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콘서트에 초대 되었다. 발렌타인 데이 축제에 내가 끼다니, 기분 짱! 이었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김철호 테너가 출연한다고 해서 기분 짱! 짱! 이었다.
2월14일(화) 저녁 8시, 발렌타인 콘서트는 성남 아트센터 콘서트 홀에서 열렸다.
성남 아트 센터를 찾아가는 길은 우리 집에서 쉬웠다. 전철 이매역 1번 출구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였다.
성남 아트센터는 산비탈에 세워져 드높게 도시에 군림하고 있었다. 한길에서 조금 휘어진
길에 오페라 하우스가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 주차장에서 에스커레이터로 콘서트 홀로
연결이 되는 엄청난 규모였다. 성남 아트 센터는 미궁 같기도 하고 피라미드 같기도 했다.
성남아트센터는 내가 생각하던 조촐한 지방 공연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성남아트센터는
서울 예술의 전당만큼이나 크고 웅장했다. 왜 나는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서울 이외의 지역은 예술도 지방예술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이곳은 내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말았다.
콘서트 홀에 들어서자 또 한번 놀랐다. 바닥에 마루가 깔려있었다. 대개 콘서트 홀의 바닥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카펫을 까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바닥에 카펫을 까는 것은
오케스트러가 피아니씨모로 연주 할 때 누구인가 알사탕을 흘리더라도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반질 반질 한 나무로 된 마루는 아무리 뒤꿈치 들고 걸어도 소리가 나기
마련인 것이다. 이건 내 생각이고 아트센터를 설계 한 사람이 그런 것쯤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믿음이 있었다.
공연장은 이층으로 되어 있었고 빨간 시트 카바를 하여 호화롭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1부 순서의 첫번째로 조대명이 지휘하는 밀레니엄 오케스트러의 경쾌한 모찰트 의
’휘가로의 결혼’ 서곡이 연주되었다. 밀레니엄 오케스트러는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출연한 유명 오키스트라 라고 playbill에 소개 되어 있었다.
흰 쟈켓에 검은 바지, 흰 넥타이를 한 사회자 장광혁이 등장하였다.
”저 분 아버지가 ‘장소팔’이예요.”
“장소팔? ‘고춘자와 장소팔’의 그 만담가?”
아들이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어 ‘한국만담보존회’를 이끌고 한국 만담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공혜경님이 소근 소근 이얘기 해 주었다. 장광혁은 점잖게 사회를 보다가 가끔 만담을 하여 청중들을 한바탕 웃겼다.
소프라노 최선주가 온통 빨간 드레스를 입고 ‘줄리엣의 왈츠’를 불렀고 이어서
테너 김철호가 등장했다. 테너 김철호는 ‘내순 도르마’를 청청하게 불렀다
이제 ‘내순 도르마’는 김철호의 노래처럼 되었다. 그의 노래는 안정감이 있고
중후했다. 턱시도가 잘 어울리는 이 테너는 무대 매너가 핸썸 했다.
그는 또 소프라노 김선주와 함께 듀엣으로 ‘Time to say goodbye’를 불렀다.
그들은 안드레 보체릴와 사라 브라이튼처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다.
김정음의 섹스폰과 켄디의 트럼펫으로 ‘영원한 사랑’을, 다시 김정음의 섹스폰 쏠로로
‘대니보이’가 연주되었다.
2부 번 순서로 개량한복을 입은 도인 같은 김태곤이 등장하였다. 그는 태금, 피리,
꽹과리를 사용하며 그의 노래 송학사와 망부석을 불렀다. 김태곤은 대학교수가 되어
대중에게 건전 가요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소프라노 정수경의 ‘넬라 판타지아’, 바리톤 곽상훈의 ‘투우사의 노래’, 팝페라(팝 오페라?)
바리톤 이경오의 ‘야화’ 그리고 이경오와 곽상훈의 듀엣 ‘What a wonderful world’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밀레님엄 오키스트러의 연주, 로씨니의 윌리암 텔 서곡으로 이날 프로그램을
마쳤다. 사회자가 박수를 많이 치면 ‘앙콜이 나올지 모른다’고 하자 장내가 떠나갈듯한
박수가 터졌고, 그에 부응하여 출연진 전원이 무대로 나와 오페라 춘희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를 불렀다.
출연진과 객석이 혼연일체가 되는 좋은 공연이었다. 분위기가 발렌타인 데이와 어울리는
캐주얼 한 열린 음악회였다.
발렌타인 콘서트의 초청자는 테너 김철호였다. 함께 한 친구들은 공혜경 시
낭송가와 그의 어머니, 동생 가족, 문학공감의 물방울님과 박선혜 그리고 나 모두
아홉 명이었다. 나중에 티켓을 살펴보니 입장료가 무려 100,000원이었다.
다시 한번 성남아트센터가 비싼 공연장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발렌타인 데이 콘서트에 초청 해 준 테너 김철호 교수님의 희사에 감사한 마음이다.
오래 기억 될 발렌타인 데이 콘서트였다.
첫댓글 그래도 Nessun Dorma 는 Pavarotti 것이 다른사람들과 비교못해. 즉 Tosca의 arie E Lucevan Le Stelle 는 Domingo가 부르는게 제일이듯, 모두 듣는 귀가 다르나 내생각에는 ..여기는 언제부터 Valentin 날이 유행인지는 모르나 꽃집들이 신나는날이야.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렛을 주는 날로 정착된 게 아녔어? 발렌타인이 언제 우리나라에 정착됐는지?
수자가 참 좋았겠다,테너가수와 오붓이 사진을 찍었으니...
발렌타인 데이에 쵸코렛 한 조각 얻어 먹지 못한 남정네들..글 읽으며 속깨나 쓰릴 텐데..(백구옹 버젼) 안 되것찌...
옛날에 음악 노래 공부 안 한 죄값이 이렇게 클 줄이야...난 정말 몰랐었네..
지금부터 공부 열심히 하면..테너 가수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