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미네소타가 너무너무너무 잘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모든 문제의 시작은 요키치-머레이의 2:2가 봉쇄 당한데서부터였다고 생각합니다. 2:2 플레이에서 머레이가 탑급은 아닐수도 있지만 요키치가 역대급 스크리너이기 때문에 이게 막힐수도 있다는건 아예 생각해보질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요키치 수비수인 고베어가 인사이드를 단단하게 잡아서 머레이의 돌파 옵션을 제어하고, 머레이 수비수인 멕다-에드워즈가 스크린을 오버로 돌면서 미드레인지-3점 던지는걸 견제했는데, 이게 너무 잘됐습니다. 덴버의 공격은 이게 거의 모든 시작점, 덴버의 첫번째 옵션이라고 봐야 할껀데 이게 막히는건 아마 덴버 쪽에서도 플랜에 들어가있지 않을겁니다. 그만큼 강력한 옵션이였거든요.
- 그 다음 덴버가 택할 수 있는건 머레이-요키치의 1:1입니다. 머레이는 이 쪽도 신통 찮았습니다. 멕다-에드워즈는 말할것도 없고 스위치 된 수비수들 상대로도 별 재미를 못보더라고요. 그럼 남는건 요키치 밖에 없는데, 요키치는 할만큼 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슈퍼캐리한 판도 있었고, 빅맨 3명이 돌아가면서 막는다는것도 괴로운 일이였습니다. 그리고 미네소타 수비가.. 압박-더블팀-로테이션, 이 3가지의 조화가 기가 막혔던거 같습니다. 압박-더블팀의 사이에서 줄타기가 예술이였고, 더블팀 들어가서 요키치가 볼 빼주면 미친듯한 운동량으로 로테이션 커버 하는게,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요키치 3점이 맛이 가면서(22-23 플레이오프 .461, 올해 .264) 미네소타에서 3점을 어느정도 버리기 시작하니깐 더더욱 답이 없어졌습니다.
- 여기서 덴버가 낸 해법은 고든이였죠. 머레이-요키치 쪽의 압박이 너무 거세다면 다른 쪽으로 물꼬를 틀어보겠다는거였고, 실제로 잘 통했습니다. 고든이 볼 운반부터 시작해서 2:2의 핸들러롤을 수행하질 않나, 외곽으로 고베어 끌어내고 1:1을 시전하기도 하면서 미네의 수비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고든이 30점을 때려박아서 경기를 이기는건 아니지만, 고든이 날뛰기 시작하니 머레이-요키치 쪽으로 쏠려있던 포커싱이 흐트러지면서 일반적인 덴버의 플레이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 그렇다고 고든의 온볼 옵션이 4승을 가져오는건 무리였을겁니다. 그게 가능한 선수였다면 애초에 덴버에 오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미네소타 수비가 적응하기 시작하면 한계가 드러날거라는데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실제로 어이없는 턴오버 같은게 나오면서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덴버에서 아예 옵션을 삭제해버린건 좀 의아하긴 합니다. 메인 옵션이 아니라 간간히 혼란을 주는 정도로는 써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고든 3,4,5차전 19.3점 23/33, 6,7차전 8점 6/12)
- 그러면 이제 덴버에게 남은 옵션은, 없습니다. 애초에 팀이 그렇게 짜져있어요ㅋ kcp, 마포주, 할리데이, 크브, 레지 잭슨 정도가 가용인원인데, 이 중에 온볼 크리에이션이 되는건,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되었던건, 레지 잭슨 밖에 없죠. 그래서 레지잭슨 쪽으로는 시도는 몇번 있었는데, 제가 본 장면들은 다 처참하게 실패하더라고요. 마포주는.. 안하는게 낫겠더라고요. 수비랑은 무관하게 혼자 드리블 치는것만으로도 위기가 오는 선수인데, 수비력으로 먹고 사는 미네소타 상대로는...ㅋ
- 7차전도 덴버는 딱히 해결책을 들고온 상황은 아니였을거 같습니다. 제 눈에는 미네소타 수비가 정돈 되기 전에 얼리 오펜스로 밀어붙인다, 머레이-요키치 쪽에 수비가 포커싱 되어있으니 다른 선수들이 더 공격적으로 해줘야한다, 정도만 보이더라고요. 근데 이게 전반에 의외로 잘 풀렸죠, 템포푸쉬가 잘 먹혔고, 정돈되지 않은 수비 상대로 머레이가 잘 넣어줬습니다. 그래서 거의 20점 차가 벌어지는거 보고, 이거 미네소타 멘탈 터지고 게임 끝날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미네소타가 잘 버티더라고요.
- 저는 고든 옵션을 접은 시점부터는 이미 팀적으로는 승패가 나뉜 상황이였던거 같습니다. 다만, nba의 슈퍼스타들은 한두경기는 자기 개인 기량으로 뒤집을 능력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거죠. 실제로 덴버가 7경기 3쿼터에 추격을 받기 시작하자 밀어붙인 옵션은, 요키치 해줘~! 였거든요ㅋ
- 누구 탓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처음에 말했듯, 머레이-요키치 2:2가 7경기 시리즈 내내 막힐꺼라는걸 가정하고 전술을 짜고 팀을 구성하는건 생각하기가 어려웠어요. 아니, 다시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는게, 2:2를 하면 스크린에 걸려야 될거 아닙니까. 스크린에 걸리면 핸들러한테 공간이 주어지는게 당연한거고요. 근데 요키치가 스크린을 거는데 왜 공간이 없죠?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게 가능한거라면 저희는 뭐한다고 20년동안 픽앤롤-픽앤팝을 봤고, 핸들러 천국인 지금의 nba를 보고 있습니까. 이건 기본 개념 아닌가요?
