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쓸 글은 저번 '설문'에 이어서 두번째 글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역사와 역사학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종종 역사교육에도 역사와 역사학의 '그것'을 요구하는 듯 합니다....
역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말을 많이 합니다...
더불어 역사교육도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많이 요구하고 강조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역사와 역사학, 역사교육은 엄연히 각각 다른 개념들입니다....
역사는 정말 객관적으로 쓰여져야 합니다...중립적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역사입니다...
역사학은 그 객관적인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일어난 사실 그대로'라며 객관성을 강조하지만
사실 '역사학의 역사'를 보면
역사학만큼 특별한 목적을 위해, 즉 권력을 위해 봉사하는 학문도 없습니다....
역사교육은 기본적으로 목적이 '교육'입니다
궁극적으로 교육이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이렇게 셋은 같은 듯 하면서도 다릅니다...
주로 '자고로 역사란 말야...'라면서 쉽게 얘기하지만
이 세가지를 동일한 개념으로 도매금으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럼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밑에 글들에서 보면 이미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한국인들이 역사를 싫어하는 것은 외세나 특정인의 사주나 의지라는 말도 나오는데...
적어도 한국인은 역사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또한 특정인의 사주나 의지에 의해서 호불호가 정해지기엔 그렇게 만만한 사업이 아니죠...
그럼 왜 그럴까요?
이개념에 대하여 세 가지를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먼저 교육은 의무일까요? 권리일까요?
'의무'교육이라고 합니다...왜 국민의 의무에 교육이 들어갈까요?
그것에 대한 답은 글을 풀어나가면서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교육은 '권리'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위의 만평은 조선일보 6.25일자 만평입니다...
저 만평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6.25가 언제인지도 몰라! 참 큰일이다...한심하다....한심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되실겁니다...
애당초 만평이 바라는 것도 그런 반응이겠죠....
그러나 바꿔놓고 생각해봅시다....
6.25가 언제 터졌던지 그것을 아는 것이 현실에서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한때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미국을 건국한 대통령이 누군지 잘 몰랐던 거죠...
이에 많은 사람들이 개탄을 했습니다
"조지 워싱턴을 모르고 어떻게 미국인이냐!!"
그러나 그것에 대한 반대반응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또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게 어때서? '민주시민'이면 되지"
여기서 역사를 안다는 것은 조지워싱턴을 알고 모르고가 아닙니다...
핵심은 조지워싱턴이 '왜' 추앙받고 그를 위대하다고 하는 '의미'를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위의 만평도 마찬가지 입니다....
중요한건 6.25전쟁이 언제 터졌고 북한군은 몇명이고 한국군의 주력무기가 뭐고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6.25전쟁의 의미와 인과관계입니다....
역사교육이란 '역사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교육이란 '역사적 사고'를 습득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번 글에서 유자儒者에 대해서 언급했는데요...
역사적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은 현대사회의 유자들일 뿐입니다.....
도대체 프랑스 대혁명이 몇년도에 일어났는지가 왜 중요한가요?
세종대왕 한글창제가 몇년도인지 아는게 현실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그 지식 자체는, 지식 하나만으로는 '죽은 지식'에 불과합니다....
나아가 그런 '현실에 쓰잘대기 없는' 지식이 많음을 자랑하고
타인이 지식이 없음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유형중에서도 최악의 유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교육이란 그런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가 암기가 아니라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그러나 '개탄스럽게도' 한국의 역사교육은 유자들을 양산하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역사교육'이 아닙니다....다만 '시험준비'일 뿐입니다....
한국인들이 역사를 싫어한다는 것은 이때문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역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교육'에 질린 것이겠죠....
한국인들은 역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뿐입니다....
현실에 전혀 쓸모가 없는 지식을 억지로 주입시키는데 그것이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역사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 자긍심따위가 길러질리 만무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런 교육을 해왔고
그런 교육에 의해서 그것을 '역사'라고 생각하니
역사는 암기과목에 불과하고 '재미없는' 과목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왜?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이쯤에서 세 번째 질문을 하겠습니다...
국사책은 국가가 써야할까요? 어중이 떠중이가 쓰면 안되는 걸까요?
여기에 대부분의 대답은
"에이 아무리 그래도 역사는 '아무나' 쓰면 안되지"
'왜?'
