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와 밤늦게 헤어지지 않고 같이 살 수 있으며
사랑하는 여인의 손으로 차려진 식탁을 대하고
자신을 닮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음이 만발한 가정
이것은 TV의 제품광고에서 자주 보여지는 결혼의 이미지로 보기에 썩 그럴듯 하지만
남자에게 부과되는 현실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 가장으로서의 책임에 대한 불안감 >
전통적인 결혼관에서의 남자의 역활은.....
남편과 가장은 가정을 외부로 부터 지키고 가족의 먹이를 벌어와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
행여 밥벌이를 제대로 못한다거나
자신이 경제적 활동의 무능으로 인해 가족이 볼맨 소리를 하면 그건 몽땅 가장인 자신의 책임이다.
까딱 잘못함 주위 사람들에게 제 식구 책임도 못진다는 손가락질도 받는다
아내와 아이들…그들의 의식주 및 문화생활의 수준 마저도 …
모든것은 가장인 남자의 책임이 되는거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책임이 수반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남자 입장에서 그리 반갑기만 할 수 있을까
일생동안 자신을 포함한 또 다른 사람의 먹이등…
생존을 책임진다는 것은 사랑과는 별개로 큰 중압감임엔 틀림없다.
그러니 결혼이라는 피할수 없는 과제에 대해 시간을 좀 벌어보고자 이러한 불안한 남자일수록
자신보다 나이가 아래인 여자를 여자친구로 하려고도 한다.
허리가 시려서 부드럽고 따듯한 앤은 필요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고 혜어지기 싫은 여자친구지만…
남편..가장..아버지..그리고 결혼함으로서 부과되는 자신이 속한 사회로부터 요구되는 경제적 독립및 책임감은
선뜻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남자로 하여금 결혼을 서두르게 하지는 않을것이다.
사랑은 여자에게 결혼할 수 있는 최고의 이유가 되지만…
남자에게 사랑은 결혼의 의무로 무겁게 다가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가족에 대한 불안감 >
우리의 결혼은....남여 개인끼리의 사랑의 연장선 으로서의 결혼의 개념보다는
가족과 가족.가문의 세를 확장하고 이어나가는 의미로서의 결혼이었던 전통의 결혼관은
나이가 차면 부모님이 알아서 혼처도 혼수도 아예 살집도 마련해 주는
우리나라의 결혼관습으로 굳어져 왔다.
그러나 개인이 행복을 우선시 하는 요즘에는
가문의 영광과 대를 이어나가기 위한 의미의 결혼은 점점 희미해 진다.
자연히 결혼은 두사람의 애정의 결실이 되는 추세인거다…
그런데..우리를 둘러싼 주위환경이 그렇게 식성에 맞게 변하지 않는다.
자신에겐 섹시하고 절대 싫증나지 않을만큼 사랑스러운 아내..
부모님에게는 싹싹하고 일 잘하는 며느리로..
그분들의 손주들도 잘 키워낼만한 굳건한 엄마여야 하는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그야말로.. 일인다역의 역을 척척 소화해 내는 다목적.. 멀티 플레이어 로서의 여자와
결혼을 해야 부모에게도 형제에게도 “장가 잘 갔다.”라는 일종의 칭송을 들을 수 있고
특히 부모님의 만족도를 중히 생각하는 남자의 경우
자신의 행복과 가족을 위하여 이러한 섹시. 덕성. 등등을
두루두루 겸비한 여자를 어디가서 찾는가 말이다.
그러니…
남자이며 동시에 그의 부모님의 아들이기도 한 남자 입장에서 결혼을 한다는 것,
아내를 맞는다는 것은 히딩크 후임으로 국가대표 축구감독을 뽑아오는 것보다
더 어렵고 복잡해서 골때리는 일이다.
나라도 그 어려운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맘에 드는 여자와 가끔 데이트나 하며 사는게 더 나을것 같다.
< 자유의 속박에 대한 불안감 >
꼭 바람둥이라서가 아니다.
이세상 모든 여자를 다 만나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사회에서 용인이 안되는 해괴한 짓을 하고싶어서는 더욱 아닐꺼다.
딱 한여자와 평생을 살면서 절대 이유없는 외박을 해서도 안되고
기분이 좀 캥긴다고 멀리멀리 혼자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도 안되고
돈벌이가 되는 일이 아니더라도 꼭 간절히 해보고 싶은일을 내맘대로 할수는 없다.
아내에게 허락 혹은 보고를 해서 승인이 떨어져야 뭐든 할 수 있고
아내가 원치 않는 곳을 간다거나 아내 몰래 하고싶은 일을 했다가 발각되면 집안이 시끄러워진다.
해만 지면 어김없이 들어와서 밥먹고 잠자고 아침이면 오뚜기처럼 일어나 일터로 가는 생활.
그래야 나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생계가 유지되고 더불어 자신이 존재하게 되는
결혼한 남자의 극히 기능적 입장에서 볼때….
결혼은 누가봐도 속박을 의미한다.
이미 결혼을 하면 남자는 다소간 자유를 잃게 되는거다.
암만 사랑하는 여자가 있더라도 결혼후의 속박된 민족으로서 살아가는
먼저 간 남자들의 발자취에 심히 자극을 받은 남자들은 결혼이란 쇠창살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하긴 ..여자와 함께 한지붕 아래 살고 한이불 밑에서 평생 자는 댓가로
자신의 자유를 담보로 한다는것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 같다.
거기다가 혼자살면 구질하지 않게 문화생활등 그런대로 빠지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재정은
결혼으로 말미암아 식비. 생활비등의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충당되어 삶의 질이 마구 떨어진다.
여기서... 결혼후 철딱서니 없는 울남편의 명언 한마디를 소개하자면….
아이 기저귀 사들고 오면서
“ 내 총각때 같음 이 돈으로 근사한 레스토랑에도 갈텐데…”
시시때때로 남편은 화려한 싱글 시절을 회상하며
결혼 후 생활에 급급해서 계속 떨어지는 삶의 질에 대해 한숨을 쉬었다.
(정말 한방 날리고 싶었지만 인격의 힘으로 참았다.)
그러니….머리좋고 눈치 빠른 남자들은 울남편 처럼 덜컥 결혼하지 않고서도
가히 결혼 후에 벌어지는 자유의 속박등 삶의 여유에 관한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을것이다
사랑하면서도 결혼을 회피하는 남자 .망설이는 남자의 심리.
이렇게 분석해 보니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그런데.. 남자들은 우리 여자들과 째금 다른 면이 있다.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부담스러움과 어려움을 말하면 왕쪼다가 되는 줄 알아서
절대 남들 다 지고 있는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 엄살 부렸다간 안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참 신통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자들이 결혼생활의 불만을 하소연과 눈물 콧물 ..수다꽃으로 피울 때에
남자들은 자신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을 가시 삼키듯 꿀꺽 삼키고 말도 없이 눈만 껌먹인다.
결혼 안한 영리한 총각들은 아마 그 사실...
삼키기엔 좀 힘든 그 가시가 든 결혼에 대해 눈치챈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