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을 못하면 우는 아이[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출처 동아일보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129/116759995/1
〈168〉칭찬하는 방법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운동이든 시험이든 자신이 1등을 하지 못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다. 왜 그럴까? 이런 행동은 어른들의 칭찬과 관련이 깊다. 이 아이들은 1등만 잘한 것이고, 1등만 좋은 것이고, 1등만 자랑스럽게 느껴져서 1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100점을 맞았다. 어른들은 묻는다. “오늘 100점 맞은 친구 몇 명이었어?” 아이가 시험을 잘 봤다. 어른들은 묻는다. “너보다 잘한 애는 누구야?”, “너는 몇 등이야?” 아이가 가장 잘했을 때, 혼자서만 100점을 맞았을 때 어느 때보다 가장 강렬한 칭찬을 한다. 칭찬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어떤 부분을 과도하게 칭찬하면 자아상에서 그 비중이 너무 커지므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 어른들은 아이가 1등을 한 것보다 열심히 한 과정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고, 끝까지 마무리를 해낸 것을 더 칭찬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아이가 1등을 못했다고 울고불고 난리라면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우는 아이에게 “속상할 필요 없어. 그런 걸로 속상해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속상할 필요가 있어서 속상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 마음이 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속상해하면 “네 마음이 지금 속상하구나”라는 정도로 그 마음은 수긍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데 보니까 너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하더라. 그것도 굉장히 자랑스러운 거야”라고 말해줘서 다른 면에서 작은 기쁨이나 자부심을 깨달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뭐가 잘 안 풀리면, 어떤 사람들은 막 화내고 자리에서 일어나거든. 너는 끝까지 풀려고 하더라. 아주 자랑스러운 거야. 네가 가지고 있는 매우 좋은 면이야”라고 말해줘도 아이가 자기 자신에게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등을 못했다고 조금 속상해하는 아이를 만나면 “공부는 앞으로 배워 갈 게 엄청 많아. 어떤 것은 좀 어려워서 배우면서 충분히 이해가 안 되기도 해. 그럴 때는 ‘아 이런 것도 있구나’라고 한 번 알고 가는 것도 중요한 거거든.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 자신을 위해서 많은 걸 경험하고 알아가는 거야. 1등이 아니란다”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운동 같은 것을 1등을 못해서 속상해한다면, “네가 운동을 해서 몸이 즐겁고 건강해지는 것이 좋은 거지, 1등이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해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런데 왜 만날 1등에게 상을 주고, 1등을 뽑아요?”라고 따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솔직하게 말한다. “그건 어른들이 잘못하는 거야. 어른들이 문제야. 애들을 왜 그렇게 괴롭힐까? 1등을 못해 봐서 한이 맺혔나?” 이렇게까지 얘기하면 어떤 아이는 갸우뚱하며 “그러면 1등이 나쁜 거예요?”라고 묻기도 한다. “아니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배워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지. 그 과정에서는 즐거울 때도 있고 힘들 때도 당연히 있거든. 그걸 그냥 겪어가는 거야. 인생에서 1등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라고 다시 말해준다.
얼마 전에 만난 아이는 엄마가 받아쓰기를 100점 맞지 않으면 그렇게 혼을 낸다면서 이르듯이 말했다. 아이는 받아쓰기 할 때마다 틀릴까봐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고 했다. 받아쓰기는 그래도 우리 모국어니까 좀 정확하게 맞춤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강조해서 한 번 얘기해주는 정도면 된다. 나는 그 아이에게는 “만화 같은 것을 읽는데, 멋지게 생긴 주인공이 글자를 쓰는데 ‘착하게’라고 써야 하는 것을 ‘차카게’라고 쓰면 좀 그렇잖아. 이왕이면 자기 모국어 맞춤법은 정확하게 써야지. 그래서 학교에서도 자꾸 연습시키는 거야. 하지만 그걸 못한다고 혼날 일은 아니야. 선생님이나 엄마가 혼낸다면, 그건 선생님이나 엄마가 잘못하는 거야”라고 말해줬다. 1등과 마찬가지로 100점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1등은 언제나 1명밖에 없다. 100점도 쉽게 맞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실수를 하면서 배워 나간다. 늘 숫자 1등과 100점을 통해서만 자긍심을 느낀다면, 1등을 할 수 없는 그 많은 상황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배우면 배울수록 자신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패배감과 좌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1등을 하지 못했다고, 100점을 맞지 못했다고 혼을 내면 아이들은 언제나 혼날 일투성이다. 시도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것이다. 1등이든 아니든 100점이든 아니든 아이는 자신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도록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1등을 못해도 ‘내가 이번에 최선을 다했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자신에게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빛명상
미래를 열어갈 부모와 아이들에게 보내는 빛(VIIT)의 메시지
집에 있는 아이들 생각에 광력수 한 모금이라도 아껴 집으로 가져가는 부모님들을 흔히 보게 된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세상에 있는 모든 좋은 것, 귀한 것을 다 가져다주고 싶은 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부모의 마음이 정작 자식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이다. 자식에게 진정한 사랑을 주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혹은 경쟁하듯 눈에 보이는 것만 부추기는 사회풍조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아이들 교육과 관련하여 대학입시 중심의 교육제도 전반에 대한 비판은 이미 오랜 논쟁거리가 되어버렸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일진회와 같은 대규모 불량 청소년 모임에서 드러난 탈선행위는 그 규모와 정도에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해 말고 순수하게 자라주어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그 이면에는 비뚤어진 어른들의 마음이 깔려 있음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깨끗한 도화지와 같은 순수, 무(無)이기 때문에 이끄는 대로 따라오고 만드는 대로 모양을 갖추게 된다. 그 순수함을 보호하고 아름답게 꽃피워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 부모, 어른들의 몫이다.