'역사는 중요하니까'
역사가 왜 중요할까요?
그것은 앞서 말했듯이 역사학만큼 권력에 봉사하고
또 그만큼 효과적인 학문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역사가 중요한건 '누구에게' 중요한 겁니까?
바로 이런 이유에서 한국의 교과서는 '국정 교과서'이며
그것도 1종 교과서입니다....
전세계에 좀 알려진 나라치고....
국사교과서를 국가에서 내는 나라는 딱 2개있습니다...
영광스럽게도 그 두 나라는 모두 한반도에 위치해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입니다...
일본의 후쇼사 교과서를 많이들 걱정합니다...
그러나 그 걱정은 어디까지나 '한국의 입장'에서의 걱정입니다...
물론 후쇼사 교과서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쓰레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교과서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8종류의 교과서를 가지고 있고....
후쇼사는 그중 하나일 뿐이며..채택율은 0.04%에 불과합니다...
한국에는 국가에서 출판한 1가지 역사교과서가 있을뿐입니다...
한국인이 후쇼사를 걱정하는 것은 일본도 자신들과 똑같을 것이라 생각해서 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한국의 역사교과서는 엄청난 '세뇌' 효과가 있다는 것이고...
사람들도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놈'이나 쓰면 안되는 겁니다....
홉스 본이라는 친구(제 친구 아님-_-)가 한 말중에
invention of tradition='전통'의 발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일종의 '사실'의 연결입니다...그 연결을 'Story'라고 부르죠....
'역사서술의 허구성'이라는 것은
역사가 허구가 아니라
바로 이 '사실의 연결고리', 즉 스토리가 허구라는 뜻입니다...
사실을 모아서 나열한것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누가 이런 허구를 만들어서 '전통'을 '발명'해내는가?
그것은 반드시 누군가 이득을 보기 때문이며 반드시 범인이 있습니다....
Canon이란 정전正典입니다...
이것은 그대로 믿으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cf: 성경=바이블)
그러나 학문과 교육에는 '예외없이' 정전canon이란 '없습니다'....
canon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한 '독재정권'입니다....
생각해보세요....
4천만 한국인은 한가지 질문에 한가지 답만합니다....
고딩이나 중딩때 풀어봤던 역사시험을 떠올려봅시다....
백제의 멸망원인은? - 의자왕의 폭정
고구려의 수당전쟁의 의의는? - 민족의 방파제
거북선을 만들고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장군은? - 이순신
공자의 핵심은?-인
맹자의 핵심은?-덕
순자의 핵심은?-예
묵자의 핵심은?-애
삼국통일을 순서대로 쓰시오
660-백제멸, 668-고구려멸, 676-신라삼국통일완수(+8의 법칙...)
지금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지만...적어도 저는 저런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삼천리팔도강산중 절반의 젊은이들은 모두 같은 '답'을 배우고 자랍니다....
다른 '대답'은 '답'이 아닙니다....
역사와 역사학이라는 학문자체의 성격은 '절대'를 부정합니다...
기본적으로 다른답도 있지 않아? 라고 딴지를 거는 것이 역사학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역사만 역사다'라고 하는 것은 파시즘에 다를 것이 없으며
직접적으로 행해지는 지적 폭력으로 그것이 군국주의적인 교육이며
'의무'교육인 것입니다....
(애당초 '교육'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프로이센의 계몽군주 프리드리히 때 나온 말입니다...
당시의 '교육'과 현대의 교육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그러나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도
왠지 있습니다....)
그럼 이런 의무교육과 canon을 강요하고 전통을 발명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그것을 밝히는 것이 역사학이 해야할 일입니다.....
역사를 두고 '가능성의 한계'(limit of possile)을 밝히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역사에 '절대'는 없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인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환빠같은 경우에는 당시에 '할 수 있던' 가능성을 넘어갔기 때문에
인정되지 않는 겁니다...
2차대전에 라팔이 뜬다거나 삼국시대에 기관소총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는 것은
'가능성의 한계'를 벗어난 의견이니까요....
역사라는 것은 이런 가능성의 한계내에서 역사적 범죄자를 잡아내는 일종의 탐정과도 같은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역사교육이란 역사가나 학자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하는 것이 아니며...
