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다시 지리산 화대종주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겨울과 봄 사이
1무1박 3일의 여정으로 이미 지리산 화대를 다녀오긴 했지만
3년전 8월에 못다했던 화대종주가 늘 숙제처럼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클럽 선후배와 은주와 토끼 친구
그리고 타클럽 회장님
7명이 일행이 되어 죽전에서 버스를 타고 화엄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새벽이라 부를 수도 없는 한밤중 1시 30분
다들 깊은잠에 빠져있을 시간이지만
그 곳은 미친(?) 사람들로 북적북적 활기차고 생기가 넘쳐난다
2시
모두 다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저다마 설레이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화엄사 입구까지 빠른 걸음을 걸으며 하늘을 보니
오랜만에 보는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별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이쁘다...하지만 마음이 바쁘다
세 번째 올라가는 화엄사에서 노고단길
가파르고 힘들다
다행인건 깜깜한 밤중이라 그저 앞만 보고 가느라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이 얼마나 힘이 들지 모른다는 것...
그저 걷는다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온 몸은 땀으로 샤워를 하고
코가 땅에 닿아 코재라 불리는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서니
무넹기다
무넹기 도착 04 시 2시간 소요
3년전 여름 보다 10분이 늦었다
노고단 대피소에 가니
역시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잠시 헤어졌던 은주와 다시 만나 약간의 간식을 먹고 출발
..... 이런 사진을 올려도 되는건지....몰골이...ㅜ.ㅜ....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 하는 먼 길
서로 힘이 되어주고 같이 가면 좋으련만
금새 헤어져 혼자가 된다
가다 보면 만나지겠지....
임걸령 도착 05시 10분
샘터로 내려가 물백과 생수병 2개 가득 물을 채우고
잠시 기다리다 그냥 발걸음을 옮긴다
삼도봉 도착 05시 51분
인증샷 찍고
채비를 다시 하고 있는데 먼 산에서 해가 떠오른다
다섯번 째 지리산행중 처음으로 만나는 일출이다
사진찍고 썬크림 바르고 헤드랜턴 넣고 썬글라스 꺼내고
간식 조금 먹고 물마시고 하느라 10분 정도 지체한다
사진 찍고 있는데
배탈이 나서 뒤쳐졌던 클럽 후배가 나타나 같이 동행이 되었다
혼자 가는 길보다 더 든든하고 힘이 된다
조금 더 가서 클럽 선배님이 또 짠~ 하고 나타나 셋이 동행이 되었다
이 후부터 세사람이 앞서거나 뒷서거니 하면서 끝까지 함께 했다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하니 07시 29분 화엄사 주차장에서 5시간 29분이 걸렸다
(목표했던 시간보다 30분이 오바되었는데 30분이 빠르다...고 잘못 인식...ㅡ.ㅡ;;)
한참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다
물을 보충하기 위한 줄도 길다랗다
임걸령에서 식수를 충분히 보충했기에
단팥빵 한개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고 (식사도중 야광이 만나 인증샷 한 장 찍고)
시간 착오를 깨닫지 못하고
10여분 가까이 여유를 부리다 출발했다...
벽소령대피소 도착 08시 37분
연하천에서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셋이 함께 오다
또 다시 볼일을 보러 뒤쳐졌던
후배와 다시 만나고
잠시 자리를 비웠던 국공직원이 돌아와
복숭아 통조림을 하나 사서
셋이서 나눠먹고 다시 출발
선비샘에서 잠시 물보충하고
늘 운무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천왕봉을 찾아보세요
오늘은 희미하게 나마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벽소령을 지나 거의 일행처럼 같이 오던 두 아가씨가 이 곳에서 더는 못간다고
바위에 벌러덩 눕는데...그 유혹이....
벽소령에서 세석까지의 길
개인적으로 참 지루하고 힘들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무한 반복으로 지루함과 피로감이 급격이 몰려오는 코스
영신봉 도착 10시 31분
세석으로 내려가는 길
약밥 두 뭉치를 거의 뛰다시피 걸어가며 먹었다
천왕봉까지 12시 도착이 어렵다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던 연하천을
30분 일찍 도착했다는 착각을 하고
머리속엔 내가 어디에서 왜 늦어져 버렸을까...생각으로 먹으면서도 복잡하기만 하다...ㅡ.ㅡ;;
지리산 대피소중 가장 좋아하는 세석대피소
시간이 여의치 않아 먼발치에서만 보고 지나가기로 한다
촛대봉 도착 10시 53분
촛대봉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의 길
지난 겨울 지리산행 때
흰 눈이 펄펄 내리던 곳이다
탄성이 절로 나던 이쁜 풍경을 보여주던 장소가
눈이 없어도 기억난다
아..여기구나...이 곳이었구나..
그러나
지난 추억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현재의 힘겨움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힘들다....