지나친 학업 강박증으로 정신 착란 증세까지 갖던 한 여자 아이들 만났던 기억이 있다. 국내 유명 바이올린 쿵쿠르에서 여러 차례 입상 할 만큼 뛰어난 재능으로 미래가 촉망되던 이 아이는 어느 날부터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주변 사람에게 공격적으로 난동을 부리는 등 이상한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병원 치료로도 쉬 낮지 않아 다른 곳에 가보니 귀신이 붙었다. 하기에 굿이나 제사도 많이 지내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처음 그 아이를 만났을 때 아이는 가느다란 몸은 온통 침대에 꽁꽁 묶여 있었다. 마치 온 몸을 꽁꽁 묶어 철장에 가둬놓은 작은 새 한 마리를 보는 것 같았다. 아이의 병은 귀신이 아닌 지나친 압박과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뒷면에 사랑의 이름으로 가장한 부모의 무서운 집착과 독단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단지 아이 혼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에 부모도 함께 빛(VIIT)명상을 하며 관조하고 성숙한 사랑을 베푸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가 탈선하고 어긋나는 것은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는 신호 일 수도 있다. 일진회와 같은 청소년 모임이 그만큼 큰 규모로 번져 나갔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닌 부정적 에너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한 단적인 예일 수도 있다. 따라서 그만큼 더 큰 사랑과 보살핌으로, 즉 긍정적인 에너지로 우리 아이들을 덮고 있는 어두운 에너지를 상쇄 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 성취물, 경쟁만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재능을 살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성숙한 사람들로 키워내기 위하여 어른들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참으로 무지한 발상이다. 또한 교육제도 전반에 걸쳐 기존 관행을 위한 개혁이 아닌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실질적이고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새장에 갇힌 새처럼 하루 종일 빽빽이 짜인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는 아이들에게서 해맑고 천진한 모습은 거의 찾기 힘들고 그저 부모의 부속품 정도로 전락해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무조건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만 강조하다보니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남을 배려하고 보살피는 마음은 아예 뒷전이다. 세상을 향해 호기심과 꿈을 키워가는 것이 아니라, 견뎌내기 힘든 일상의 무게를 벗어나기 위해 순간의 즐거움과 무절제함에 빠져버린 아이들도 많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이렇게 멍들고 상처받는 것을 보면서 나 또한 자식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과연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진실로 아이들을 위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옛날 도경께서 미래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시며 들려주셨던 동화를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에게 들려주어도 좋은 옛날이야기지만 부모님들도 한번쯤 잘 듣고 마음속에 되새겨 보면 어떨까 한다.
출처 : 물음표(?) 2005/07/10 초판2쇄 P.152~155 中
우리의 미래, 아이들
1등이라는 한 명의 승리자를 만들기 위해
다른 아홉 명은 패자로 만들어버리는 교육은
사회 전체를 패배자 집단으로 전락시킨다.
우주근원의 힘으로부터 아이들이 받은 최고의 창조력인
‘동심’을 부모의 관념이나 사회적 통념으로
망가뜨리고 있는 건 아닐까?
틀에 박힌 지식 위주의 교육보다
자연의 소중함과 마음의 순수함을 먼저 알게 해야 합니다.
빛(VIIT)명상을 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진정한 사랑과 관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아이들이 세상과 더불어 나누고 자연에 순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쏟자.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고
대한민국의 비전이자 주인이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129
우리의 미래, 아이들 음다선동飮茶仙童, 혼자서 마시는 차는 신神이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하여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귀한 가르침 의 글 감사합니다.
사랑과 보호 속에 존중 받으며 자라야할 소중한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빛의 글 볼수있게해주셔서진심으로감사합니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1등을 못하면 우는 아이.. 아이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