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울산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 대응 마지막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결론은 `울산시에는 사업을 중단시킬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민선 9기 울산시는 이 사업을 중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 타당성을 따져 본 결과 중단이 옳은데 합법적으로 중단시킬 방법이 없는 셈이다. 울산시는 우선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순차적으로 중단할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보다 더 어중간한 태도가 없을 것이다. 사업이 이미 일부 진척됐고 중단할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현재로선 대응하는 방법이 세 가지다. 원안대로 추진하든지, 설계를 일부 변경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아예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민선 9기 울산시가 트램 효용성에 이의를 제기한 만큼 원안 추진은 사실상 어렵다. 또 트램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점을 고려하면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 당초 건설로 인한 교통 혼잡과 다년간의 시민 불편 등은 `대토목사업`의 그늘에 가려 뒷전으로 밀린 측면이 없지 않다. 적절한 교통 대책을 세밀히 마련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갑자기 계획이 발표됐고 새로운 교통체계가 마련된다는 사실에 너도나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중단은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당장 사업이 중단되거나 변경되면 2천억 원 이상의 국비를 반납해야 한다. 게다가 노면 설계ㆍ트램 차량 주문 등에 이미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사업이 중단되면 100억 원 이상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시공사, 차량 제작사 등과 체결한 계약을 파기해야 상대방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트램 1호선 전 구간 설계를 마친 시공사와 이미 차량 제작에 들어간 현대 로템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예상되는 피해액을 모두 받아내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기본 구도를 유지하되 일부 수정하는 방법이 남아 있다. 노선 길이를 단축한다든지 트램형을 바꾸는 방법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울산에 대중교통 대체 수단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앞서 역대 시정이 트램을 추진했던 것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사업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효율성 있게 추진하느냐이다. 특히 민선 8기 주요 사업이기 때문에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교통의 백년대계를 위해 유연하게 일을 추진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