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소소한 행복
2023년 12월 28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동짓달 열엿샛날
오르락내리락 수은주가 널뛰기를 하는 듯하다.
어제 아침은 영하 15도, 오늘 아침은 영하 9도...
찌푸둥한 하늘, 바람이 없어 춥다는 느낌은 없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그런대로 겨울도 느끼면서
살만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어제 저녁에는 아내가 꼬막비빔밥에 맑은 장국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 메뉴도 좋긴 하지만 엊그제
원주에서 사온 꽃게로 꽃게찜 해먹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면서 갑작스레 저녁 메뉴를 바꿨다.
자동차 오일교환을 하러 원주에 나갔다가 도시의
장구경 삼아 아내와 함께 원주 중앙시장에 들렸다.
어물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촌부가 활어 꽃게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있다. 아내가 먹고 싶냐면서
덥썩 몇 마리를 사는 것이었다. 예전 같으면 제철
생선은 물어보지도 않고 망설임없이 지르곤 했다.
이젠 그게 그렇게 잘 안된다. 경제활동을 멈춰...
아내의 꽃게찜은 엄마의 솜씨를 물려받은 것이다.
정말 맛있고 밥도둑이다. 어제도 평소보다 두배의
밥을 먹었다.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리에 상관없이 이리저리 맛집을
찾아다니던 이용식이가 꽃게찜에 감동을 하다니
어째 마음이 짠하네. 아무튼 잘 먹으니 좋긴 하네"
라고... 그랬다. 예전 도시에 살던 그때는 맛집을
찾아다니던 자칭 미식가였다.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대신 요즘은 아내의 음식에 감탄, 감동을
하며 아주 맛있게 먹으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후식으로는 역시 아내가 손수 만든 시원한 식혜로
마무리했다. 냉장고에서 꺼내는 것이 아니라 현관
바깥 눈밭에 묻어두고 자연냉동, 자연냉장을 해둔
식혜라서 더 시원하고 더 달달하다. 이또한 소소한
산골살이의 행복이 아닌가 싶다.
식사후 아내가 포장지를 펼쳐놓고 어린이 치약을
포장을 하고 있었다. 어디에 갖다주려고 그러냐고
물었더니 봉사활동을 겸해 용돈벌이 삼아 나가는
초등학교의 1학년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라고 했다.
아홉명인데 하나가 모자라 송이 엄마에게 부탁을
하여 갯수를 채웠단다. 이 어린이 치약은 얼마전에
마을 대동회 선물로 받은 생필품 꾸러미에 어린이
치약이 들어있어 우리와 둘째네 것에서 골라놓은
것이다. 관내 금융기관이 협찬한 것인데 그 속에
어린이 치약이 들어있었단다. 그 치약을 보자마자
아내가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아 학교에
가서 담임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감사하다고 하여
갖다주려고 포장까지 한 것이란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아내의 꼼꼼함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작은 선물이 될 것 같아 보는
촌부 마음 또한 따뜻함이 느껴지고 흐뭇한 마음...
작은 나눔이지만 소소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싶다.
요즘같이 눈이 내려쌓인 동절기에는 바깥 활동은
물론이고 운동을 하는 것 또한 마땅찮다. 혹시라도
빙판에 넘어지게 되면 안하니만도 못하다. 그래서
아내가 스텝퍼를 하나 구입하여 실내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보기에는 별로 힘들 것 같지가 않은데
보기와는 달리 좋은 운동기구인 것 같다. 걷기운동
하는 효과와 더불어 하체 근력 증진에는 꽤 도움이
될 것 같아 틈만나면 시도때도없이 올라가 걷는다.
TV를 켜놓고 보고들으며 걷다보면 심심하지않아
좋다. 겨울철 운동으로는 이만한 것도 없지 싶다.
열심히 근력운동을 해놓아야 봄날에 농사도 짓고
산에 오르락내리락을 할 때 도움이 되겠지 싶다.
아내와 촌부의 걷기운동 목표는 '하루 만보걷기'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
첫댓글 행복한 모습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소한 행복은
마음에 더 크게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늘 좋은 날 되세요.
뽀식이님 소확행에
보는 이도 행복 이옵니다~😁🥰
그러셨다니
이 촌부가 더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오늘도 훈훈하고
행복한 소식에
반가움이 전해집니다.
범상치 않을듯한
아내의 음식 솜씨와 부지런함이
부럽습니다.
늘 오늘처럼
소확행 이루세요.
산골살이가
뭐 특별함이 있겠습니까?
그저 소소함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죠.
이러고 사는 것이
소확행이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