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대이야기 시리즈를 감사히 읽던 차에 이렇게 참여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마침 쌍골죽에 대해서는 한 번 여쭈어보려던 참이었어요.
저는 지금 대금을 배우고 있는데요, 대금을 만드는 대가 쌍골죽이라고 들었습니다. 다른 대에 비해 그 마디 부분이 두껍고 굵어 악기용으로 발탁(?)되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금을 보면 쌍골죽이라 하더라도 그 굵기도 아주 다양하고 색깔도 흐리고 옅은 것이 있던데요, 그런 차이가 묵은 햇수나 지역적 차이인지, 아님 쌍골죽에도 여러종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대금을 불어 그 소리를 듣기도 전에
그 대 참 좋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던데요, 좋은 쌍골죽은 무엇을 보고 좋다 하는지요?
그리고 두번째 숙제- 에디슨이 대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죽(竹)치고 앉아 연구만 하다 발명왕이 되었다는 넌센스퀴즈는 아니시겠지요?
다음 대이야기(5)가 기다려 집니다.
숙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네요. 집에 가서 백과사전이라도 찾아봐야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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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竹; BAMBOO) 이야기 (4)
지구상에 대의 분포는 크게 두 계통으로 나누는데, 하나는 인도네시아 ,말레지아 베트남, 피립핀, 등등 남방계이고,
하나는 중국내륙과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 사는 북방계입니다,
한국에서 자라는 대는 약 13종으로 알려졌고 학명상의 분류로는
① 왕대(참대), ② 맹종죽(죽순대), ③오죽(烏竹), 이것들은 모두 같은 집안으로 속명(屬名)이 모두 Phyllostachys인데 그리스어로 작은 이삭이 잎 모양의 포에 쌓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④ 이대(신이대) ⑤ 조랫대 등은 분류학적으로 위의 세 종류와는
다른 대에 속합니다.
① 왕대는 참대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남쪽지방에 가장 많고
별명은 고죽(苦竹-죽순 맛이 쓰다) 당죽(唐竹)이라고도 하는 데, 중국 호북성, 복건성이 원산지로 보기 때문입니다,
왕대는 탄력성이 좋고 가공하기 쉬우며 용도가 넓어 왕대라 한답니다,
번식력 추위에도 강합니다.
광주리, 바구니, 우산대, 등을 만들고,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하여 옛날 궁중이나 사대부가의 계절 선물로 여름에는 부채 겨울에는 달력을 보냈답니다,
지난 초여름 창경궁 오세화 선생님은 손수 그리신 멋진 민화가 있는 부채 여러 개를 우리 지킴이를 위해서 하사한 바 있고 사실 저가 가장 갖고싶은 죽제품은 죽부인(竹夫人)인데 저의 마나님 눈살이 무서워 아직 구하지 못했습니다.
② 맹종죽(죽순대)은 죽순이 굵고 식용이기 때문에 식용죽 이라고도
한답니다.
맹종죽의 맹종은 중국 고사에 맹종이란 효자가 병약한 아버지(어머니)가 한겨울에 죽순이 먹고싶다는 말에 눈 쌓인 산야를 헤매어 고생 끝에 찾아낼 수 있어 소원들 들려드렸다는 효자 맹종의 이름에 연유한 것입니다.,
숙순 요리는 잘하면 약이 되고 못하면 독이 된답니다,
마디가 없는 대는 없지요, 그 마디에 반지 같은 테가 1개 또는 2개가 있는 데 맹종죽은 1개있고 왕대는 2개, 위쪽의 테가 아랬 쪽 것 보다 더 튀어 나와서 서로 구분합니다.
③ 오죽(烏竹)은 대 줄기가 까마귀처럼 검어서 연유된 이름입니다,
흑죽(黑竹) 또는 자죽(紫竹)이라고도 합니다, 중국이 원산지이고 관상적 가치가 높아서 정원에 많이 심었습니다,
강릉의 신사임당 생가의 오죽헌에는 정말 이 오죽이 많더군요,
오죽은 처음 순이 나올 때부터 검은 것이 아니라
처음은 청록색이나 묵을수록 검은색이 되고 죽순도 많고 키가 높게 자랍니다,
④ 이대(신이대) 는 위의 대보다 키가 작고 줄기가 가늘며
지름이 2㎝ 이하이고 위쪽 마디에 한 개의 가지가 나오고
추위에도 강해 강원, 충청, 황해도 등에서 잘 살고
담뱃대, 화살, 부챗살을 만드는 데에 쓰입니다,
⑤ 조릿대(地竹, 笠竹, 山竹)는 키가 1-2m 정도로 자라고 줄기가
가늘며 빽빽이 나서 숲, 땅을 덮고 추위에 강합니다,
하여 관상용으로 정원에 많이 심습니다, 조리를 만든 데 쓰고
5년마다 꽃이 피는 데 익은 열매는 식량 대용으로 쓰였습니다,
오사라 선생이 홍릉 수목원에서 보신 것은 아마도
이 조릿대가 아닌가 합니다,
근년에 와서 바로 이 조릿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아시는 지요? 지금 전국 산야에는 이 조릿대가 그야말로 요원에 불길처럼 번성해 가고 있습니다.
조류학자와 야생 포유동물 전문가들은 조릿대가 이들의 삶의 터전으로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하고,
야생화 학자들은 이 조릿대 때문에 설 곳을 잃어 그 귀한
한국 희귀식물들이 멸종의 위기에 처해진다고 번식을 막자고 합니다.
얼룩말의 바탕색에 대하여 백인들은 흰 바탕에 검은 줄이 있다고 하고 흑인들은 검은 바탕에 흰줄이 있다고 싸우는 것처럼,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아닌 아전인죽(我田引竹)이라고나 할까요.
⑥ 얼룩대(斑竹) 이는 오죽의 일종이고 줄기에 흑색의 무늬가 있는 대입니다.
고대 중국 순(舜)임금이 민정시찰차 남몰래 궁궐을 빠져나오자
이를 모른 그 거문고 잘 타는 부인이 백방으로 찾다가
동정호 남쪽에 있는 소상강( 湘江)까지 왔으나 찾지를 못하여
강변에서 애절히 거문고를 타며 우는데 이때 흐르는 눈물을 씻어 뿌리니 이 눈물이 근처 대 줄기에 묻어 얼룩이 되었다는 바로 그 대입니다
(瀟湘斑竹) 순임금 부인이 생물학상 최초의 품종계량한 사람인 샘이지요.
이 외에도 요즘 인공적으로 사각 수박, 사각 사과를 만드는 것처럼 대 줄기도 인공적으로 사각 줄기 대를 만들어 사각대라고 합니다,
너무 긴 것 같아서 오늘은 숙제 두 문제를 내고 맺을까 합니다,
<숙제 1> 쌍골죽이란?
<숙제 2> 발명왕 에디슨은 대(죽)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답은 다음 대 이야기 (5)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