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바친다 01>
“ 나 여기서 좀 머물다 가면 안될까요. “
피곤에 지쳐 부르튼 입술을 달짝이며 그여자가 물었다. 몇시간째 매몰아치던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기라도 했는지 형편없이 젖어버린 가련한 몰골이었다. 본능적으로 재범의 눈길은 드러나버린 제법 굴곡이 있는 몸매를 쓸었다. 몸에 달싹 붙은 흰 얇은 상의밑으로 분홍색 브래지어가 비추었다.
세상 무서운지 모르는 여자군.
“… 내게 여기 아니면 갈곳이 없어요. “
초초한 눈빛으로 그에게 다시 묻는다.
“들어와.”
세상을 등져버린 염세주의자 이재범.
세상에게서 도망치고 싶어서 그를 찾아간 박인혜.
은밀하고 중독적인 그들의 사랑이야기.
START.
*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쌀쌀한 날씨에 난 장작을 난롯가에 쑤셔넣었다.
하나밖에 없는 안락의자에서 빨간색 담요를 덮고 잠들어 버린 여자를 바라보았다. 앳되다. 한 스무살, 어쩌면 스물하나나 되었을까.
기자들이 날 뒤쫓아왔을때, 아무 쓰잘데기 없던 가족이란 사람들이 날 가식적인 눈물로 붙들때, 그리고 내가 한때 온 몸과 마음을 바쳐 사랑했던 여자가 날 수소문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도 매몰차게 몰아내버린 나는 이 처음보는 여자를 밀어내지 못했다.
세상은 나더러 염세주의자라 했다.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며 한없이 삐뚤어진 비관적인 생각과 행동으로만 살아가는 외로운 사람.
예전 나의 글과는 비교도 안되는 대작품을 들고 다시 나타날거라며 떠드는 이들도 있었다. 또 어떤이들은 나보고 자연을 예찬하며 문명사회를 비판하는 현대판 헨리 데이빗 소로우라 칭하며 내 단순한 도주를 의미있는 그 무엇으로 승화시켰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라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하고 하는 소리들인가.
썩어빠진 정신으로 말도안되는말만 지껄이며 누구보다도 고귀한 천성을 타고난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바보들.
난 더이상 글을 써 사람들에게 나의 진심을 전하려 애쓰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그런 능력도 없지만 혹 있다 하더라도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할 생각은 더더구나 없었다.
이래저래 남에대해 평가하기 좋아하고 분석하기 좋아하는 현대사회의 성질을 알고 있기에 날 뭐라부르던 내 행동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던 신경쓰지 않았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자는 자세가 불편했던지 여자가 몸을 움직이며 소리를냈다. 난 이제 기분좋게 타오르는 벽난로 옆에 가만히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런 험한 날씨에 다시 내보낼수 없었다. 때타지 않은것 같은 눈동자에 흔들렸다.
내가 왜 이여자를 받아들였는가에 대해 이유를 늘어놓고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보지않았던 여자의 몸에 혹한것인가.
웃어버렸다.
사실 난 알고있다.
그 여자에게서 나의 모습을 얼핏 보았다고 느꼈음을.
나의 착각이였을수도 있지만, 그 순간에 지나가는 너의 표정에서 난 나를 느꼈다.
내가 지금 너에게 묻고싶은건 단하나,
어쩌다가 넌 세상에게 사람들에게 염증을 느껴 도망와버린 나의 메마른 둥지로 들어왔을까.
*
“나가.”
“안되요.”
“나가.”
“싫어요.”
다음날 비는 거짓말같이 그쳐버렸다. 창문너머 온타리오 호숫가가 반짝이고 마음에 여유가 찾아오자 잠시 그전날밤 느꼈던, 그게 동정심이였던 연민이었던 뭐였든 간에, 모든 감정들은 구름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나가?”
“말했잖아요. 갈곳이 없다구요.”
“그러니까 니 나이에 왜 갈곳이 없냐고.”
“여기 주위에 인가라곤 여기밖에 없잖아요.”
“여긴 어떻게 왔는데.”
“헤엄쳤어요.”
어이가 없어서 웃어버렸다. 캐나다 5대호수중 하나인 이 바다같은 호수를 헤엄쳤다고? 여기 주위 지름 몇십킬로미터내에 인가라곤 없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라 칭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조그만 소도시는 나와 정 반대편 방향에 있었는데 거기서 여기까지 헤엄쳤다니. 족히 몇박몇일은 걸릴일이다. 자연의 비바람하나 견디지 못해 그 몰골로 날 찾아왔는데 그 험한 날씨의 물살을 한시간이라도 살아 버틸수 있었다면 기적이였을것이다. 사람이 싫어 이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왔는데 알지도 못하는 어린여자와 이런 말도안되는 실랑이를 하고있다니, 웃기는 일이다.
