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2.
오래 된 벗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뭐하고 지내?"
"뭐하긴 뭘해, 그냥 지내지."
"그럼 이리 와"
ktx를 타고 가다가 대구에 내렸다.
"어디 가고 싶은데?"
"뭐 아무데나..."
신천 뚝방길을 달렸다.
그러다가 뚝방길이 끝나는 곳에서 달성으로 돌렸다.
택시요금은 자꾸 오르는데...
이반오쳔원을 넘어서더니 玉蓮池라 한다.
이곳이 송해 선생의 처가가 있는 곳이란다.
그래서 <송해공원> 이란 푯말도 세워놨다.
내 처가는 서울 교남동인데
장차 누가 거기에 공원을 조성해줄까...?
ㅎㅎ
옥연지 한 바퀴 돌고 점심 식당에 들렸다가
카페로 들어갔다.
3층 4층 5층이 카페인데
이찬원 펜카페라 하더라.
아줌마들이 버글버글해서 5층으로 올라갔다.
노천인데 볕바라기 하기 참 좋은 곳이었다.
옥연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한참 앉았다가 다시 대구로 들어갔다.
옛날 생각이 나서 칠성시장에 들렸더니
오던날이 장날이라던데
칠성시장은 마침 휴일이란다.
자고 가?
말아?
오늘밤은 어디서 방황하나?
그것 참!!
내 친구는 칠성시장에 큰 점포가 있었다.
그걸 세를 놓아 돈을 벌었는데
그것도 옛말..
돈을 한참 벌 때는 골동품을 열심히 사들였다.
"그걸 사들여 뭘 하려는데?"
"훗날 외로워지면 손주들을 꼬득이려고 그래"
"어떻게?"
"그걸 하나씩 줄테니 찾아오라고 유인하는거지..."
그런데 웬걸...ㅠ
그 아들이 사업하다 망해서, 다 망해서
골동품들도, 집도 모두 자식에게 몰아주고
빈손으로 물러나더니
겨우 겨우 연명하고 있더라.
오늘밤은 어디서 방황하나...?
첫댓글 건강하셔서 잘 다니시니 참 좋으네요.
차 타고 다니는 걸요 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