하게 교체하고 회생제동을 사용함에 따라 지붕의 저항기를 철거하는 차량이 늘어났고 원맨기기의 교체(LCD모니터 운임표시기 등)나 자동안내방송장치 개량, 화장실 설비 확대가 진행중이며 일부 차량은 세미크로스시트 장착등의 개조도 진행되고 있다.
- 인버터 개조를 받은 701계. 지붕의 저항기를 철거한 흔적이 보인다.
- 이렇게 LCD식 운임표시기등으로 개조한 차량들이 늘어나고 있는것으로 보아 701계는 당분간 더 볼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 글 : 송승학(부운영자, 787-ARIAKE)
- 사진 : 본인, 김성수, CASSIOPEIA님, 201系님, 일철연공동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