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알게된 김연중 수의사님의 어제 sbs고양이기생충보도 관련 반박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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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보도는 정말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고양이에 대해 혼돈, 오해, 반감, 그리고 공중파 뉴스에 대한 불신 등 여러 감정을 일으킨 듯 합니다. 저도 어제 트위터에서 소식을 듣고 뉴스를 찾아 보았습니다. 집사님들께서 항의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기 위해 아셔야 할 내용을 간략히 적어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뉴스의 가장 잘못된 점은 사실의 단순한(혹은 의도적인) 나열과 그릇된 단어 사용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고양이로부터의 사람 톡소플라즈마 감염은 분명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유산과 기형을 일으킬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어제 뉴스에서 이야기한 25%는 항체양성률을 의미하는 겁니다. 또한 여기서 한가지 분명히 명심해야 할 점은 톡소플라즈마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만연하는 질병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전세계 항체양성률은 이미 33%를 훌쩍 넘고, 일부 유럽 선진국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이 살아가는 와중에 본인도 모르게 감염되어 무증상으로 경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톡소플라즈마의 본질이며 이를 25%를 인용할 때 함께 설명해 줬어야 불필요한 공포와 반감 형성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자, 25%를 생각해보면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과연 대한민국 국민의 25%가 고양이를 살아가면서 접촉을 해 왔을까요? 아닙니다. 고양이는 길냥이라도 매우 청결한 동물이며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분명히 있어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 가능성이 매우 낮아 집니다.
1.감염된 고양이는 처음 몇일~몇주간만 충란을 배출합니다.
2.면역억제제를 투여받거나, 백혈병, 에이즈에 감염된 고양이에서조차 처음 이후 반복된 충란의 배출은 거의 일어나지않습니다.
3.고양이는 그루밍이 삶이죠.(길냥이는 그루밍을 더하면 했지 당연히 합니다.) 따라서 배출된 충란이 사람에 대한 감염력을 가지기 전에 털로부터 제거 됩니다. 한 논문에 의하면 감염 이후 수백만개의 충란을 배출한 고양이 털에서 7일이후에는 충란을 전혀 검출할 수 없었지요.
위 3가지 이유는 정확히 수의내과학 텍스트를 기반으로 제가 한글로 번역한 겁니다. 다른 이유도 많지요.
위 25% 보도와 위 사실만 종합해 봐도 대부분 사람의 감염은 고양이가 아닌 덜익힌 육류섭취로부터 일어남을 상식적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항체양성자체가 질병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방접종을 항체 형성을 위해 하는 걸 생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고양이기생충"이라는 단어의 사용입니다. 세상에 이런 의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단어를 뉴스에서 사용하다니요. 톡소플라즈마는 고양이를 종숙주로 하는 기생충이면서 동시에 소 돼지 양 쥐 염소 등등 다양한 포유동물을 중간숙주로 하는 기생충입니다. 사람으로의 감염이 덜익히 육류섭취로 인해 일어남을 생각해 보면, 그리고 뉴스의 논리대로라면 소기생충, 염소기생충, 돼지기생충 등등의 용어도 사용해도 무방한 꼴이 됩니다.
방송사를 위해 조언을 하자면 부적절한 단어사용을 이유로 정정보도를 한다면 그나마 체면을 차릴 수 있을 겁니다. 의학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단어로 과도한 공포와 반감을 형성했으니까요. 뉴스 중간에 "고양이를 종숙주로 하는 기생충"이라는 언급이 나왔는데 그게 의학적으로 옳은 표현이며 사회적으로도 용인되었을 겁니다. 이점을 감수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네요.
집사님들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주변에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방송국도 뉴스의 본질이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사실의 우선순위에 경중을 두고 올바른 계몽을 유도하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겁니다.
첫댓글 멋진 수의사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