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사랑의 향기.../ 시:김주은
나는 오늘도 숨을 크게 들이켜며
화성 위를 걷는 것도 아니고
지구본 위를 걷는 긍정 때문에
금성도 별 차이는 없지만
저 숲은 왜 사시사철 푸른 빛으로 씻어내고 있는지
저 밤하늘의 별들이 어디서 나와
저토록 아름답게
두루총총 돋아나는지 알 수 없었다.
어디 천년묵이 집단으로
새까맣게 지지는 우레라도 한번 내리치면
초록 강변을 불살라 먹고
어둠의 해조음에 잠길 때에 사람들은 두려워했다.
낙조 탐심은 알 수 없어도
거친 소주에 광란의 질주 하고픈
사랑과 증오의 진달래꽃은
질병과 죽음을 꼬드겨서
세상을 폭행, 간음하고
수밀도 지하 독방에 감금해 버렸지만
꽃뱀보다 지혜로운 인간들은
임시변통으로 태양과 달, 우주나 철인을
금탑으로 섬겨
신앙의 신조로 아편 했던 것이니
그곳에도 가끔 신비의 도는 있어서
푸른 정신이 번쩍번쩍 날아올랐던 것이다.
2
나는 간혹 저 후무휘영한 우주가
어떻게 생겼을까 사색하다가
저절로 생겼겠지 몽상하다가
쇠든 영혼 심히 금할 길 없어서
잉걸불 부비며 환히 열려있는 금송아지로 밀항하게 되었다.
폐선의 수렁창 속으로 덜컹거리며 찌르는
해초 같은 부도의 세월
아빠의 목소리가 싫어서
북극 빙벽에 나자빠진 흑곰처럼 으스렁 으스렁
깊은 심연의 흑버섯이 피어나는 진창 속으로
유리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대 장대 장대비가 쏟아지는
으스스한 주검의 낙루 터에서
탁란의 소쩍새가 울어댈 때
문득 뇌리를 스치는 섬광이
왜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생기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지금까지 묵인되어만 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하면 그동안
최후의 보루로 인을 쳤던 말씀의 밀봉을 뜯어내고
하늘과 땅 사이의 스크린을 뚫고
불탱크가 교차하며
그 아빠의 근원 메시아가
거식증에 걸린 지구의 뇌리 한복판에
정금같은 말씀으로 강타하기 시작한 것인데
나에게도 커다란 동굴 속의 음성처럼 들려온 것이다.
그 음성은
저 검푸른 사파이어 둥치가 쪼개져
짙은 향을 품어올리는
저 찌는듯한 세상의 허공을
침묵시키는 불꽃이었다
세상의 푸른 정신이여
귀 있고 눈이 있는 귀인들이여
이제 마지막 때가 온 것이다
존재의 의미를 밝힐 수 있는
3
이제 그 존재의 의미에 불이 켜진 것이다
그분의 존재는 나의 존재만큼이나 확실한 것
나는 오늘도 숨을 크게 들이켜며
화성 위를 걷는 것도 아니고
지구본 위를 걷는 긍정 때문에
금성도 별 차이는 없지만
저 숲은 왜 사시사철 푸른 빛으로 광을 내고 있는지
저 밤하늘의 별들이 어디서 나와
저토록 아름답게
두루총총 돋아나는지
휘영청청한 저 만물은
자신의 존재에 맞는 빛깔을 반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날은 저물고 갈 길도 아득한데
나에게도 내게 맞는 빛깔을 반사
그분의 향기를 꽃피우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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