장터목 도착 11시 40분
잠시 숨을 고르고
먼저 도착한 후배가 내민 이온음료 한 캔을 원샷하고
물을 보충하고 천왕봉에 오른다
가파르고 힘겨운 길이다
뜨거운 햇살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기도 하다
천왕봉에 이르기 바로 전
대회 주최측에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이 계셨다
사진을 찍어주시고
대원사로 가십시요~~ 한다
천왕봉 도착 12시 27분
30분이 넘으면 컷 오프 당하는건데 간신히 통과...ㅎ
정상석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상석에서의 인증샷은 포기 하고
정상석 아래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먼저 도착한 선배님과 후배를 만나
아주 잠시 휴식 후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이제 거의 내리막길이니
좀 수월하겠지...
지난 겨울 하산때 즐거웠잖아....
가파른 내리막을 넘어지듯 내려와
다시 올라선 중봉
아직까지는 쌩쌩하다...ㅎ
이 곳에서 후배와 사과를 나눠먹고 양갱이와 육포도 먹고
기운을 북돋은 후
제한시간 내 골인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열심히 열심히
종종 걸음으로 뛰고 걷고를 반복하여
치밭목 대피소 도착 오후 1시 59분
후배가
그냥은 도저히 못가겠다고
매점에서 백도랑 이온음료를 사와서 먹자 하고선
도저히 못먹겠다고 백도를 혼자 다먹으란다
꾸역꾸역...그러나 맛있게 다 먹고
지루하기 그지없는 하산길 출발
길도 아니고 계곡도 아닌
너덜너덜한 길을 내려오는데
저절로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온다....
후배 보기에 창피해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ㅎㅎㅎ
배터리 교환하다 놓쳐버린 gps를 잡지 못한 트랭글도
잠이 들어 버려서
약간의 오차가 있기는 하지만
500m 마다 상냥하게 일러주던 아가씨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으니
얼마만큼의 거리를 왔는지 알 수가 없다
1키로쯤 왔나 싶은곳에 서있는 이정표는
그 반밖에 오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이젠 무릎도 아파온다
점점 더 심하게
뛰어도 걸어도 아프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아주 위험하지만 않으면
종종걸음으로 뛴다 ...계속해서
가도가도 끝없는 길 삼만리...보다 더 긴 길을 내려와
유평마을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3시 50분
지금부터 뛰어가도
제한시간내엔 들어가기 힘들다....며
후배와 나를 제한시간내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끝까지 애쓰시던 선배님이
그냥 걸어가자 하신다
뛸 힘도 없다...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길 옆 계곡에서 놀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아~~ 나도 저기 들어가고 싶어~~~
지리산이 처음이라는 후배는
오산이 더 어렵다 하는데 누구야~
화대가 훨씬 힘들다~ 내 다시는 지리산에 안온다~~
서로 같이 오자했던 선,후배님
둘 다 왜 오자 했느냐...난리다...ㅎㅎ
대원사를 지나고
그래도 걸어서 들어갈 수는 없어
조금만 뛰자 하고 가는데
그 길도 만만치 않다
굽이굽이 모퉁이를 몇 개 돌고서야 나타나는 대원사 주차장
골인점이다
비록 제한시간을 넘기기는 했지만 골인 아치를 환하게 웃으며 들어갔다
14시간 17분
기록은 했지만
제한시간 오바라고 기록증은 안준다 한다....ㅡ.ㅡ;;
기록증은 없어도 된다
내가 나의 증인이니까~~
그리고
완주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숙제 끄으읕~~~~~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자꾸만 왜 17분을 어디에서 어떻게 했길래 오바가 되었지...???
카스 댓글에 사진만 안찍었어도...라고들 하셨지만
꼭 그런건 아닌거 같고....
이제 5일이 지나
여기저기 쑤시던 근육통도 잠잠해지고 하니
스멀스멀 17분에 대한 아쉬움이....
헐~
이래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하나부다~~~ *^^*
첫댓글 가입한지 일년도 넘었는데 늘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인지라
그 오명을 벗고자 다른 곳에 올린 화대종주 후기를 스크랩해왔습니다
이해하시고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저도 다녀왔는데요...서로 시간대가 달라서 한번도 못뵌것같네요. 사진보니 즐기면서 달리신듯합니다^^
반갑습니다~~^^
지리산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더 반가웠을텐데...ㅎㅎ
남자부 1등이 7시간 59분이고
여자부1등이 9시간대던데 기회가되면
저도 도전해보고 싶네요
지리 3대종주중 나머지 두개도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꼭 도전해 보세요~~ *^^*
근데 두 개 종주가 어떤건지...ㅎ
@성주 J3 곧 지리 3대종주
화대 지리태극 지리왕복임다.
ㅎㅎ 뛰어 가신듯 하면서도 기록 보니 아닌듯 하고
저도 한때는 8시간대에 화대,왕복은 10시간대
지금은 화대 16시간대에 ...
인물사진이 아주 훤하구요 첫 산행기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자주 올려 주십시요
방장님은 지금이 더 빠를 듯 한데
옛날은 더 빠르셨다고요?
