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함에 듀크싣고 펜션단지 사무실에서 맛난 커피한잔하고 듀크 운동시킬 겸 어섬 뒷편 물가로 갔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왠 승합차 한대가 덩그러니 있고 물 위에 뭔가 떠 있다.
미친넘 이 추운데 물에서 뭔 짓을 하는거야 하는 심정으로 혹 듀크가 방해할까 좀 돌아서 가는데 "사람 살려"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서보니 남자가 얼굴을 들고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물가에서 3-40m 정도거리.
잠시 기다리라 이야기하고 119에 신고했다.
번지를 알려달란다. 뜨벌 벌판에 번지수가 어디있나. 가까운 팬션 이름 알려주고 빨리오라했다.
내 마음은 급한데 주변 상황을 묻는다. 주섬주섬 대답하는데 내 속에서 거친 쌍소라가 튀어 나오려한다.
침착하자. 서둘지 말자.
잠시 살펴보니 물에 떠 있는 것이 패러글라이더 하네스로 보이고 붉은색 케노피도 보인다.
힘겹게 살려달라는 소리를 반복하고 있다. 내가 부르는 소리에는 답을 안하고 ㅠㅠ
하네스 착용하고 물에 빠지면 하네스가 떠올라 사람이 업드린 상태가 된다. 딱 그 상황이다.
눈으로는 3-40m였는데 그저 얼굴이라는 것만 알 수 있는 정도이니 100m 이상은 되었던 듯 싶다.
119에서 전화가 왔다. 주변에 혹시 배가 있느냐고...
나 혼자분이니 누군가가 와주면 어떤 방법이든 해보겠다는 생각에 빨리오라고 하니 구조대가 출발은 했는데 보트는 상당히 시간이 걸린단다.
배가 있다. 3대나 있다. 2대는 땅위에 있고 한대는 걸쳐져 있다.
엔진이 달린 배이지만 막대기로 저어서 가보려 밀었지만 꿈쩍을 안한다.
어떻게 하지?
아저씨 잠시만 기다리세요. 곧 구조할거라고 소릴질렀다. 통상 그래야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고 배웠다.
살려달라 외칠 때만 얼굴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점차 고개들 힘도 빠진듯 싶다.
아저씨 하네스를 푸세요! 소리질렀다.. 뜨벌 그것만 풀면 살 수 있는데.
다리벨트를 풀면 몸을 돌릴 수 있는데.. 허리만 풀어도 하네스를 벗을 수 있는데...
살려줄태니 벨트를 풀라고 외쳐도 그냥 살려 달라는 말뿐이다.
클럽에 가서 구명조끼를 가져올까. 그 사이에 ...
왜 이리 명쾌한 답이 안나올까
마음이 더 급해진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일단 물에 들어가 볼까. 아니야 그건 최선이 아니야. 그래도? 반복되는 갈등에 순간 그냥 겉옷을 벗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후일 내 가슴이 아플 것같다.
오래 전에 동호인을 떠나보내며 한 동안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난다.
펜션 손님인지 멀찍이 한 남자가 보인다.
오라고 불렀다. 그 분과 배를 밀었다. 통나무 줏어다 지렛대로 밀어도 봤다.
두 사람의 힘으로도 안된다.
아저씨 불러봤다. 대답이 없다, 살려달라는 서리도 없다. 얼굴도 안보인다.
구조대가 오나 싶어 적재함에 올라서서 보니 펜션에 주차한 차 두대가 온다.
119에서 연락받고 왔단다. 배 주인에게 연락하고..
드디어 119가 왔다. 수상구조장비라고는 구명튜브분이다.
보트를 찾으니 향남에서 와야한단다. ㅠㅠ
헬기를 요청한다고 한다.
갑자기 머리가 띵해진다. 맞아 핼기를 불렀어야했다. 진직 전화했을 때 헬기가 필요하다고 했으면 벌써 구조되었을텐데.
빙신이다,
배주인이 오고 대여섯명이 배를 밀어냈더니 헬기가 도착했다.
멀리 보이는 모습은 그저 하네스만 덩그러니 보인다.
배가 달려가고 카메라 꺼내서보니 밸트 끊어내고 사람을 싣는데 보인다. 심폐소생술하는 모습도 보인다.
예지에 산다는 말을 좋아하면서 에지에 살려고 했으면서 예지는 커녕 아둔하고 바보스런 대처로 ...
구급참대에 실린 얼굴 빛에 핏기가 없다.
눈물이 난다. 그냥....
항공구조대가 헬기로 이송하겠다고 한다. 육상으로 가장 가까운 병원도착보다 더 빠르게 아주대 병원에 도착한단다.
저녁 무렵 형사가 찾아왔다.
상태를 물으니 호흡도 하고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연락받았단다. 그리고 내게는 진술서를 받아갔다
나는 헛 살았다.
가슴 아프다. 누군지 모르지만 ....
첫댓글 살았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정말 저 분이 한 생명 살렸네요
애석하게도 운명하셨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누가 혼자 비행을 한 모양이군요.
패러 경력 1년 되신 분인데....동풍에 지상연습을 하다가 바람에 실려 올랐다가 바다로 떨어졌다고 애기하는 분들도 있고요...어째든 경력이 별로 없는 분이 혼자 연습하다가 사고를 당하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