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니가 못 봤다구 나도 못봐야 하는겨.
호수를 한바퀴 돌았다.
머문자리 들어왔다면 기본이 삼십분이다.
이곳 만큼 정이 들은 물건 있나..ㅎㅎ
덕분에 호수 한바퀴만 돌고 왔다.
사분의 일지점 쯤.. 바로 곁에서 제법 크게 풍덩거리는 소리가 난다.
눈길이 가서 보이
바로 풀 밑에서 제법 큰놈 꼬리가 보인다.
흙갈색이다.
어머. 크네.. 가물치인가보다.
옆에 아짐
나는 안보이는데.
세상에나 풍덩소리에 봤더니 꼬리가 잉어랑 다르네.
여보슈 아짐마
당신 못봤다구 나도 못봐야 하나.
이리 말했다간 안그래도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억양에.. 또 시비거나 하고 기분나빠할 것 같아.
하마.. 입 다물고 가는데
그래도
이 좁은 소가지에 니 분도 참 속좁은 여자라우.
2. 그녀에게서 짙은 야생의 장미향이 난다.
첫애놓고 몇달만에 큰싸움나다.. ㅎㅎ..
전날저녁 현관에서 나던 철부지 애아빠 소리가
담날 새벽에서야 술걸친 모습으로 들어온다.
글구 오전 11시경 깨어났는데
또 어제 그 술동지랑 이슬이를 편다.
마시고 또 자는데.. 이력이 나기도 하겠지만
봄이었던거만 기억난다. 자주 고장나는 보일러 땜시
보일러실 가서 전선을 혼자서 접지시켜봐도
잠깐 난방이 되는듯 이내 작동금지가 되는 것을
저래 자는걸 못깨우고 하마 깨어나길 기둘렸다
다섯시가 넘어서야. 저 동지도 자기네 집에 가야지
인제 일어나라. 보일러 고장인데 손봐달라고 한것이
돌아오는 답이 '니가 못하는걸 내가 어찌하나..'
' 너 그러면 내가 널 어찌 믿고 사나'
'이혼하자..'
나중에는 이 이혼소리를 누가 먼저 했니 땜시 또 시비가 생기고
그 추위에도 애랑 기둘리고 혼자 별짓 다하던 새댁이도
홧김에 난생첨.. 술동지가 있던지 말던지
하늘대접받고 싶어하던 서방 뺨에 손찌검을 했다. 여자가 억세다고만 할 수 있을라나.
남자라고 문밖으로 완력으로 밀어낸다.
낯선곳을 아는이 없는곳을 서방이라고 쫓아 살고 있는데
하는 짓이 고잣. 술 퍼마시고 애랑 아직 몸도 재대로 가누지 못하는 새댁이
추위에 떨든말던 지만 떠신방이면 된단다.
난생 첨 새댁이도 현관에 쭉 늘어선 병을 깨트리고 위협을 한다.
'내게 다가오면 확 죽어버린다' 했더니
'되려 죽여봐라'한다.
여즉 누구 상해 입혀본 적 없는 뇨자가
차마 것도 서방이라고 몸에 상처를 줄까.
하는모양이 지 가슴언저리에 한 십오센티 획을 귿고 나서야
그 완력의 싸움은 끝이 났다.
당시 애 병원비도 없어 하던 통에 병원을 무슨수로 간다니
성형비도 센티당 25만원 이상이라는데 몇해가 지나고
잘가던 내과 선생님이 보시곤 성형의선생님 연락처를 주시면서
싸게 해달라고 말 넣어놓을테니 가보라 하시는데 가지 못했다.
것도 수술하고 나서 어린두놈들 키우면서 어찌 관리를 한다구.
살다보니 그렇게 좋은 의사선생님도 계셨다. 그 분이 고향이 제주도 분이시랜다.
요즘은 오래된 상처 지워지는 흉터제거약이 있다는데
독일산은 작은 연고하나에 육칠만원이랜다.
요즘 약국에서 벤트락스겔이라고 시판되고 있다. 일만오천원
그약이 그나마 시중에서 약효가 수입산이랑 비슷하다고 한다.
신문 광고도 많이 나오더라.
정말 비슷한것도 같다. 향수를 사본적이 없는 평생을
짙은 야생의 장미향이 난다. 결코 싫지 않는..
이 여름에도 갑상선수술자국 보다 더 큰 흉으로
옷을 입는것도 조심을 해야 한다. 워낙에 야한 옷 입어보지 못했지만
단추조차 목 위에까지 잠궈야 한다.
화장이라고는 립스틱 바르는 정도인 그녀.. 수수하고 풋풋한 느낌의
그녀에게서
짙은 장미향이 난다.
3. 이 비가 여우비
세째오빠랑 잔디밭 언덕위로 올라가는 중이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가 오나.. 하늘은 웬걸 하는데
위에서 늠름한 자세로 있던 누렁이가 한 쉬야가
바람을 타고서 남매 얼굴에 여우비로 둔갑을 한다.
아이 찌~..
첫댓글 아주 좋은 글... ^^**^^
루시퍼님 지한테 용기줄라고 하는것 다 알지요. 감사하지요.
~~~~~~~~~~~행복해보여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고맙습니다. 내내 행복하세요.
흉터 정말 속상할때가 많아요 .. 전 제가 하도 별나서 떨어지고 넘어지고 해서 얼굴에랑 흉터가 있는데 성형 하려고 해도 애겅 견적 안나오는데 저 약이라도 사다 발라볼까요 ..
얼굴에 난 상처는 돈 아끼지 말구 성형하셔요. 쌍거풀 수술도 아니고 흉하잖아요. 지도 벼랑이며 언덕아래 숱하게 굴러.. 죽지않은것만도 다행이라요. ^^ .. 여자는 흉 있으면 매력 없어요.
글에서 야생의 장미향이 납니다 ..멋진글 감사해요 ..운려님 ~비가 오는데 부침개 먹구 싶네요 ..^^
잉. 웬 부침개요. 여긴 오늘 비구경 못했어요. 더위땜시 녹초가 되어부렸서 오늘 부침개는 쉽니다. 다음에 뵈요. ^^
운녀님의 솔직함 심정 표현력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좋은 저녁 되세요
넷상에서는 어느정도의 가식도 필요한데 다듬지 않은 글이라 못내 미안하네요. 좋은시간들 되세요.
진솔한 삶의 향기 잔뜩뭍어 있는 님의 마음 용기 멋지십니다 운려님 ..
좋은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상큼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