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하늘 am 5:30 분 아파트 11층 풍경입니다. 어제 먹다 남은 바게트 빵에
생크림을 발라 먹고 집을 나왔어요. 경부를 타지 않고 중부로 오길 다행입니다.
숙대 앞까지 1시간에 주파했어요. 전용차선 그거 누구 좋아라고 하는 거예요? 비싼
도로 세를 누가 많이 내는데 거꾸로 가는 정책이 열 받아요. 권력이란 틈만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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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맘대로 하려는 속성이 있는 거 같아요. 이놈 저놈 따질 거 없어요. 다 그래요.
중부 끝에서 양평 쪽으로 조금 막히는 것 같고 대체로 뻥뻥 뚫립디다. 3층까지 잠금
장치가 두 번 있었는데 가볍게 패스, 과일 box만 내려놓고 집 앞 투어를 시작했어요.
말하자면 용산구 투어입니다. 수-랩 앞 상권은 기사식당, 사우나, 여관, G S가 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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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장소가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에스더가 저보다 안목이 더 낫습니다. 작전상
기사식당을 들어가 밥을 먹어야 합니다만,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패스했어요.
쓰레기 버리는 장소가 식당 앞에 있어서 COMPLAIN이 간혹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 딸내미가 이 정도는 현명하게 잘 처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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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는 서울의 한강 위쪽 중간에 있는 자치구입니다. 동쪽으로는 성동구, 서쪽으로는
마포구, 남쪽으로는 한강을 경계로 영등포구와 동작구, 북쪽으로는 터널 하나 건너면
중구입니다. 북동부에 남산, 응봉 등의 산지가 경계를 이루는 외에 대체로 낮은 구릉성
지형으로 되어 있어 일찍부터 돈 많은 양반들이나 외국인들의 눈에 띄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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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 건물 쪽 학원에서 로터리를 지나 개구멍으로 들어갔어요. 산책로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네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노인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노인 문제는 제가 피부로 느낄 만큼 가까이에 온 것 같아요. 숙대 담 쪽으로 원효 대사
동상이 있고 외곽을 한 바퀴 돌면 2K 정도 될 것입니다. 원효 대사는 요석 공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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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문을 뿌린 스님입니다. 어라, 이게 뭐야. 설마, 데자뷰 인가? 아닙니다. 분명 합니다.
그 옛날 이곳에 야외스케치를 왔고, 온 가족이 도시락을 싸들고 '백일장'을 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공원 정문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 앞에 이젤을 세우고 '용산구청장 상'을 먹었어요.
부상으로 이젤, 화구BOX를 받아들고 오면서 '예원'을 보낼 생각을 했어요. 이태원초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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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으니까 얼추 20년이 흘렀네요. 그리고 그 친구가 서울예고-한예종을 거쳐 숙대 앞에서
입시 미술학원을 하고 있으니 꿈은 이루어진 셈입니다. 만약 작은 아이가 이번에 한예종을
붙는다면 미술경력 3년 만에 초스피드 진입입니다. 이것은 기적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언니를 따라잡으려면 앞으로 20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미술을 즐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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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은 아이가 순수미술을 하겠다고 하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열심히 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예주는 꼭 영어를 마스터해서 유학도 가고,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길 바랍니다.
요새는 알파고 같은 좋은 번역기도 있는데 영어를 굳이 해야 하느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영어를 하면 뭘 하든 유리합니다. 내 전문성을 살리는데 영어만 한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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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가 없어요. '임정 요인의 묘'를 지나 백범 기념관은 새로 짓고 처음 왔어요.
도시락 폭탄 이 봉창 동상도 있네요. 박물관을 찍고, 효창운동장 쪽 외곽으로 걸어왔어요.
담 쳐진 벽돌 위 ‘십장생도’ 동판이 제법 간지가 납니다. 작품 사진을 한 장 찍었어요.
저 사진 잘 찍지요? 입이 큰 활엽수 깃이 반 이상 단풍이 들어 있는 것이 단풍은 북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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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맞나 봐요. 옆에서 보는 효창운동장은 무등 경기장과 닮아
보이네요. 길가 화단에 꺾꽂이를 해놓은 것인가? 이파리 넓은 레드 꽃은 꼭 조화 같아요.
식당에 들어가 설렁탕을 시켜놓고 보니 그라운드에 유니폼을 입은 조기축구 팀들이 실전처럼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부럽습니다. 나도 조기 축구에 꼭 한번 끼고 싶은데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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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기회가 오지 않았습니다. 식당 주인 말이 2019년 전국체전을 여기서 했답니다. 진짜?
마린보이 박 태환이 2관왕을 했다는 소식 외에 금시초문입니다.
2019.10.12.sat.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