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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영화감상: 내 아내의 모든 것
아현 추천 0 조회 433 12.06.23 08: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영화감상: 내 아내의 모든 것 All About My Wife

아현 이재관

 

 

졸업생들이 “영화나 보자”며 연락해왔다. 집안의 우환으로 고전하는 나를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자 하는 마음인가 보다. 오랜만에 사제 간 3인이 나란히 앉았는데 K박사가 신상품을 꺼내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삼성 갤럭시 노트라던가. 아무 데서나 인터넷이 되고 자유자재로 필기와 색칠 그림 그리기를 하고 금방 저장도 한다. 세상 참 좋아졌다. 다음날은 치과에 다녀왔다. 치과도 재료와 기술만 많이 발전한 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의 대화기술이 눈에 띄게 달라져 훨씬 자상하게 말을 해주며 치료를 한다. 신경을 긁고 뼈(치아)를 깎아도 상쾌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기술발전이 좋은 의미의 인간 변화까지 촉진하는가 보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바로 그런 점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 부부는 이혼 직전의 갈등을 겪고 있다. 그 쓰라린 이야기를 눈물 짜는 처량함이나 비극이 아닌 코믹 로맨스로 자연스럽게 엮어낸 솜씨가 놀랍다. 과거 국산영화는 울고 짜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가. 이젠 아니다. 싸움도 화해도 재미있게 여유 있게 한다.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의 핵심에 두 가지 요소가 자리 잡고 있다.

 

첫째 핵심은 달라진 여성이다. 남자를 압도하는 뱃장과 달변과 확고한 철학으로 일상을 주도하고 헤쳐 나간다. 모계사회의 옛날 솜씨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남자들이 오히려 순진하고 멍청한 모습이다.

 

둘째 핵심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게임 전문가들은 게임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의 특징을 꼭 집어서, “이미지가 본질을 결정한다.”라고 한다. 이 말의 참 뜻을 이 영화에서 마음껏 체험해볼 수 있다.

 

영화감독이 이 영화에서 애써 부각시키려고 하는 이미지의 예를 들어보자.

 

 

두 사람이 일본에서 처음 만나던 날 심한 지진이 있었다. 식당의 한 테이블 밑에 우연히 둘이 들어가 숨어 떨다가 서로 가까워진 것인데 (위 사진: 처음 가까워진 식당 테이블 밑), 그 후로도 지진이나 지진과 유사한 진동을 느끼면 주인공 연정인은 심리적 공황(쇼크) 상태에 빠지게 된다. 영화의 끝부분에서도 두 사람이 화해하고 사랑을 재확인할 때 휴대폰의 진동음이 울려 효과를 극대화한다. 지진과 휴대폰의 진동은 차이가 크지만 이 영화에서는 같은 이미지로 쓰여 호소력을 보강해준다.

 

또 다른 이미지 예로는 등장인물들의 코믹한 제스처를 들 수 있다. 자기 아내를 이웃 바람둥이에게 넘기려고 하는 남편 이두현, 그 바람둥이 장성기, 라디오 PD 등의 몸짓과 말투는 진정한 개그다. 긴장할 새도 없이 크게 당황하는 인간의 진실한 모습이다. 아무리 상황이 심각해도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할 만큼 수준 높고 산뜻한 개그 시리즈를 맛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 생활의 곳곳에서 그와 같은 유머로 “이미지가 본질을 결정”하게 하여 우리 삶을 보다 밝게 장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삶의 본질이 꼭 심각한 철학이나 윤리로부터만 나오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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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 한국 | 121분 | 개봉 2012.05.17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연정인), 이선균(이두현), 류승룡(장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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