시시콜콜한 과거의 일들을 암기시키려는 것도 아닙니다....
학생들로 하여근 역사적사고, 즉 역사를 일련의 과정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
'변화'와 '인과관계'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라는 단어를 쓸 때에는
역사학과 역사교육, 그리고 역사 자체에 대한 구분과
역사라는 것이 품은 의미를 스스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불쌍한 유자가 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글에서 또 뵙죠^^
여담:
제 은사분 중 한명이신 한 교수님은 '안다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1분안에 얘기하라면 1분안에 얘기할 수 있고
4시간에 얘기하라면 4시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요근래 이 말을 통감하는게...-_-
둘 다 잘 안되서...-_-;;
짧게 요약하지도....그렇다고 겁나 세밀하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가를 안다고 표현하는 것은 참 힘들군요...-ㅅ-
그래서 저도 배우고 있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관계로...그래서 이렇게 글을 질질 늘려서 쓰고 있습니다....;;;
덧붙여 제 역사관은...
역사는 일종의 거대한 data입니다...
데이터 자체에는 아무 의미가 없죠.....
데이터가 의미를 가지려면 자신이 스스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데이터 자체를 신격화하고 최고라고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울 것입니다...
데이터의 참거짓을 증명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에 너무 얽매이는 것도 곤란하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역사란 그런 것입니다...
자신이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김춘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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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손을 얺고 고민을 해 봅니다....과연 한민족참역사를 알기전과
후의 나의 의식과 행동에 어떠한 변화가 왔는가를.........................!
한민족참역사를 지식으로 습득을 했는지, 마음으로 습득을 했는지를..!
한번쯤 시간을 갖고 깊이 생각을 해 볼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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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감 한표...추가..^^ !!!
음~~흠~~~학창시절 역사가 맥없는 수업시간이었으나..., 이곳 참역사에서 배운 진실된역사는 밤샌는줄 모르고 잼나게 배워나가던 최근 몇년이 되돌아 보아집니다. 그리고 이 참역사는 내정신에 들어와 전세계 어느곳을 가도 모든 사람들을 어여삐여기게 하는 무의식이 절로 생겨나게 한 경험을 갖고 있읍니다. ^^
cocosato 님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하셨네요...그리고 훌륭하십니다.......홍익인간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한민족의 혼입니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의 실천을 하시는 cocosato님의 경우는 best case 라고 할수가 있읍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그런의미에서 나이와, 성별을 떠나 cocosato님이 존경스럽습니다....고맙습니다..꾸 벅.....^^
새로운 측면에서 접근해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예, 주신님...글을 올린 의도를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_^
남의 나라 건국시기와 위인들은 잘도 알면서 정작 자신의 나라의 건국시기와 위인들은 모르는 우리나라 도대체 그들은 어느나라 국민들이란 말인가
참 좋은 글입니다. 추천 한 표.
무엇인가 마음이 통한것 같은 분이시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가슴에 손을 얺고 고민을 해봅니다...한민족 참역사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의 나의 의식과 행동의 변화는 무엇이었나를 한번쯤...깊이있게 고민을 해 볼만 하지 안을까 합니다....감사 합니다...^^
역사적 사고라는 말 감동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우리의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진서짱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역사는 우리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설정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뭔가 조금 답답했던 가슴이 열리는듯한 느낌입니다~좀더 마음을 열고 열린 그 마음으로 역사에 다가가야 겠네요......
홍익인간 정신의 개개인의 실천....이것만이 암울한 인류 미래의 희망이라고 봅니다....^_^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의식이 안바뀌면...................ㅎㅎㅎ...말짱 도루묵이 되는겁니다......민족 우월주의나 국수주의[國粹主義] 에 빠지면 더 큰일이고요...그래서 항상 반성과 경계가 필요합니다...한민족이 세계를 이끌 원동력을 상기 하셔야 됩니다......이것도 하나의 명분입니다...한민족이 앞으로 세계를 이끌 원동력인 홍익인간 정신...이의 실천을 통한 모범을 보이진 안으면......입만 살은게 되는 거지요....거창하게 보지말고 가까이서..내 가족부터..내 이웃부터 ... 서로 사랑하고, 양보하고,,도와 주고,..하면...대한민국은 세계에 우뚝서는 것입니다....저의 생각..^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