- 그리고 몇포제션, 아니 크게 봐서 한두경기 이 악물고 달려들어서 그럴수도 있죠. 근데 상식적으로 이런 수비는 수비가 먼저 지치는게 당연한겁니다. 2:2도 그렇고, 요키치 더블팀-로테이션도 그렇고, 기본적으로는 공격이 한두발 딛을때 세네발은 딛어줘야지 이루어지는 수비입니다. 그럼 시리즈 후반엔 좀 무뎌져야죠, 덴버 선수들은 피똥싸고 나자빠질거 같은데 왜 미네선수들이 더 쌩쌩합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 경기 끝나고 다시 생각을 해봐도, 미네소타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잘했습니다.
첫댓글 좋은 분석 잘봤습니다. 레이커스 팬으로써 덴버와 플옵 보면서 가장 무서웠던 게 요키치-머레이 2대2 플레이였어요.
요키치 스크린에 수비수들이 다 떨어져 나가면서 어찌할 줄 몰랐던 레이커스 선수들을 보면서 저걸 어떻게 막아??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반면 미네소타는 2대2 플레이에 잘 대처하더라구요~
두 팀 다 상수는 정해져있고 변수가 어느정도 터져주느냐인데 7차전에서 덴버는 마포주 고든 둘 다 죽썼고 미네소타는 다니엘스가 어느정도 넣어주고 타운스가 파울트러블로 나온 리드가 그 구간 캐리해주면서 결국 미네소타가 7차전 가져가지않았나 싶습니다.
오오.. 분석을 읽고보니 그렇구나 싶네요. 미네 멤바들의 근성, 의지의 힘이었는지도...
진짜 미네 수비보면서 저러는데 안지쳐?싶은데 지친티가 잘 안나더라구요...ㅎㄷㄷ
미네 팬이지만 덴버도 관심있게 보고있어요. 실제로 작년에 우승할때 니들이 먼저하냐 부럽다…는 마음이었고 덴버응원했습니다. 농알못인 제눈이 신빙성이나 전문성은 제로에 가까우니 귀담아 듣지 않으셔도 되지만 아마도 작년 덴버였으면 이겼을지도… 올해 벤치가 너무 헐거워져서요… 부르스 브라운이 전 딱 생각나던데요. 몸값때문에 못잡았지만 브라운이 있었고 작년만큼만 해줬다면 글쎄요… 아무튼 덴버 강팀이고 저도 상당히 좋아하는 팀입니다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근데 또 바꿔 생각해보면 미네가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만큼 우승에 손색없는 팀이라는거죠.. 작년 덴버는 우승까지 큰 벽 없이 무난히 우승한 팀인데 그정도 덴버는 데려와야 이겨볼 수 있을까 싶다는거니까요 ㄷㄷㄷ
사실 작년 덴버를 보신 분이라면 브루스 브라운 생각 안하기가 어려웠을겁니다. 공격 답답해질때 벤치에서 나와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 정말 잘했거든요. 어쩌면 주요옵션이 묶인 덴버에 가장 필요한 타입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찰거머리 같은 놈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시리즈가 2:2로 가면서 경이로운 수준의 미네 수비가 그래도 6,7차전에 분명히 지칠거라 덴버가 잡겠다 생각했는데... 미네 멤버들에게 리스펙 보낼 수 밖에 없는 시리즈라 생각합니다 ㄷㄷㄷ
수비를 너무 잘하고 에너지가 너무 좋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너무너무너무 공감되네요
맥다는 뛰는게 육상선수같았음..
전 보고알았습니다.
레이커스는 미네소타를 안만난게 다행이다
저도 레이커스 최악의상대가 덴버인줄알았는데 미네일거같네요. 갈매기혼자 상대하기버거운 빅맨들. 디로 리브스로 도저히 어떻게 할수없는 미친스윙맨들. 그나마 르브론인데 르브론도 체력이슈도있고 도저히 답이안나옵니다.
저도 고든 롤을 굳이 먼저 접은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6차전 대패 때문에 요키치가 작정하고 거의 풀타임을 뛰려고 한 것 같으나, 잠깐이라도 쉬게 했어야 된다고 봅니다.
크브와 왓슨을 성장시키려는 것은 좋은 시도라 생각하지만, 브브와 제프그린의 공백에 대한 대처가 아예없고 데드라인때도 어떠한 무브가 없는것에서 사실 좀 아쉽습니다. 요키치 프라임타임을 이렇게 보내버리다니..
덴버 벤치가 너무 아쉬웠어요...
브브나 제프그린없으니 공백이 큰듯..
진짜 충격적인게 핸드오프 하는 것조차 어렵고, 핸드오프 과정에서 여러차례 스틸&속공 득점이 나왔어요
덴버 우승 시즌엔 거의 무적의 2대2였는데 올해는 맥다니엘스와 앤트맨 수비 앞에서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요
그쵸 핸드오프 하는데 불쑥불쑥 손이 튀어나와서 공 쳐내는 장면, 자주 나오더라고요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