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준성아범님께서 주신 정보 덕에 미시건 스테잇의 1라운드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그런 게 있었다는 건 미처 몰랐다는)
미시건 스테잇의 올시즌 패배 패턴은 어느 정도 정해져있었습니다.
1. 자유투 개판
2. 턴오버 개판
3. 상대 에이스의 크레이지 모드
물론 이건 MSU 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누구라도 저 세 개 중 하나 걸리면 그 경기 이기기 어렵죠.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MSU 가 패한 경기는 유독 저 셋 중 하나가 심하게 눈에 들어온다는 게 문제죠. 게다가 MSU 는 자유투가 그렇게 나쁜 팀이 아닙니다. 모두 결정적인 수간에 말도 안되는 미스가 나오니 어이가 없는 거죠. (듀크전, 아이오와전 패배에서 특히 그러했습니다.)
올드 도미니언 선수들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이더군요. 아마도 시라큐스vs버몬트 대학 경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그 경기로 인해 예정 시간보다 20분 지연되어 올드 도미니언의 경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선수들 '우리도 역사 한 번 만들어보자' 라면서 엄청 들이댔던 것 같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최악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11분만에 실책을 6개나 하더군요. 정말 어이없었습니다. 폴 데이비스가 골밑에서 잘해주고 후레쉬맨 PG 드류 나이첼이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해주면서 잘 버텨나갔지만 전반에 42-37? 그 정도로 밀리고 맙니다. 아마 탐 이조의 머리 속에는 1년 전의 악몽이 떠올랐을 법한 전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반 되면서 얘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죠. 4분 정도 지났을 때 새넌 브라운이 대박 블락을 하질 않나, 슬슬 분위기를 가져옵니다. 게다가 속공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크리스 힐이 공수 전개를 워낙 깔끔하고 빠르게 처리해줬고 MSU 에 넘치는 속공 마무리맨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탐 이조는 "지금까지 MSU 를 지도했던 이래 올해처럼 속공이 강했던 적은 없었다." 라고 얘기하는데 딱 그 위력이 나왔던 후반이었습니다.
속공 득점 면에서 20-4 로 올드 도미니언을 압도했다는군요.
수비 역시 살아났습니다. 후반에 32.3% 던가? 그 전까지 50% 가 넘는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던 올드 도미니언의 오펜스를 완전히 정지시켜버렸습니다. 수비가 안정되고 속공이 살아나고 게다가 상대의 턴오버를 속공으로 연결시키기까지 무리없이 진행되었으니 후반은 완전히 MSU 의 게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런데.. 경기 막판까지 접전이었다는 거죠.
MSU 의 속공은 좋았으나 셋 오펜스에서 그다지 원활하지 않았고 상대를 잘 틀어막는 와중에서도 알렉스 러프턴과 같은 상대 주요 공격수들에게 중요한 득점을 계속 허용하더군요. 벌려놓는다 싶으면 다시 따라잡히는 양상이 계속되었습니다. 뒤늦게 봐서 그나마 괜찮았지 만약 라이브로 봤으면 피가 마를 뻔 했겠더라구요.
어쨌든 막판 케빈 토버트, 새넌 브라운, 모리스 애거, 폴 데이비스의 환상적인 득점이 폭주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휴~
일단 MSU 의 경기는 상당히 볼만합니다. 팀 전체적으로 굉장히 athletic 합니다. 이런 점에서만큼은 2000년 우승 당시를 능가하는 것 같더군요. 제이슨 리차드슨, 잭 랜돌프 등이 있었을 때와 비견되는 수준이지만 전체적인 깊이 면에서 - 많은 애들이 저러니까 - 더욱 나은 것 같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멋진 득점도 많이 나오구요.
사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PG 였습니다. 그런데 1학년 드류 나이첼이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더군요. 결과적으로 보면 17분에 어시스트 달랑 하나 하고 실책 2개했으니 '장난하냐' 겠지만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은 참으로 맘에 들었습니다.
후반에는 크리스 힐의 출전 시간이 상당했습니다. 올시즌 경기보면서 놀란 게 힐이 이제는 PG 포지션에 상당히 적응했구나하는 점이었습니다. 안정감이나 가끔 가다 사람 놀라게 하는 멋진 패스가 인상적이었죠.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 전반 토버트의 '백보드 헤딩할 뻔' 앨리웁을 만들어냈고 후반에는 코트 반대편에서 던진 한 번의 패스로 모리스 애거에게 기가 막힌 속공 찬스를 연결해줬습니다. 23분을 뛰며 어시스트 4개, 실책 2개를 범했죠. 기록 상으로도 상당히 준수한 편이구요.
물론 야투는 좀 처참했습니다. 빅텐 3점슛 부문 올타임 리스트에 들어있는 자식이.. 3개 모두 실패했고 총 야투 2/7, 자유투도 2/7 라는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더군요. 안그래도 요즘 슬럼프인 거 같아서 걱정이 되는데, 경기가 잘 안풀릴 땐 크리스 힐이 풀어주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거든요.
폴 데이비스가 조금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기록상 그리고 득점 면에서 전반은 꽤 훌륭했지만 어설픈 패스나 어설픈 움직임으로 뻘짓도 상당히 많이 했습니다. 공격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확실한 로우 1대1 옵션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도 약간은 아쉬운 1라운드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플레이어는 새넌 브라운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경기 초반 대박 블락은 '오우!!' 소리 나오게 하더군요. 후반에도 온갖 아크로바릭한 플레이로 사람을 감동시켰습니다. 운동능력 하나는 진짜..
상대 에이스 알렉스 러프턴이 22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날라다녔고(후반에 파울 트러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난아니더군요..) 턴오버도 전반에 드럽게 많이 했기에 라이브로 봤으면 정말 너무나 후달렸을 경기였습니다. 다행히 수비빨 하나로 버티고 버텨서 승리를 만들어냈네요.
다음 상대는 올해 최고 신데렐라 중 하나인 버몬트(사실 버크넬이 등장하지만 않았다면 얘네가 당연히 탑 신데렐라 되는 거였는데..)입니다. 이제 버몬트vs시라큐스 경기를 봐야겠네요. 일단 MSU 는 프런트코트 진이 다소 기형적이기 때문에 매치업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거든요. 이조가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궁금하네요.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던 1라운드 경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경기를 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합니다~
첫댓글 감사는 무슨요... 님도 NCAA 열성팬이신가봐요^^ 전 10년이 넘었는데 이 카페를 늦게 알아서 가입한지가 얼마 안되요... 주위에 NCAA 얘기하면 답답하기만 했는데 여기 같은 취향 분들이 모여있으니까 넘 좋네요^^
크리스 힐 비록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제몫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MSU 팬으로써 힐에게 거는 기대치는 엄청납니다. 팀내 최고 슈터이자 PG 도 볼 수 있는 없어선 안될 선수니까요. 1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다만 슈터로서의 역할 면에선 기대 이하였죠. 무엇보다 2/7 자유투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