짐보다 빠르면 을매나 빠르셨다는 건지 ㅎ
뛰다가 지쳐서 완주도 못하면 어쩌나 싶어서 천왕봉까지는 그냥 걸었습니다
편안한 길에서만 조금 뛰는 척만 했더니...결과가 그리 된것 같아요..ㅎㅎ
재미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날라붓네유
저는 3년전 동료 8명하고 화대종주로 종주에 처음 입문햇는데
그때 기록이 19시간ㅡ
그것도 20시간 넘어갈거 같아서
중봉에서 대원사까지 뛰어갔고 ㅎㅎ
그 이후로 화대는 기회가 없어서 못해봤는데 기회가 주어 진다면
이번엔 뛰지 않고도 옛날 기록은 나올 듯도 합니다ㅋ
요즘은 남한산성 마천동에서 시작해서 경기도 광주의 엄미리고개를 지나 용마산ㅡ검단산ㅡ팔당대교를 지나 예봉산ㅡ운길산 코스로 한 번정도씩은 몸 점검차 가끔 합니다.
수고 많으셨고 첫 산행기 멋지게 올리셨네요.
3년전이면 저도 처음으로 화대 도전해서 일행이 발목을 삐어서 중산리로 하산했었는데...
어쩌면 그 때 산길에서 뵈었을지도 모르겠네요..ㅎㅎ
반갑구 감사합니다~~~ *^^*
산악마라톤이라서 그렇지 화대14시간대면 엄청 빠른 기록이네요..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담에 한번 더 도전하시면 17분은 충분히 당길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는 대회 참석으로는 지리산을 가지 않겠다 했는데...
그 17분의 아쉬움이 좀처럼 가시를 않고 있네요...ㅎㅎ
와 잘하셨구만요. 전 천왕봉을 300번 넘게 산행했어도 올 6월 16시간에 화대종주 완주했어요. 참 전 풀코스 마라톤 100회 완주도 3월에 했구요,..
여성기록으로 대단힌 일 하셨구만요. 축하합니다.
와~~천왕봉을 300회...풀코스 100회...대단하시네요~~~
하마 딱 폼이 예사롭지 않으신데
작정하고 뎀비면 훨씬 더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실듯해요~
여유도 즐기시고 속도도 내다가..잼나게 완주하셨군요ㅎ
에효..전 세월아네월아 20시간 걸려서 해서인지
힘들었던 순간은 하나도 기억에 없고
고왔던 풍광과 즐건 에피소드들만 떠오릅니다
소풍같은 장거리입문이었지요~^^
정식으로 다시 도전해보고픈 마음이 생기네요..
매번 갈때마다 늘 운무에 가려있던 지리산이 모처럼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시간에 쫒기느라 제데로 본게 하나도 없네요..ㅎㅎ
도전 해보세요~~ *^^* 나름 또 다른 제미와 추억이...ㅎㅎ
수고 했습니다 기록에 연연하시지 마시고 무사완주 하신데 맘에 위로가 되어서면 합니다 핫~~팅 즐감 하고 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
포스가 딱 각이 나오십니다~~
예사롭지 않아 보이시고 늘 운동으로 단련 하시는분 같으신데요...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감사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나고 보면 힘들었던 순간 순간도 다 즐거움이 되기는 하지요~~~ ㅎ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즐기면서 화대를 다녀오신 듯 합니다.
즐감합니다.
즐겁게 힘겹게 다녀왔습니다~~~ *^^*
저도 그날 노고단 고개를 2시간에 오르고 치밭목 대피소부터 달리다 넘어져 무릎 부상으로 골인점까지 걸어서 완주했는데요 저와 골인시간이 거의 비슷하네요
화대완주 축하 드립니다.
저보다 조금 더 앞서 가신거 같네요..ㅎ
이 곳에서 어느님 화대종주 산행기 댓글에서 무랑골님도 참가하신다는 글을 보기는 했는데
뉘신지 당췌 알 수 가 없어서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ㅎ
시원하게 한바리 하셨네요~ 즐거워 보여 더 보기 좋습니다.
네~ 매 순간순간이 즐겁기는 했습니다~~ *^^*
일출이 시작되는 삼도봉에서의 포즈 압권입니다
건강하게 잘 단련되신 몸매와 미소 엔돌핀이 돌게 합니다 ㅎ~
무탈하게 잘 완주해내심을 츄카합니다
앞으로도 힘차고 조은 산행기 마니 기대할께욧~
지리산에서의 일출은 처음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완주를 축하합니다. 기록 보다는 완주가 중합니다.
저두 완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늘 기록을 목표로 하는 운동 마라톤을 해서 그런지...그 기록에서 자유로워지지가 않네요...ㅎㅎ
고생 많이하셨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
미소가 해맑은 성주님, 화대주 빠른 시간에 완주 하셨는데, 컷 아웃에 걸리셨군요리세요.ㅇㅅ 老 松
17이라는 숫자가 발목을 잡으셨군요,,, 내년에 다시 한번 더 하시죠,
내는 언제 산에서 한번 뛰어보나... 기록이라는 말톤을 하시니,
시간에 항상 억매여 자유롭고 편안하지가 않겠네요, 늘 열심히
화성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