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박 3일 다녀왔는데도
이렇게 할 말이 많으니
한 달쯤 유럽 다녀오면
1년내내 여행기를
쓰게 되지 않을까 하면서
다섯번째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좀은 느긋하고 느슨하고,
대충인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주 여행 둘째 날,
안젤라 언니의 제안대로
서귀포 일대를 둘러보기로 하고선
아침까지 챙겨먹고 느즈막하니
숙소를 나섰습니다.
날씨 부조덕에 둘째날은
따뜻한 남쪽,
제주를 실감할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천제연폭포...주상절리대...쉬리의언덕...서귀포잠수함...
정방폭포...쇠소깍...천지연폭포
이 많은 곳 중에 오늘은 서귀포 폭포 삼총사에 대해
추억해 보겠습니다.
맨먼저 찾은 곳은
중문 한국 콘도에서 5분 거리의
천제연 폭포.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넘쳐 폭포가 된다죠.
여기가 제1 폭포, 폭포 예정지라고 해야 맞겠지만요.
마치 얇은 거울 한장을 깔아놓은 것 같지 않습니까?
제2폭포,
역시 폭포라는 시늉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강수량이 적은 겨울이라 그렇겠죠.
제 3폭포,
요기는 안갔습니다.
부모님의 컨디션도 생각해야 했고,
제주 4.3 항쟁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만난
제주 사람이 고생에 비해
볼 품이 없다고 한 바람에...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긴 합니다.
그리고, 천제연 폭포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칠선녀의 선임교 입니다.
다리 아래 마실 가시는 선녀님들 보이시죠 ^^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합니다.
한라산과 바다를 한번에 볼수 있는 것은
도두봉과 비슷하네요.
그리고 곳곳에서 만나지는
나무와 꽃과 돌과
그리고 바람...
수도 없는 발길에도
묵묵히 자리잡고 있는 건 자연이었습니다.
두번째는 정방폭포.
한국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랍니다.
강물은 대체로 고요하게 흘러서
바다에 스리슬쩍 합쳐지는데 말이죠,
이 폭포는 요란합니다.
물 많은 여름이면
그 모습이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천지연폭포,
유일하게 야간 개장이 되는 곳이라
저녁 먹기 전, 잠시 들렀습니다.
서귀포에서 일정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계획을 잡으시면 좋겠지요.
낮동안 따뜻했던 날씨가
밤이 되니 제법 쌀쌀해지더군요.
나무가 좀 자랐고,
주변 조경이 좀 바뀌었을까?
20년전과 별로 달라진 건 없어 보입니다.
유일하게 기억이 나는 곳.
한여름 밤이라면
벤치에 앉아 두어시간 쉬어가면
딱 좋을 곳이었습니다.
불빛도 좋고,
폭포 소리도 좋고,
아마 풀벌레 소리도 나겠죠.
보통 삼폭포 중 한 곳만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삼폭포를 다 보았으니
다음 번 제주에 오게 된다면
아마 폭포는 빠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더라도
물 많을때 천제연 제 1폭포와
야간의 천지연 폭포는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그러고보니
물 많을때 정방폭포도
한번 더 보긴 해야겠네요.
그렇다면, 1박 2일로 유명해진 엉또폭포도
봐지겠는데요.
단언컨대, 몇 번을 다시 봐도
볼때마다
새로울 것 같긴 합니다.
왜냐,
제주의 폭포니까요.
참, 부모님과 함께 가시는 분들은
신분증 꼭 지참하고 가세요.
무료입장입니다.
65세이상 무료입장 되는 곳이 꽤 많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