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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축구환상곡] '테이핑 투혼' 박주영, 에이스의 숙명 | |||
경기를 거듭할 수록 박주영(23.서울)의 두 다리를 휘감은 테이핑의 갯수는 늘어만 갔다. 하지만 박주영은 뛰기를 멈출 수 없었다. 올림픽 대표팀의 모든 세트 피스 상황에서 킥을 전담했고, 위치를 가리지 않고 쉴새없이 뛰어다녔다. 그래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뛰고 나면 꼭 마지막 슈팅을 연결할 힘이 모자랐다.
무더운 날씨에 누적된 피로와 부상. 하지만 그의 어깨에 걸린 '한국 축구 에이스'의 숙명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의 황선홍과,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의 이동국을 떠올리게 했다. K-리그 소속팀은 물론 국가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오가며 숨돌릴 틈 없는 한 해를 보낸 박주영에게 남은 것은 한국 축구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한계에 대한 푸념과 질타, 그 뿐이었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의 현란한 플레이를 보면 그에게 '축구천재'라는 별명을 붙이는 것이 민망할지 모르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박주영은 분명 '대한민국에서는' 그가 축구천재라고 불릴만한 자격을 지닌 선수임을 보여줬다. 열심히 뛰지 않은 이가 누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단연 돋보였던 것은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뜻 밖의 프리킥 슈팅으로 선제골을 이끌어낸 것을 비롯해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온두라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공격 작업을 창조해낼 수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지난 2005년, '축구천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감각적인 마무리 능력을 자랑하며 등장했던 박주영은 온두라스전에서 온전치 못한 몸으로도 혼신의 힘을 다하며 공격을 펼쳤음에도 골 결정력 부재라는 멍에를 함께 뒤집어 썼다. 킥오프 순간부터 가벼워 보이지 않았던 다리는 골을 향한 마지막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마다 그의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다. 슈팅이 필요한 순간 그의 다리는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못했다. 12일 역도 경기에서 끝내 다리에 쥐가 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어야했던 이배영 선수와 마찬가지로, 후반 9분 예리한 배후 침투로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았던 박주영은 다리가 풀리며 골키퍼 앞에서 주저앉았다. 평소라면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했을 순간에 그는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박주영은 수 차례 감각적인 패스로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하지만 한국 공격진의 슈팅은 번번이 에나모라 골키퍼의 정면으로 이어지거나 그의 선방에 걸렸다. 코너킥과 프리킥의 감도는 김승용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지친 가운데도 어느 때 보다 예리하게 온두라스 문전을 위협했지만 2%도 아닌 1%가 모자랐다. 어느 새 극도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꺼리게 된 아직은 덜 여문 청년 박주영은 아직 자신과 대표팀에 걸린 과도한 기대를 즐길 수 있는 성숙함까지 갖추진 못했을지 몰라도, 그라운드 위에서만큼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묵묵한 정진은, 마치 우리네 삶과 같이 기적을 바라기에 냉엄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팀은 13일 온두라스와의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축구 D조 3차전 경기에서 유효 슈팅만 11개를 연결하는 압도적인 공격을 펼쳤다. 그리고 기어코 1승을 따냈지만 같은 시간 이탈리아와 카메룬이 비기면서 한국의 8강 진출은 좌절됐다. 또 다시 우리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8강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1-0의 리드 속에도 최대한 많은 골이 필요하다는 경우의 수에 대한 희망을 안고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모든 것을 쏟아붓는 대표 선수들의 처절한 모습은 가슴을 울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 한계를 마주하는 우리 삶이 투영됐기 때문일까? 잘싸웠다고, 그래도 이기지 않았냐고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은 왠지 먹먹해졌다. 경기가 끝나고 너덜너덜해진 테이프처럼, 아마도 박주영의 다리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을 것이다. 8강에 가지 못한 것은 물론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을 몰아세우진 말자. 다시 일어서고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도록 믿음을 보내자. 그 믿음이 설령 결실을 맺지 못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스스로 우리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끌지는 말자. 글=한준(스포탈코리아 기자, 월간 < 포포투 > 에디터) 깊이가 다른 축구전문 뉴스 스포탈 코리아(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첫댓글 개념글
경기가 끝나고 너덜너덜해진 테이프처럼, 아마도 박주영의 다리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을 것이다. 8강에 가지 못한 것은 물론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을 몰아세우진 말자. 다시 일어서고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도록 믿음을 보내자. 그 믿음이 설령 결실을 맺지 못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스스로 우리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끌지는 말자............진짜 기자 개념충만 ㅠㅠ
222222222기자 개념충만
진짜 요즘 보면 우리가 스스로 우리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 끄는거 같습니다..ㅠㅠ
아 정말 이글보고도 박주영까는사람있으면 진짜..
박주영도 이동국처럼될까 두렵네요 ㅜ 너무 무리하게 경기뛰는거아닌가...이제쫌 쉬었으면 ㅜ
2222222222 이동국같은 케이스는 정말 국대 올대 K리그 쉬지않고 달린게 무릎고질병으로 이어졌고 거기에 2002 월드컵 탈락후 술에 쩔어살던 생활 그 후 나이는 더 들어가고 무릎은 더 나빠지고 돌아오는건 국민들의 비난과 한숨뿐.............2002 월드컵 이후에 축구에 관심가진 사람들은 최용수 이동국 까기 바쁘죠 그 전에 우리나라 국대에 얼마나 큰 공을 쌓은줄도 모르구요
박주영 널 믿는다 달려라 박주영~~~!!
무릎........수술해야 할지도 모른다네요.......아 이런 젠장....ㅠㅠ
아 정말 진짜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대는 인간들 정말;;;;;
그러고 보면 박주영선수도 쉬지않고 계속 뛴것 같네요 이제 휴식도 좀 필요한듯........
박주영을 좀 쉬게 놔뒀으면..충분히 휴식가지고 부상 완전히 나을때 까지는 선수를 보호해 줍시다.
곧 있을 남아공 월드컵때 좋은 선전을 기대합니다. ^^
이제 냅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