애당초 이 여자를 들이는게 아니였다.
“이렇게 한국사람끼리 만난것도 인연이잖아요. 이왕 편의 봐준거 며칠만 더,”
“며칠만 더 봐줄생각없어.”
“아, 진짜 왜자꾸 반말하는데요.”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별로 많아보이지도 않는구만. 몇살인데요?”
난 들고있던 머그잔을 소리나게 식탁위에 내려놓았다.
꿋꿋하게 볼멘소리를 내뱉던 여자가 멈칫한다.
“귀찮으니까 어서가.”
“왜 내 이야기는 물어보지도 않는건데요?”
“물어보면 답하기나 할건가.”
“…….”
“별로 알고 싶은 맘도 없어.”
“……”
“내 평화로운 아침을 망치지 말고 나가라고.”
“……”
여전히 굳은 동상마냥 움직이지 않는다.
“어쩔수없군.”
여자를 거칠게 잡아당겨서 하나뿐인 내 침실로 밀어넣고서는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방에는 조그마한 탁자하나 스탠드, 그리고 커다란 침대하나가 있을뿐이다. 여전히 미동하지 않고 물끄러미 날 바라보는 여자의 허리를 잡아끌어안고는 침대위로 엎어지듯 쓰러졌다. 붉은빛 입술에 거친 내 입술을 맞부딫치며 전혀 배려없는 손길로 옷밑 브래지어 위로 탐스런 가슴을 움켜잡았다. 반대쪽손은 허리를 쓸고 내려가 부드러운 곡선의 엉덩이를 거쳐 짧은 반바지밑 하얗게 뻗은 다리로 향한다.
“잠깐.. 잠깐만요!”
내 거친 입맞춤에게서 힘겹게 고개를 돌리며 여자가 켁켁거린다. 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가지 않겠다는말을 할때 이런각오조차 없었단말이야?”
“잠깐만, 나와봐요.”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비켜주었다. 황급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인제 욕을하고 뛰쳐나가겠지. 아님 울면서 뛰쳐나가거나. 어쨌든 결과는 똑같을테니 상관없다.
“이런 외진곳에 남자혼자 사는집에 들어왔는데 그런생각을 안했리가 없잖아요.”
깨끗히,
“내가 밑에 깔려있는건 그닥 즐기지 않아요. 컨트롤을 잃는 기분이랄까. “
아주 깨끗히, 얇은 옷자락을 벗어버리고 속옷차림으로 내게 다가오는 저 여자의 모습에 의해, 내 예상은 빗나가버렸다.
“다시 시작해볼까요?”
초라한 모습으로 내 둥지를 찾아왔던 어린여자의 모습은온데간데 없는 카멜레온 같은 여자.
난 순간적으로 낭떠러지의 아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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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엠미 입니다. 예전 쓰던 소설 헤이즐넛 아메리카노를 연재중단하고
사라졌었는데요. 몇 안되셨지만 모자른 글 빼먹지 않고 읽어주셨던 여러분들이
자꾸만 생각나 새로운 글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
이쁘게 읽어주시구, 작은댓글도 하나씩 꼭 남겨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당 :)
그럼 모두 좋은하루되세요~
첫댓글 재밋어여~!! 성실연재부탁드려요 다음편도 기대하고잇을게여 업뎁쪽지 부탁드려도 되나요?
꺄 감사합니당 쪽지 보내드릴게요~!!!
헤헤헤 ~~ 너무 기대되요~~ 여자가 정말 반전적이네용 ㅋㅋ 다음 편도 얼른 부탁 드릴게요^^ !!
알수없는 여자죠? ㅋㅋ 감사합니당!
기대해요~
감사합니다~ 저두 앞으로가 너무 기대되요 :)
재밌어요 ㅎㅎㅎ 다음편도 잘부탁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당~ 그담편에서 또 뵈요 :D!!
재미있어용ㅋㅋ다음편두 기대할께요ㅋㅋ~업쪽주세여
감사해요~ 쪽지 꼭 보내드릴게요!
재밌네요~ 빨리 담편
인소닷 쪼아 님 감사해요!! 담편 얼릉들고 오겟습니당
재미있을것같아요.. 업쪽주세요..
2편 이미 나왔답니당! 감사하구요, 좋은하루되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