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껍질의 본질
겨울에 먹는 사과는 겨울대로 나름 맛납니다. 입 안에 아삭한 식감을 느끼며 코에 와 닿는 상큼한 향은 이 사과 가 얼마나 멋진 과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땅콩 또한 제가 매우 좋아하는 간식거리입니다. 그 고소함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라, 처음 손바닥만큼 집었다가 결국 양손 가득 찰 때까지 먹고 맙니다.
사과와 땅콩은 맛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껍질’의 중요성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과육이나 알맹이보다 껍질에 더 많은 영양 성분이 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비단 사과와 땅콩만 그럴까요? 바나나, 포도, 참외, 복숭 아, 배, 귤 심지어 마늘까지 껍질의 영양적 가치가 과학 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껍질 안에 이렇게 유익한 성분이 존재하는 것은 껍질이 온갖 외부의 척박한 환경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두텁고 단단한 껍질만이 아니라 만약 얇은 껍질이라도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껍질이 없다면 알맹이도 없는데, 껍질은 종종 버려지고 알맹이만 갖게 되지요. 사과의 맛은 과육에 있지만 사과의 본질은 껍질에 있습 니다. 한 알의 사과 안에 깃든 오묘한 맛의 이력서는 결 국 껍질의 이력서이기 때문입니다.
비유컨대 우리 각자가 인생이라는 사과나무에 매달린 열매라면, 우리는 이 순간 저마다 나름대로 숙성한 사과로 결실을 맺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최대한 달콤한 맛이 나는 인생이기를 꿈꾸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우리…. 껍질이 없다면 우리 삶도 없습니다. 껍질이 우리의 본질입니다.
날 선 비바람과 뜨거운 햇살 같은 시련으로부터, 해충처럼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는 탐욕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껍질이 기꺼이 되어주신 분이 주님이십니다.
그분이 계시기에 내가 오늘 여기 삶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살아갑니다. 그분의 눈물겨운 사랑 안에서 보호받고 성장하는 오늘이 놀랍도록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