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무실은
안산의 변두리에
위치하고 잇는
반월이라는 동네입니다
아침출근해 10시쯤 되면
난
김영철처럼
동네한바퀴를 돕니다
길가 왼쪽의 왕복2차선도로
길모퉁이에는
할머니가 만드시는 제일 떡집이 잇습니다
어머니 제사때
떡 세봉지를 삿더니
드실려고 그러냐고 하시길래
어머니 제사상에 올린다고 햇더니
시루떡 한뭉치를
그냥 주셧던 고마운 할머니이십니다
올 추석에도
할머니에게
송편을 사야 겟습니다
근처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눈을 돌렷더니
조그마하고 허스름한
슬러트지붕 아래 앙철가르막을
미닫이처럼 만들어
평시에는 활짝
열어 놓은 대문 안쪽을 바라 보앗더니
60대 가량의 남자 혼자서
기름때가 잔뜩 묻은 옷을 입고는
녹슬은 철판탁자에 의자를 받혀놓고
쪼그려앉아
무언가를 만들고 잇엇습니다
조그마한 공장안은
마치 방아간 기계같이 길게 이어진
벨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잇엇고
공장특유의 기름냄새가
독하게 흘러 나오는 그 곳은 기계 돌아가는 소음에
인기척은 물론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앗습니다
큰 목소리로
수고하십니다
옆 사무실에 잇어요
하니까 고개를 끄떡이며 인사를 받아 줍니다
그 이후로
그 앞을 지나 갈때마다 그곳을 기웃거리면
그 남자는 항상 그 자리에 쪼그려 앉자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삼거리앞 음식점
유리창문엔
장어절편이라고 써잇는 가게가잇습니다
장어절편이라니
장어를 갈아 절편을 만들어 구은 건가하며
궁금햇지만 그냥 지나갈때마다
궁금증을 느끼는 것으로 족하곤 햇습니다
그 옆으로
어설프게 종이에 신장개업이라는 글씨를 써서 붙인
밤샘 커피호프집이 잇습니다
아마 어느 중년의 여인이
힘겹게 삶을 영위하려 둥지를 틀은 거 같아
허스름한 가게문 조차 애초롭게 보입니다
담배를 사려고
주변을 돌아 보니까
조그마한 마트라는 간판을
부착한 가게가 보여 찾앗습니다
말이 마트지
옛날
구멍가게 같이 보엿습니다
할머니 한분이 가게안을 빗자루로 힘겹게
쓸고 계셧습니다
담배 하나 주세요 하니까
카운터앞
즐비하게 전시해 놓은 담배중
내가 원하는 담배를 찾지 못하시는 거 같아
저기 파란색 담배에요 하니까
웃으시면서
요즈음 담배종류가 그렇게도 많은지
찾기도 힘들어요 하면서 건내준다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
옛날 어릴적 외할머니께서
사탕을 내밀며 먹으라고 주셧던
포근한얼굴이
쭈글해지신 손이 떠올라
될수 잇으면 그 가게를 찾곤합니다
길가 오른쪽에는
30 년도 지난거 같은 낡고 허스름한
3층 빌라가 몇동이 이어져 잇고
반대편으로는
원색의 양철기와집과
슬러브집들이
늘어섯습니다
마치
시골의 새마을운동이후
지어진 오래된
기와(?)집 같앗습니다
그래도 정겨운 것은 그 집앞에는
봉숭아,분꽃,사르비아꽃들이 곱게 피어 잇어
우리들의 어린시절의 추억을 들추어 내듯 옛 향기가 납니다
골목길따라 걸어 가면
기다란 개천냇가가 잇습니다
그 개천을 따라
개나리군락이
벗꽃나무가 길게 이어져 잇습니다
문득
벗꽃나무를 바라 보앗습니다
아
벌써
벗꽃나무 가지끝으로 잎사귀가
노랗게 변해가고 잇엇습니다
가을의 문턱이 성큼 다가온거 같아
세월의 흐름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우리나이
아파트에서 태어나 자란 요즈음의 아이들과는 달리
무언가를보면
옛 고향의 정취가
어린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은
아직까지
정적인 마음을 간직해서 일것입니다
아침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이불을 끌어 올리는 계절이 돌아 왓습니다
멀리 하늘엔 뭉개구름이 두둥실 흘러가고
빗방울이 비춰지는 이런날
고향의 향기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첫댓글 고향의 향기!! 좋아요. 젊은날의 추억이 ...지나간 시간은 총알처럼 빠르게 느껴지는데 현재의 시간은 천천히 ...일정하게 가는데 ... 이게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