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흐슈타인 파이브핑거스, 할슈타트의
힐링 포인트 즐기기
오랫동안 로망이었던 동유럽 여행! 약 보름 간의 일정으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총 6개 도시를 여행했는데요. 가장 좋았던 도시는 어디였을까요? 프라하? 비엔나?? 이름난 대도시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 곳은 이름도 생소한 오버트라운. 오스트리아의 한적한 호수마을이었는데요. 여러분에게만 살짝 오버트라운의 매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럼 다 함께 힐링하러 떠나볼까요?
■ 오버트라운으로 가자!
▲ 오스트리아 지도(상) / 할슈타트 호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오버트라운과 할슈타트 (하) (빨간 표시가 오버트라운)
오버트라운(Obertraun)은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 지방의 작은 도시로 잘츠부르크 동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잘츠카머구트는 많은 산과 호수를 접하고 있어 멋진 풍광으로 유명한데요. 그 중에서도 할슈타트는 대표적이죠. 그러나 성수기 숙박요금은 살인적이고,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아주 많다는 소식에 좌절했습니다. 그러다 알게된 곳이 건넌 마을 오버트라운! 할슈타트와 가까우면서 조용하고 숙박도 저렴하다니. 바로 2박을 예약했습니다. 이렇게 계획에 없던 오버트라운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 오버트라운의 즐길거리
1. 다흐슈타인 파이브핑거스(Dachstein 5fingers)
오버트라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다흐슈타인은 2,995m의 높은 산이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오를 수 있는데요.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알프스답게 발 아래로 산과 호수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경치에 푹 빠져 트레킹을 하다보면 파이브핑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파이브핑거스는 이름 그대로 다섯 말 그대로 다섯 손가락이 활짝 펼쳐진 모양의 전망대입니다. 전망대 밑이 뻥 뚫려있어서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데요.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용기내어 손가락 안에 들어가면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답니다.
2. 자전거 타고 할슈타트(Hallstatt)
오버트라운에서 자전거로 편도 20분을 달려 동화 마을 할슈타트에 도착했습니다. 경사면을 따라 들어선 예쁜 집들과 호수가 만들어 내는 풍경이 마치 엽서 같았는데요. 관광객이 북적이는 낮과 달리 해질 무렵이라 관광객도 거의 빠져나가고 한적해진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사실 할슈타트보다 더 좋았던 건 자전거를 타고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오버트라운에서 할슈타트로 가는 방법은 버스, 배, 자전거, 도보 등 여러 가지이지만, 자전거로 꼭 방문하기를 추천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만났던 해질녘의 시원한 바람, 맑은 공기, 아름다운 풍경은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한 장면이자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네요.
3. 호수 마을 산책
오버트라운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힐링이었습니다. 호수주변 마을 곳곳을 산책하다보니 어느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는데요. 숙소에서도 창문만 열면 그림 같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니 신선이 따로 없었답니다. 그리고 출출해진 저녁, 한국에서 챙겨간 컵라면과 햇반으로 힐링을 완성했네요.
■ 우연히 만난 인생 맛집 - Pizzeria Kegelbahn
오버트라운은 작은 마을이라 레스토랑도 수퍼마켓도 한정되어 있는데요. 구글지도를 검색해서 우연히 찾아간 식당에서 저의 인생 파스타를 만났습니다. 바로 Pizzeria Kegelbahn의 알리오 올리오입니다. 한국인의 입맛을 겨냥한 것으로 의심할 만큼 칼칼하게 매콤하면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는데요. 게다가 양도 정말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느끼한 유럽 음식에 지쳐있던 차에 매콤한 맛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한 접시를 싹 비우고 설거지까지 했네요. 오버트라운 도착한 첫 날 먹고 반해서 다음 날 또 찾아갔답니다. 언젠가 오버트라운을 또 가게 된다면 이 알리오 올리오 때문일겁니다
▲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던 알리오 올리오 (상) / 레스토랑 입구의 반가운 한국어 인삿말 (하)
힐링되셨나요?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무계획에서 오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버트라운은 저에게 이런 예상하지 못한 행복을 가져다준 곳이었습니다. 때로는 완벽하지 않은 여행이 여러분의 인생에 멋진 순간을 만들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