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944)... 두 바퀴의 행복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자전거 타기(Cycling)
매년 4월 22일은 ‘자전거의 날’이자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자전거의 날’은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약칭: 자전거법)에 의해 2010년에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4월 22일이 ‘자전거의 날’로 지정된 것은 4월은 자전거 타기가 좋은 시기이며, 22일은 자전거 앞뒤 2개의 바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편 ‘지구의 날’ 행사로 오후 8시부터 10분간 전국 주요 랜드마크에서 지구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소등(消燈)이 진행됐다.
저탄소 생활 실천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고자 제정된 ‘자전거의 날’ 주관 부처는 행정안전부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자전거의 날과 자전거의 날이 포함된 주간에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행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정부는 행사를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매년 자전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고 ‘자전거 주간’을 정하여 전국의 지자체와 민간 자전거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자전거 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서울특별시는 지난 4월 20일부터 사흘간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즉 따릉이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자전거 안전수칙과 관련한 퀴즈에 참여하면 따릉이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며, 하루 1회씩 최장 3일간 참여해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경남 김해시는 4월 21일부터 27일까지 자전거 체험 프로그램과 이용 홍보 캠페인을 진행한다.
유럽과 일본 등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계기로 고유가, 친환경 도시,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자동차 이용률이 늘어나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자전거 여행자들은 우리나라를 자전거 타기 좋은 ‘숨어 있는 보석’의 나라로 부르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자전거의 교통 부담률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타기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따릉이’ 같은 공공 자전거를 이용하면 연 최대 7만원에 해당하는 ‘탄소 중립 포인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서울시, 카카오 모빌리티 등은 4월 1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내년부터 일부 지자치에서 공공 자전거 이용 실적에 따라 탄소 중립 포인트를 주는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지자체가 운영 중인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이동 거리를 책정한 뒤 공공자전거 이용자에게 1km에 10원씩, 1년에 최대 7만원의 탄소중립 포인트를 줄 예정이다. 이 포인트는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정부는 자전거를 탄 이용자가 줄인 탄소 감축량을 측정해 탄소 배출권으로 만든 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업체 등이 거래할 수 있게 한다. 카카오 모빌리티 등 민간 업체는 감축 탄소량을 휴대전화 등을 통해 측정하고,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자전거 매신저’로 알려진 로버트 허스트(Robert Hurst)는 ‘우리가 자전거를 타야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최근 교통수단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는 자전거 타기(cycling)는 건강과 체력을 유지, 증진시킬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도 효과적인 운동방법이다.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인 1950년대에 자전거는 귀한 물건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인 큰형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으며, 필자도 중학생 시절에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자전거 타기는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이동하는 여가 스포츠 활동으로 체중 부하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는 칼로리 소모가 높은 운동으로 다리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하지 근육 발달에 효과적이다. 또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므로 체중 부하 운동을 피해야 하는 골다공증과 관절염 환자, 비만한 사람들이 시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체력 향상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 중에서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운동 중 하나이다. 자전거 타기로 소모되는 칼로리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체중 50kg인 사람이 자전거를 탔을 때 1시간에 소모되는 칼로리는 천천히 탈 때(8-9km/h)는 175kcal, 보통 속도로 탈 때(15km/h)는 290kcal, 빠르게 탈 때(19-22km/h)는 400kcal이다.
국내 자전거길 정보를 소개하는 ‘자전거행복나눔’ 누리집에 따르면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전국 12개 코스, 도합 1853km로 구성되어 이다. 초보자가 자전거를 구할 때는 ‘코리아 서울 바이크 렌탈’이나 ‘라이클’ 같은 로드바이크 대여점을 이용하면 편하다. 장거리 라이딩(riding)은 도심을 벗어나 자유롭게 달리는 만큼 신경 써야 할 점도 많다.
라이딩 입문자에게 자전거 안장패드가 필수다. 장거리용 자전거 안장은 일반 자전거보다 훨씬 좁고 딱딱하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도우면서 페달에 힘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딱딱한 안장은 입문자에겐 말 못할 고통을 준다. 이에 패드가 들어간 바지를 입거나, 안장패드를 씌워 적응하는 것이 좋다.
시속 20km 이상 속도로 빠르게 달리다 보면 매서운 바람이 눈을 찌르고, 날벌레나 먼지 등이 눈에 들어가기 십상이다. 또한 한낮에 내리쬐는 강렬한 자외선(紫外線)이 눈에 닿으면 따끔거리고 손상이 올 수 있다. 이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좋은 스포츠 고글(goggles)을 착용해 눈을 보호해야 한다.
