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순례자를 통해서 깨우치는 교훈
요즘 어느 유튜버가 올리는 이야기에 푹 빠져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는지 체크한다
다른게 아니고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다
생장이라는 프랑스의 마을에서 출발해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진입한 후
평탄한 평야지대를 지나 산티아고라는 종착지까지
무려 800km를 걸어가는 고행길이다. 2천리 길이다
수백년 전에 야고보라는 순례자가 걸었다는 바로 그 길이다
내가 요즘 푹 빠진 유튜브에서는 세 사람이 함께 걷는다
유튜버인 남자1명과 미국에서 왔다는 연상의 누나
그리고 전공의 파업으로 시간이 나서 왔다는 여의사
셋이서 알콩달콩 서로 의지하며 걷는다
순례길 초입에서 만나서 일행이 되었다
어제 올라온 마지막 게시물에서 드디어 순례가 끝났다
800km를 걸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했다
거기에 가면 아주 커다란 대성당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지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산티아고 대성당)
셋이서 완주기념 파티를 하고 눈물의 이별을 한다
미국에서 온 누나가 미국으로 돌아갔다
버스를 타는 누나에게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나머지 두 사람은 다시 대서양이 마주치는 유럽대륙의 끝
스페인의 땅끝마을까지 가는 마무리 순례를 할 예정이다
약100km정도 되는 마지막 순례길이 남아있다
두 사람의 마무리 순례길 이야기가 기대된다
그런데 방금 전에 우연히 다른 유튜브를 하나 보게됐다
아마 연관되는 산티아고 순례길 내용이라 떴나보다
다른 젊은 남자친구의 유튜브영상인데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는 진상 한국인들에 대한 얘기다
결론은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피해 가면서
좀더 쾌적한 순례길을 걸을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인데
지면관계상 진상의 유형만 간단하게 기술해 보려고 한다
1. 순례길을 100km 정도 남긴 지점부터 부쩍 늘어나는
한국인 단체관광객들. 주로 버스로 와서 짐은 먼저 부치고
맨 몸으로 걷는 부류인데, 힘이 남으니 저녁에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들이다
숙소나 식당 등에서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그룹이다
다른 외국인 순례객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건 물론이다
밤새도록 켜진 스마트폰에서 카톡 카톡 하는 소리가 난다
막상 본인들은 과음한 채로 잠을 잘 잔다고 한다
2. 나이가 지긋한 노인네 순례객
단체는 아니지만 나이를 앞세워 젊은 순례객들을 제압한 후
온갖 잡일을 다 시킨다고 한다
다음 도착지에 대한 정보검색과 예약, 식후 설겆이 등
젊은이들을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고 부려먹는 노인들
마음 착한 여자순례객들이 주로 호구의 타겟이 된다고 한다
3. 일단 통성명을 하고나면 온갖 자랑질을 시작하는 노인들
내 아들이 의사인데 여러가지 비상약을 다 챙겨줬으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라
우리 손자가 삼성에 들어가서 과장이 됐다
손자가 너무 공부를 잘 한다. 너무너무 행복하다
소위 자식자랑에 여념없는 팔불출 노인네들
젊은 순례객들은 주로 골치아픈 일이 있어 온 사람들이다
4.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순례객들
감기가 걸려 밤새도록 기침을 해서 타인의 수면을 방해
1인실이나 호텔등에서 묵어야 할텐데
굳이 저렴한 알베르게를 고집하며 민폐를 끼친다고 한다
알베르게는 건강한 순례객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순례를 하기 위한 시설로 스페인 정부와 종교기관
자선기관에서도 운영하고 사설 시설도 있다
다인실이 보통이니 공중도덕을 잘 지켜야 한다
5. 전도를 하려는 예수쟁이 노인네들
유튜버가 예수쟁이라는 표현을 했다.
일단 안면을 트고나면 바로 전도가 시작된다
당신이 여기 이렇게 와서 걷는 건 다 하나님의 뜻이다
당신은 기독교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겪는 어려움은 예수를 안 믿어서 그렇다
전 국민이 예수를 믿어서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당신도 귀국하면 꼭 교회에 나가야 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형적인 알베르게의 모습이다. 코골이라도 만나면 재앙이다.
