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어지지 않는 마디
최 병 창
갈림길에서
딱 하나의 길을 택하라면
당신은
어느 쪽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질문이 다소 구차스럽지만
답은 오직 하나이네
그러나 애써 답을 하라면
어차피 갈래길 두 곳은
한 사람이 택할 수 없는 것이고
하나의 길 아니면 되돌아오는 길
두 가지가 아니겠는가
사는 것은 모두 다 그렇네
하나의 길만이 전부가 아니고
나아가던지 아니 가던지
둘 중에 하나만을 택하는 것이네
결국에 서있을 자기 자리를 찾는 것이지
코스모스 꽃송이들이
여러 송이 고개를 흔들었네
제법 싸늘한 바람이 불어온다며
똑같은 질문을 던져왔네
꽃 중에서 가을꽃을 택하라면
당신은
어떤 꽃을 택하시겠습니까
질문이 다소 황당했지만
답은 오직 하나
가장 먼 자리인
두 개의 하루 간절기였네
그날 이후 코스모스와
구절초 꽃잎사이로
내내 진한 서릿발을 내렸네.
< 2019. 11. >
파파야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