장거리 라이딩은 체력 싸움이다. 라이딩 시작 20분 전에 물을 마시고, 주기적인 수분 섭취로 탈수(脫水)를 방지해야 한다. 물을 마시는 방법도 자전거용 물통을 사용한다. 또한 체력이 떨어지기 전 중간중간에 쉬어가며 고열량 식품을 섭취하면 좋다. 스틱 형태로 포장된 꿀이나 포도당 사탕, 초코바 등을 챙겨야 한다.
자동차는 운전기사가 깜빡이를 넣어 방향을 알려주지만, 자전거는 라이더(rider)가 수신호(手信號)로 진로를 표시해야 한다. 이에 기본 수신호를 배워 기억해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정지할 땐 팔을 왼쪽 밖 45도 밑으로 뻗으며, 서행할 땐 왼팔을 밖으로 내 45도 밑으로 내린 뒤 위아래로 흔든다. 우회전 시 왼팔을 밖으로 뻗어 팔꿈치를 90도로 굽히며, 좌회전 땐 왼팔을 밖으로 곧게 펴 표시한다. 뒤차를 앞지르게 할 땐 왼팔을 밖으로 펴서 손을 앞뒤로 흔든다.
자전거 타기는 지루하지 않고 부담이 없으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은 운동이다. 특히 하체의 관절에 부담이 적기 때문에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좋은 운동이다. 또한 비만인 사람에게는 달리기나 걷기 운동이 하체관절에 손상을 줄 수 있으나, 자전거 타기는 그러한 위험이 없이 비만치료를 위한 운동으로도 권장한다.
자전거 타기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의 발달, 순환기 계통의 기능 향상, 하체근력 발달, LDL 콜레스테롤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규칙적으로 자전거 타기를 하면 폐활량(肺活量)이 증가되고, 매 호흡 시 산소량이 증가되는 등 폐기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 또 혈액의 양이 증가되고 산소 운반능력이 향상되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능력도 향상된다.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지고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자전거 타기는 크게 실외용(이동식)과 실내용(고정식)으로 나눌 수 있고, 장단점이 있다. 실외용 자전거 타기는 속도감을 즐기면서 출퇴근길에는 교통수단으로, 주말이나 휴일에는 바람을 가르며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자연의 상쾌함을 느끼는 하이킹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러운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D의 활성을 촉진하여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므로 뼈의 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계절, 날씨, 주위환경 등에 따라 많은 제약을 받는다.
실내용 자전거 타기는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속도와 저항을 조절하여 운동 강도를 맞출 수 있으므로 실외에서 하는 것보다 정확한 양으로 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실내의 먼지나 자전거 바퀴의 마찰면에서 나오는 분진 등이 인체의 호흡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실내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탈 경우에는 청소와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실외에서 자전거 타기 운동을 할 때 주의사항은 ▲내 몸에 맞는 자전거를 탄다, ▲헬멧을 착용한다, ▲도로 상에서는 우측통행을 지키고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직선 주행한다, ▲야간에는 눈에 잘 띄는 밝은 옷을 입고 전조등과 반사등을 반드시 사용하다, ▲교차로나 골목길에서 방향을 변경하거나 정지 시 손신호를 사용한다, ▲주변에 보행자가 있을 시 경보음을 울리거나 큰 소리로 주의를 유도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속력을 내지 않으며, 뒷바퀴에 먼저 제동을 가한 뒤 앞바퀴에 제동을 가한다, ▲자전거 점검을 수시로 실시한다 등이다.
자전거 타기를 할 때 헬멧, 신발, 복장, 장갑 등 관련 용품이 필요하다. 헬멧(helmet)은 안전과 함께 주행 시 저항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착용한다. 발의 통증과 미끄럼 방지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실내에서 자전거를 탈 때도 발의 피로와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복장은 신축성이 있고,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밝은 색의 의상을 선택한다. 장갑은 손의 부상과 보온을 유질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자전거를 탈 때는 자전거가 차(車)로 분류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전거 도로 혹은 차도(車道) 우측 가장자리에서 안전에 유의하며 주행한다. 자전거 도로은 보행자 겸용 도로이므로 보행자가 우선되어야 한다.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달리는 속도를 일정하게 조절해야 하고, 커브를 돌거나 내리막길에서는 안전을 위해서 속도를 낮춰 주행해야 한다.
<사진> (1) 자전거 타기, (2) 국토종주 자전거길.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이코노믹포스트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 건강칼럼(944) 2024.4.23.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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