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9월 30일 월요일 (연중 26주간)
제 이 권
시편 제55편
(지휘자를 따라 수금에 맞추어 부르는 다윗의 시)
1 하느님,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애원하는 소리에 외면하지 마소서.
2 이 몸을 굽어보시고 응답하소서. 내 가슴 답답하고 어지러움은
3 저 원수들이 아우성치고 저 악인들이 나를 몰아세우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나에게 재앙을 들씌우며, 미친 듯이 욕설을 퍼붓습니다.
4 내 마음 찢어지듯 괴롭고, 죽음의 공포가 나를 덮치옵니다.
5 무서움과 공포가 온몸을 뒤덮어 사시나무 떨듯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6 비둘기처럼 날개라도 있다면 안식처를 찾아 날아가련만,
7 멀리멀리 광야로 가서 숨어 있으련만, (셀라)
8 안전한 곳으로 쏜살같이 날아가 휩쓸어 가는 폭풍을 피하련만,
9 그 독살스런 혀끝에 말려들지 않으련만. 주여, 성 안에는 보이느니 폭행과 분쟁뿐입니다.
10 성벽 위에는 보초들이 밤낮으로 돌고, 성 안은 포악과 범죄로 차 있습니다.
11 파괴가 성 안에 끊이지 않고 장터마다 폭력과 사기가 판을 칩니다.
12 나를 모욕하는 자가 원수였다면 차라리 견디기 쉬웠을 것을, 나를 업신여기는 자가 적이었다면 그를 비키기라도 했을 것을.
13 그러나 그것은 내 동료, 내 친구, 서로 가까이 지내던 벗,
14 성전에서 정답게 어울리던 네가 아니냐. 홀연히들 사라져버려라.
15 죽음이 그들 위에 무너져 내려라. 산 채로 지하로 내려가 버려라. 그들이 사는 곳, 그들의 집은 죄악의 소굴이다.
16 나만은 하느님께 부르짖으리니, 야훼여, 이 몸 건져주소서.
17 저녁에, 아침에, 한낮에 내가 신음하며 호소하오니 이 울부짖음을 들어주소서.
18 많은 원수들이 몰아대는 전쟁터에서 이 목숨 건지시어 안심하게 하소서.
19 영원으로부터 옥좌에 앉으신 하느님, 들으시고 그자들을 눌러주소서. (셀라) 그들은 마음을 고치지 않고 하느님 두려운 줄을 모르옵니다.
20 그들은 제 동료들에게 손을 뻗치고 맺은 계약을 짓밟습니다.
21 그 입은 엉긴 젖보다도 부드러우나 마음은 미움으로 가득 차 있사옵니다. 그 말은 기름보다 매끄러우나 실상은 뽑아든 비수입니다.
22 너의 걱정을 야훼께 맡기어라. 주께서 너를 붙들어주시리니, 착한 사람 망하도록 절대로 버려두지 않으시리라.
23 하느님, 저 피에 주리고 사기치는 자들이 제 목숨 절반도 못 살고 땅 속 깊은 곳에 빠져들게 하소서. 나만은 하느님을 믿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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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은 하느님께 부르짖으리니, 야훼여, 이 몸 건져주소서.’ (16절)
죽음의 위협 특히 아들인 압살롬의 빈역과 공격에서 헤어날 길이 별로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다윗이 그래도 하느님께 기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구절입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에게 드리워지려는 순간이지만 그의 의지는 분명합니다.
자신에게 모반하고 조롱하는 자가 적대자가 아닌 가족이라는 사실도 충격적입니다.
시인의 이러한 자세는 주님의 뜻을 거스르고, 오직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려고만 하는 반역자들,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여 모든 일을 해결하려는 적대자들의 자세와 비교가 됩니다.
시인은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오직 하느님을 향한 간구에 있음을 확신한 것입니다. 아침과 한낮, 저녁에도 이러한 간구의 기도를 바치는 시인의 갈급함을 마음에 새기며 묵상해 봅니다.
‘너의 걱정을 야훼께 맡기어라. 주께서 너를 붙들어주시리니, 착한 사람 망하도록 절대로 버려두지 않으시리라.’ (22절)
수험생 시절 책상 앞에 붙어 있던 구절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붙들어주신다고 표현합니다. 그리스도인을 ‘주님께 붙들린 자’라고 표현하죠.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 붙들린 자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붙들어주고 계시는 사람들입니다.
걱정은 주님께 맡기고,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선하고 의롭게 살도록 노력하는 우리를 절대로 팽개치시고 방치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도피가 아닌 주님을 향한 간구를 행할 분별함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