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한게임 상대로 3-2 승 첫 연승 기록하며 탈꼴찌 성공
유달리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2012년 바둑리그에서 가장 센세이션한 경기 ‘베스트 3’에 반드시 들어갈 이변이 또 일어났다. 정관장밖에(?) 못 이기는 줄 알았던 꼴찌 SK에너지가 선두 한게임을 격추시킨 것.
‘SK에너지는 5승5패의 김동호가 최다승 선수일 정도로 팀 전력이 허약하다. 반면 한게임은 3명의 락스타를 포함하여 바둑리그에 출전한 8명의 선수 중에 지금까지 단 1명(박경근 1패)만 빼고 승률 5할미만 선수는 없다.
게다가 SK에너지는 주장 최철한이 중국리그 출전관계로 결장했다. 그렇다면 팀 승패는 물어보나마나?
인생이란 것이 승부라는 것이, 그렇게 정해진 코스대로 흐르는 것은 아닌가 보다. 15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에서 주장 최철한이 빠진 SK에너지는 진시영 김동호의 맹활약으로 선두 한게임을 3-2로 누르고 3승째를 확보하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SK, '한판을 이겨도 불안하다' ① 안국현-김지석 ② 김현찬-강병권
한게임은 SK에너지에서 최철한이 빠진다는 것을 알고서 ‘슈퍼락스타’ 김세동을 이번 라운드에는 쉬어가기로 했다. 김세동이 양대 리그를 오가면서 지쳐있기 때문에 한 템포 쉬어간다는 것은 일리 있어 보였다. 그러한 한게임의 넉넉한 작전이 오히려 SK에너지 선수들에겐 자극이 되었을까.
1국에서 김지석은 에이스다운 수읽기가 빛났다. 초반부터 좌변에서 백(김지석)이 봉쇄되는 바람에 사활이 걱정되는 등 김지석의 때 이른 비세였다. 그러나 서로 수상전이 붙은 마당에 안국현이 느슨한 수를 들고 나오자 곧장 김지석은 완력으로 밀어버렸다. 결국 좌상귀 일대가 패에 걸려서 흑 말을 오히려 잡고 말았던 것.
최철한이 빠진 다음 2지명 안국현마저 낙마하자 SK에너지는 광속으로 0-3으로 패하는 상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2국 락스타끼리의 대결에서 김현찬이 강병권을 잡아내며 용케 1-1. 결과적으로 강병권이 오후 2시에 시작된 락스타리그에서 3시간에 걸친 접전을 펼친 후 7시 대국에 임한 것은 무리였다.
●○…진시영 김동호 투혼의 승리 ③ 진시영-윤준상 ④ 김동호-이동훈 ⑤ 김형환-이태현
1-1에서 3국 윤준상(7승3패)-진시영(4승6패) 전. 리그 성적도 성적은 물론이거니와 상대전적에서도 윤준상은 앞서있었다. 그러나 진시영은 바둑리그에서는 지명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조커. 결국 진시영은 전반기엔 1지명 김지석을 이기더니 후반기엔 2지명 윤준상을 내쳤다.
상변 흑의 큰 모양에 흠집을 내려던 윤준상(백)은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강공으로 나선 진시영의 역습을 받았다. 결국 거대한 백 대마가 패가 생길 찰나였으나 이미 팻감은 전무한 상태. 따라서 우하귀를 팻감을 만들기 위해 손을 돌린 사이 우변에서 패를 해소하며 진시영은 ‘에이스’를 잡았다.
2-1로 역전을 당하자 한게임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5국에 등장한 한게임 이동훈 이태현은 3국의 종말을 거의 지켜본 상황에서 등판했기 때문에 자신의 패배가 팀의 패배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고 들어갔다.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까?
같은 3지명끼리의 대국인 4국 김동호-이동훈 판이 결승점이 될 가능성이 컸다. 흑을 든 이동훈은 초반 우변 처리 중 두텁게 때린 수가 완착이었다. 백에게 좌하귀 어깨 짚음을 당하면서 오히려 김동호가 대세를 장악했다. 여기서 이동훈이 간단히 처리하지 못하고 재주를 부리다가 김동호에게 역습을 당했다. 김동호도 결정타를 날릴 수가 있었지만 좌변에서 흑을 선수로 살려주면서 일단 길어졌다.
호사마다랄까. 이번엔 유리하게 흘러가던 이동훈은 우상귀에서 또 한 번 재주를 부리다가, 백의 역습을 받아 우상과 우하 백말을 잡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김동호는 이동훈의 파상공세에 맞서 두 대마를 무난히 수습하며 재역전승을 거두었다.
▲11라운드 2경기까지의 팀 순위 2012 KB한국바둑리그는 지난해 우승팀인 포스코LED를 비롯해 넷마블, 신안천일염, Kixx, 티브로드, 한게임 등 지난해 참가팀 6개팀과 롯데손해보험, SK에너지, 정관장 등 3팀을 더했고 '스마트오로'가 마지막 제10구단으로 합류하며 역대 최다 10개팀으로 출범했다.
한국바둑리그는 이전의 '2일 1경기'를, '1일 1경기'로 변경해 속도감을 크게 높였으며, 매 경기는 매주 목,금, 토, 일 저녁 7시(1, 2국) 저녁 8시(3국), 밤9시(4, 5국)에 동시대국으로 펼쳐진다. 모든 대국은 40초 초읽기 5회. 2012 KB 한국바둑리그 규모 역시 역대 최고 40억이다.
한국바둑리그 정규리그는 10개팀 더블리그(18라운드)로 총90경기(대국 수 450국)가 벌어지며, 순위는 팀 전적(승률)→개인승수→승자승→동일팀 간 개인승수→상위 지명자 다승 순으로 가린다.
10월 말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상위 4팀이 스텝래더(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확정하게 된다.
한국리그의 모든 경기는 바둑TV에서 방송 생중계로 진행하며,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중계한다. 오로바둑 어플로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관전할 수 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하면 사이버오로 바둑리그 홈페이지에서 바둑리그 순위, 팀 선수, 대회 일정, 뉴스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다.
▲ 김지석은 안국현의 느슨한 행마를 받아치며 초반 낙승
▲ 락스타끼리의 대결. 김현찬 승
▲진시영이 윤준상을 잡았다. 가장 값진 한판승!
▲ 김동호는 이동훈의 막판 대공세를 막아내며 신승
▲ 이태현-김형환. 이태현 승
▲ 1승 김현찬
▲ 2승 진시영
▲3승 김동호
▲여유가 느껴지는 초반 한게임 검토진
▲ 3국에서 진시영이 분전하자 표정이 밝아진 SK에너지 검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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