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의 호수 섬
나는 이제 일어나 가야지, 이니스프리로 가야지,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발라 거기 작은 오두막집 하나 짓고 아홉 콩이랑, 꿀벌통도 하나 가지리 그리고 벌이 붕붕대는 숲속에서 홀로 살리.
그럼 나는 좀 평화를 느낄 수 있으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으로 방울져 내려오기에,
거기 한밤엔 온 자취 은은히 빛나고, 정오는 자줏빛으로 불타오르고
저녁엔 가득한 방울새의 나래 소리,
나는 이제 일어나 가야지, 왜냐하면 항상 낮이나 밤이나 호숫물이 나지막이 철썩대는 소리 내게 들려오기에. 내가 차도 위 혹은 회색 보도 위에 서 있을 동안에도
나는 그 소릴 듣는다 가슴속 깊이.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이니스프리. 이 단어는 이제 지구인 모두에게 이상향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 말만 들어도 평화와 안식을 느낀다. 하지만 실재하지 않은 섬이다. 시인 예이츠가 런던에 살면서 고향이 그리운 마음에 시를 쓰면서 만들어낸 가공의 이름이다.
실제 모델은 아일랜드 북서부 항구도시인 슬라이고 근처의 작은 섬 ‘질 호수 섬 Lough Gill'. 그런데 이 시로 하여 그곳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하니 이 또한 문학의 힘이다. 사는 일이 찌뿌둥할 때는 이런 시를 읽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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