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짓_ 이선형(1958 ~ )
횡단보도 앞 난전에서 콩을 파는, 불린 메주콩 같은 아주머
니, 오늘도 비둘기를 쫓느라 매를 든다 염치없다며 고개를 빼
들고 둘레둘레 딴전을 피면서도 먹을 것이 소복한 앞을 비둘
기는 좀체 뜨질 못한다 배고프기야 네 사정이 내 사정이라고
땅, 땅, 땅, 나무 작대기는 차마, 비둘기 옆 땅바닥만 친다 엄
마야! 비둘기는 날개를 가누지 못하는 시늉만 장단 맞추고 서
너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가 고개만 돌리고 또 다가선다
어릴 적에 어머니, 회초리로 방바닥만 때리며 짐짓* 몰아치
던 그때
기어코 콩을 삼키는 비둘기 놀랜 목구멍 옆에서
졸다가 깬 아주머니, 혼자 먹는 길 위의 점심도 구르듯 목
구멍을 타넘는다
[2011년 발표 시집 「나는 너를 닮고」에 수록]
*짐짓: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으나 일부러 그렇게.
《La Paloma, 비둘기》
세바스티안 이라디에르(1809-1865)가 1859년 무렵 작곡했으며
훌리오 이글레시아스(1943 ~ ) 노래입니다.
https://youtu.be/yyS-ZdLlGhM?si=mxlk3AWoUkC3332N
첫댓글 ㅎㅎ
안녕하세요
'짐짓'
아 ~~~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나요 ㅎㅎ
멋진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
미지 님 마음이 따뜻해서
요 詩가 따시게 느껴졌겠지요? ㅎ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