결론:
본대로 적는다고 적었는데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다
꼭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이런 사람들 있다
아니 노인네들 중에 이런 사람들 아주 많다
입만 뻥끗하면 자식자랑, 손주자랑, 하고 또 하고
수시로 다른 사람들 생각 안 하는 사람들 있다
자식자랑, 손주자랑이 일상이 된 노인들 많다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극도로 조심하며 산다
결국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 나가서도 새는 것이다
한국에서 하던 버릇을 스페인에 가서도 하는 것이다
자기 주위 사람들에게 하던 버릇을
그 먼 산티아고 순례길의 한국 젊은이에게 해대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니 외국인에게는 하지 못할 것이다
그 젊은이가 그랬다
젊은 사람들이 순례길을 걷게되는 이유는
주로 어려운 일을 당해서 그걸 잊어 보려고 하는 거라고
회사를 퇴사했거나 하던 일이 여의치 않았거나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털어 버리려고 오는 이 들이 태반이라고
그런 젊은이들을 마주쳐서 때는 이 때다 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할 말 다 하고 부려먹기도 하고
어른대접을 해 달라고 강요하는 한국인 노인네들
너무나 뻔뻔하지 않은가? 언제 봤다고?
그 젊은이의 유튜브영상을 보며 내가 부끄러워졌다
나도 이제는 노인네 그룹에 들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유튜버가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은 젊은이들이었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겁내지 말고 오시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은 순례길이라고
그러면서 그런 노인네들을 피하는 요령을 얘기하고 있었다
젊은 순례객들이 기피한다는 우리 한국인 노인네 순례객들
다 그러는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러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몇 번씩 그 유투버가 강조했다. 다 그러는건 아니라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혹시라도 산티아고 순례길 가시려는 분 있으시다면
절대로 저 위에 적은 그런 행동은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존경까지 받지는 못하더라도
멸시받는 노인네가 돼서야 되겠는가?
혹시라도 젊은 한국인 순례객을 마주치게 된다면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해 주고, 용돈이라도 쥐어주면 어떨까?
첫댓글 산티아고 순례를 하는 건
'좀 더 인간적인 인간이 되고싶다'는 소망 때문
아닐까요.
그 먼 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레
겸손해지고
발이 퉁퉁 부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사람과의 접촉에서 배우고
세상 보는 눈도 달라지고.
그런데서 세속적인 버릇이 나온다는 건
산티아고 순례의 고행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무언가 달라지기는 하겠지요.
조금이나마 나아졌다면
그걸로 된 거죠.
100%가 아닌 10%만이라도.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젊은 순례자의 호소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거기까지 가서
처음 보는 고민많은 젊은이를 상대로...
자식 자랑하고,
일 부려먹고,
기독교 전도하고,
어른 행세나 하고,
남들에게 민폐 끼치고
외국인 순례자들 눈쌀 찌프리게 하고,
심지어 숙소나 식당에서조차
주인들이 눈치를 준다고 하니까요
오죽했으면 이런 유튜브를 올렸을까요
어른들이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순례길 걷는 분들 보면
저 힘든길을.. 하는 생각 들어요 대한민국 여행객들
눈쌀 찌푸리는 행동 이야기 많이 듣지요 오죽했으면 유튜브에 올렸을까요
요즘 6년차 부부가 순례하는 얘기도
보고 있는 중입니다
6년 전에 각자 순례길을 걷다가 만나서
결혼까지 간 동갑내기 부부인데요
회사 사표내고 세계일주 중에 갑자기
세번째 순례길에 나선 부부입니다
그 젊은 부부도 한국인들을 피하더군요
특히 나이든 단체 관광 순례객들
젊은 또래 순례객들과는 잘 어울립니다
알베르게 가서 미리 버스로 도착해 있는
배낭들 보면 이름표 확인하고
한국인 이름이면 다른 곳으로 가던가
아니면 아예 더 앞으로 걷드라구요
나이든 단체 순례객들 문제구요
단체가 아니더라도 민폐족들 많습니다
젊은이들이 순례에는 대선배인데
마치 아랫사람 대하듯 하대하고
무시하고 그러드라구요
이 부부는 한국인 순례객은 피하자
그런 마음으로 걷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하철에서도 통화를 힘찬 목소리로 통화를 하고
음악을 크게 틀어 놓으며 주위를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더군요.
선배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아직 쩍벌남들도 있구요
젊은이들 앞에 가서
자리 양보하라고 큰소리치는 노인네들
모두들 자중해야 합니다
외국에 가면 노인네들은 꽝입니다
젊은이들이 주축이지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