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14연중 제 28주간(토요특전미사) 양성성당 이그레고리오신부님
†찬미예수님
한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시다가 오시느라고 애쓰셨습니다.
병들이 안 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복음 미리 집에서 오신 분 손들어 보세요.
한 분..두 분이시네요.
오늘 복음 많은 분들이 안 읽고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 복음을 읽으면 ‘아, 오늘 예수님께서 돈 이야기를 하시니까 내 지갑에 있는 돈을 빼 놓고 가야지~~’
왜?
<너, 가진 것 다 내놓아라!> 하시니까
오늘 성당에 가면 신부님이 강론 중에 “가진 것 다 내놓으십시오.”
할 테니까 주머니에 있는 것 다 빼놓고
‘신부님, 돈 안 되는 카드밖에 없습니다.’
하려고 빼놓고 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신학생 때 지갑에 만원이 있었고 주일날 신학생이 12명인가 있었습니다.
신학생들은 와이셔츠에 정장으로 앉아 있는데 그날따라 급해서
지갑에 있는 만원짜리를 바꾸지 못하고 미사참례를 했습니다.
돈을 바꾸지 못한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봉헌시간이 되어 지갑을 탁 열었더니
‘어머나~~천원짜리가 없네!’
아주 큰 실수를 한 겁니다.
‘야, 내가 왜 이런 실수를 했나~~야, 이것 큰일 났다..’
당황해서 ‘이걸 어떡하나....’
순간 ‘헌금하러 안 나가자니 신학생이 창피하고, 하자니 만원짜리를 내고 헌금 바구니 뒤적거려 가지고 9천원이든, 8천원이든 거슬러 올 수도 없고....아, 이것 큰일 났다. 이 돈이 있어야 한 주간 용돈으로 버틸 수 있는데...이걸 다 내야 되는구나!’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는지 속으로 막 부들부들 떨리는 겁니다.
신학생들이 차례대로 앉으니까 대학원 2학년 학사님, 선배, 1학년...4학년, 3학년, 2학년, 나....그 다음에 1학년 후배가 쫘악~~ 일어나는데
오늘 부자 청년처럼 ‘아휴, 이걸 어떡하나~~’ 하고 있는데 후배는 또
‘뭐야, 안 나가고~~’
이러니 ‘에라, 모르겄다’
만원 짜리 한 장, 두 장도 아니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한 장을 탁 꺼내서 애끓는 심정으로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봉헌바구니까지 갈 때는 그냥 ‘어휴~~내가 왜 그런 실수를 했나...이 바보 멍충아! 너 한 주간 어떻게 살래’
이러다가 신부님과 우연찮게 눈이 딱 마주쳤어요.
그때 제 손이 어떻게 된 줄 알아요?
발발 떨다가 ‘여기 만원 짜리를 제가 냅니다...’
신부님하고 눈이 탁~~하고 마주치고 난 후에는 만원 짜리를 내고나서 보무도 당당하게
‘에헴, 내가 그래도 만원 짜리 내 전 재산을 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의기양양하게 들어왔지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그때 그 생각이 잊혀지지 않는 겁니다.
하느님께 내 젊음을 다 바쳤던 이 신학생도....
신학생 때는 가장 순수할 때가 아닙니까?
그래서 신학생 때 죽으면 다 직천당 한다고 얘기들 해요~~
그럴 정도인데 이 순수한 신학생인 나도 헌금 낼 때 이렇게 바들바들 떠는데 일반 교우분들은 얼마나 살이 떨릴까!
오죽하면 불교는 10만 원짜리 수표가 들어오고, 개신교는 만원 짜리가 들어오고 천주교는 천원 짜리 돈이 들어온다고 그럴까!
하늘나라에 돈들이 다 왔는데, 수표 보고 “너는 어디에서 왔느냐~~”
“나는 불교 법당에서 왔습니다.”
만원 짜리는 “저는 개신교 예배당에서 왔습니다.”
천원 짜리는 “저는 천주교에서 왔습니다.”
‘왜 이런 말이 들릴까! 왜 그때 나는 만원짜리 천원짜리로 고통스러워 했을까.~~지나고 생각해 보면 그 만원이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고...그때 만원이 아무것도 아닌데...왜 내 자존심이 구겨져야만 되고 내가 왜 만원짜리 때문에 벌벌 떨어야만 했을까~~'
얼마나 자신이 비참했는지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다 마음이 없어서 그런 거지요~~ 마음이~~
하느님께 대한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만원 짜리 가지고 벌벌 떤 거고~·
마음이 더 없었기 때문에 하느님께 봉헌할 예물을 미리 준비해 가지 못했던 겁니다.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안 겪어도 될 일을 겪은 거지요.
우리에게 마음이 있다고 하면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하신 이 말씀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이 청년이 정말 마음에 천국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왜?
천국가기 위해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는 다 잘 알고 있어요.
누가 가르쳐 주기 전에 다 알고 있어요.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뭘 잘못 하면
“얘, 이놈아, 너 양심에 걸리지 않냐?”
누군가 큰 잘못을 하면 ‘에잇, 천벌 받을 놈아!’
다 알고 있어요...우리들이 천벌을 받고, 어떡하면 법 없이 사는지...
그래서 어떤 분이 돌아가시면 ‘참 아까운 분이 돌아가셨어~~ 저 분은 법 없이도 사실 분이신데...저 양반이 살아계셨으면 더 좋았을걸...’
우리들이 얼마든지 이렇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뭐라고 하시기 전에 천국 가는 삶, 지옥 가는 삶이 어떤 건지 다 알고 있어요.
