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버스 보이콧을 조직하는 데 앞장선 시민권 활동가 매티 모블리가 지난 8일(현지시간) 11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지역 일간 탤러해시 데모크래트가 16일 보도했다. 당연히 노환일 것으로 보이지만 사망 원인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버스 보이콧이란 흑백 분리가 엄격했던 것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 남부 여러 도시에서 유행했던 시민권 시위의 한 방식이었다.
플로리다 시민권 박물관의 창업자이자 공동 사무총장인 딜라이트레 J 홀링거는 고인에 대해 "봉사를 마음에 간직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필요를 메울 수 있다고 느끼는 어디든 달려갈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고 신문에 밝혔다.
1914년 2월 4일 탤러해시에서 태어난 그녀는 90대에 들어서도 참정권을 옹호한 시민권 활동가 겸 전문 미용사로 지역사회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흑인 여성과 그 가족을 돌보는 전국적인 비영리 단체 전국 흑인여성 훅업(Hook-Up) Inc로부터 장수상을 받기도 했다.
링컨 고교를 졸업한 뒤 플로리다 공과대학(FAMU)에 입학해 1944년 미용문화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용실을 탤러해시에 열어 30년 넘게 운영하다가 1989년 은퇴했다. 그녀는 유색인들의 진전을 위한 전국연맹(NAACP)에 적극 가담해 이 연맹의 여성 분과(WIN) 조직에서 열정적인 역할을 했다. 평생을 선거 투표소 종사자로, 베델 침례교 신도로, 탤러해시 어반 리그 멤버로, 탤러해시에 있는 캐피털시티 가든클럽 창업자이며 전임 회장으로 활약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 다른 역할을 해 왔다.
저명한 탤러해시 시민권 활동가 로버트와 트루디 퍼킨스의 딸이자 플로리다 시민권 박물관의 공동 사무총장인 재클린 퍼킨스는 고인이 "일평생 쉬지 않고 일한 사람"이라고 기렸다. 이 박물관은 2023년 9월에 개관했는데 플로리다주에서 이런 종류의 박물관으로 처음이었다. 올해 초 박물관의 '탁월한 이들의 벽'에는 22명의 이름이 새겨졌는데 고인이 지금껏 유일한 생존자였다. 생전에 그녀는 "여전히 발차기한다"는 표현을 곧잘 썼는데 제막식에서도 이 표현이 나왔다.
먼저 세상을 하직한 아서 리 모블리 시니어와 결혼해 세 자녀를 남겼다. 고인이 대학 캠퍼스 근처 앨런 서브디비전에 살았을 때 FAMU 학생들의 숙식을 제공하곤 했다. '탁월한 이들의 벽' 발췌문에 따르면 그녀는 곧잘 "동네 모든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고 말하곤 했다. 재클린 퍼킨스는 "그녀가 해낸 믿기지 않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으로 볼 때 난 그녀를 보물로 여긴다. 그녀는 대단한 사람이었으며, 하나님은 그녀가 해낸 모든 대단한 일들을 하도록 창조했다”고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