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급 분교장이었던 묘량초등학교에 가 본 적이 있었다.
소위 장학지도라는 것이었는데 나이 드신 남선생 세 분이 계셨다.
40 초반의 난 학교 분위기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른 셋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지 않아 보였다.
아마 게으른 난 3학급에 하루 종일 장학지도를 하지 못하고 점심을 먹고 나와
불갑사나 고창읍성을 갔을 것이다.
나중에 그 중의 한분이 교육장과 사돈 관계여서 나에 대한 평가를
전한 것처럼 느꼈는데, 작은 학교를 일찍 떠나 준 것이 점수를 받은 것 같았다.
그 교육장은 아침 아이들 등교 때부터 하교 직원 퇴근할 때까지 학교에서 같이
생활해야 학교를 잘 알(지도)수 있다고 요구하신 분이었는데, 나의 근무 태만에 대해서는
말을 않으셨다.
폐교가 되어 풀이 가득한 운동장에 페인트 검은 얼룩의 묘량초등학교를 지나
저수지 위로 계속 올라간다.
삼학리 회관 앞에 팔을 넓게 벌린 느티나무 보호수를 본다.
장암산체험숲을 찾아가는 길은 금방 아스팔트를 벗어나 산 속 시멘트 임도다.
길은 완만하게 서편으로 돌고돌아가는데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정표가 몇 보이는데 난 정상 쪽으로 운전한다.
오른쪽으로 산록을 따라가니 길이 끊어진다.
차를 두고 내리니 금방 패러 활공장이다.
얼른 방향을 가늠할 수 없게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정자 앞에 추모비도 서 있다.
큰 도로가 지나는데 삼서에서 월야로 오는 도로는 아니다.
서해안 고속도로일까?
푸르른 작은 산줄기와 그 사이 붉은 황토밭아래로 모내기한 들판과
작은 마을들이 보인다.
텐트치고 자기 좋은 곳이다.
무슨 체험장에 골프장인가가 이어지는데 돌아와 건너편의 정자가 있는 봉우리로 오른다.
사람 다닌 흔적이 적은 오르막을 5분여 올랐을까 장암정이 있는 정상이다.
2층 정자를 두고 정상에 가니 너른 사랑바위가 부드럽게 펼쳐저 있다.
앞쪽 능선으로 월암리와 태청산이 이어진다.
저 너른 벌판은 대마에서 고창의 공음 대산으로 이어지는 벌판인가보다.
정자로 올라가 점심을 편다.
감자 두알에 사과 두쪽이 남아 있고 막걸리가 있다.
노랑 음료수도 입가심이다.
다리를 펴고 느리게 점심을 먹다가 팔꿈치 치료하고 바보ㅗ 마중 나가려면 바쁘겠다는 생각이 들어
후딱 일어난다.
내려오며 신천리삼층석탑을 찾으려 했는데 방향이 영광읍 쪽이다.
송정리에 와 병원을 두번째 들러 비행기에서 쪽잠을 자 늘어난 오른쪽 인대를
찍으니 근육은 이상없고 진통제를 처방해 준다.
마음 바쁘게 약국에 들러 송정역 앞에 가니 아직 바보는 도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