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는 시골 학교의 인기 있는 문학 선생이고 일주일 뒤면 결혼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자신의 제자 였던, 지금은 영화배우로서 성공한 카메론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고 모두들 지켜보는 가운데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하워드가 게이 였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된다.
굉장히 황당한 이야기다.
하워드가 왜 그렇게도 자신의 성지향성을 진작에 알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그 제자는 왜 하필 자신의 시상식에서 그런 사실을 알렸을까 하는 생각 등. 개연성에 좀 무리가 있는 부분들이 눈에 거슬리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다른 동성애자를 다룬 영화들과는 달리 유쾌하다.
흔히 자신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고찰을 담은 영화들은 동성애라는 소재가 효율적인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자극적이기도 하지만 동성애자들의 커밍아웃 만큼 효과적으로 만천하에 자신의 존재를 충격적으로 알릴수 있는 방법은 그리 흔하지 않은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자아 찾기에 대한 이러한 설정은 자칫 잘못하면 단순해지기 쉽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수많은 고뇌와 방황끝에도 어렴풋이나마 느끼지도 못하는 것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영화의 마지막 장면(졸업식장에서 하워드의 제자들이 모두 자신도 게이라고 말하는...)은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어하것이 그것만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한 개인의 자아 발견이라는 주제뿐만 아니라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하고 폭력적인 통념에의 올바르고 신선한 반항, 그것이다. 결코 이 영화는 동성애의 옹호나 비판을 담은 영화가 아니다. 결국 나의 존재를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며, 나아가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아 보자는 것이 아닐까?
유쾌한 영화를 보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것 같다. 때론 단순한건 단순하게 보는것도 좋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