그 삶을 못 선택하는 이유, 그 삶에 마음이 없는 이유는 뭐예요?
답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또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예수님, 제가 어떡하면 천국 갈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묻기 전에 “예수님, 저 천국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내 마음이 천국갈 수 있겠는지, 내 마음이 천국 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우리들이 잘 살펴봐야 합니다.
오늘 제1 독서에 나오는 이 지혜라는 것, 우리 교우분들, 어떤 것이 지혜인지 다 알지 않습니까?
돈이 소용없다는 것 알아요.
돈도 있다가 없으면 그만인 것이고, 건강도 있다가 없으면 그만입니다.
다 빼앗아 갈 수 있어요.
다만 못 빼앗아 가는 게 뭐예요?
지혜입니다.
제가 천진암 있을 때 주임신부님이신 변기영신부님께서 독학으로 6개 국어를 하셨어요.
영어, 불어, 스페인어, 라티어, 독어, 일어, 한문...
제가 한 6개월 동안 일본어 공부를 막 했어요 그랬더니 신부님께서
“야, 넌 아직도 일본어 공부 하니?”
“왜요? 신부님!”
“일본어는 두 번만 보면 되는 거야~~ 일본어는 책 두 번만 보면 되는 거야~~ 뭘 아직도 공부하고 있냐!”
그럴 정도로 공부 못한다고 구박을 받았지요.
제가 신부님께 “신부님, 일찍 돌아가시든, 늦게 돌아가시든 상관없지만...돌아가실 때 신부님 머리하고 제 머리하고 좀 바꾸어주십시오!”
“안 돼!”
“왜요?”
“이건 유무상통에 있는 방상복이 가져가기로 했어.”
이 지혜, 머리에 들어가 있는 참된 삶을 살 수 있는 것...
그리고 우리들이 자손들에게 어떡하면 올바로 살고, 어떡하면 세상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어떡하면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한테 다른 사람들한테 욕먹지 않고 살 수 있는지 다 가르쳐 줍니다.
이 참된 지혜의 삶을 택해야 하는데, 이것을 우리는 뭐하고 바꾸냐~~하면 욕심이라는 것과 바꿉니다.
어떤 때는 자녀들한테 돈이라는 욕심과 인간답게 사는 삶하고 맞바꾸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어떤 때는 건강하고 맞바꾸는 경우가 있고~~
어떤 때는 남보다 높은 자리에 앉기 위한 욕심들하고 맞바꾸는 경우가 있고~~
이런 세상 여러 가지 세상 것들하고 다 맞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욕심으로 인해서 세상 것과 하느님을 향한 참된 삶을 맞바꿀 때는 지금 당장 현실에서는 행복하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느님께서 날카로운 비수보다 더 날카로운 쌍날칼을 가지고 우리들의 헛된 모습을 잘라서 잘못된 우리들의 모습은 다 어디로 보내요?
불붙는 지옥으로 보내실 겁니다.
반대로 우리가 세상 것이 아무리 좋아 보이고, 지금 당장 편한 것처럼 보여도...
그것을 택하지 않고 참된 사람으로서 사는 길, 사람답게 사는 길, 내 양심대로 살려고 하는 길, 우리들이 알고 있는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사랑의 길을 살려고 하는 우리들에게는....
지금 내가 어렵고, 내가 좀 속상하고, 내가 좀 바보처럼 보이고, 내가 괄시받는 것처럼 보여도...
하느님께서는 정확하게 <너는 참 훌륭한 몫을 택했다!>
하시면서 당신의 오른 편, 왼 편에 앉혀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왼편 오른편에 앉을 사람은 이미 하느님께서 정해 주셨다!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그 사람, 내 형제 자매가 되고 누이가 될 바로 그 사람을 앉혀 주실 것이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 사람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 양심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에서 첫 번째 자리에 앉게 될 참된 지혜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해서 내 마음 속에 세상 것에 의지하려 했던 것이 잇다면 그것을 서서히 없애 버려라!
한 번에 다 없앨 수는 없지만...우리들 누구에게나 헛된 욕심, 헛된 마음들이 있지만...이 그릇된 생각들 한 번에 다 없앨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없애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이것이 시원하고 깨끗한 물처럼, 맑고 깨끗한 거울처럼 보여 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까지 우리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부여잡고 참된 사람의 길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매순간마다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습니까?> 했을 때 오늘 강론처럼, 복음에 있는 말씀 그대로 대답해 주시는데 이 대답은 우리가 ‘내일 해야 될 것이구나..모레 해야 될 것이구나..어저께 하고 지지난 주에 했던 그 대답이 아닙니다..
바로 이 순간 대답입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천국 갈 수 있느냐! 이지
내일 천국 갈 수 있느냐! 가 아닙니다.
매일매일...지금 이 순간 천국 갈 수 있도록~~
양심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시는 길을 잘 걸어야 합니다.
우리들이 이 길을 걸을 때 힘이 부족하다면....
나를 끊임없이 도와주시는 성령께 의지하고~~
내 옆에 계시는 수호천사께 기도하고~~
나를 지켜주시는 수호성인께 기도하면서~~
어렵지만 참된 지혜의 길인 생명의 길을 걷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주님께서 오늘도 지금 이 순간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아멘
첫댓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저도 돌고돌아 이제야 주님곁으로 왔습니다.죄많은 어린양 돌보아 주시옵소서.알렐루야
solbangul 님, 감사합니다..주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