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처럼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친절하게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 확대
올 초 한 TV 예능 프로그램이 색다른 내용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바로 <달팽이 호텔>입니다.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산골 호텔에서 투숙객들이 한 박자 쉬어가고, 위로받는 독특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호텔리어들은 벨맨부터 셰프, 그리고 말벗까지 손님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해결해주며 완벽한 힐링을 선물했습니다.
이러한 호텔에서의 친절 서비스처럼, 고객의 짐 들기를 비롯해 교통 안내, 관광·쇼핑 안내, 티켓 구매 대행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컨시어지 서비스’라고 부르는데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최근 시니어용 컨시어지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볼까요?
컨시어지 서비스란?
본격적인 고령화, 그리고 1인 가구 시대를 맞아 시니어의 일상을 손과 발이 되어 도와주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는 특급호텔에서 호텔 투숙객에게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했는데요. 최근 이러한 서비스가 호텔을 넘어 일반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특히 시니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벨을 누르기만 하면 달려오는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처럼, 신청만 하면 즉시 서비스가 실현된다고 해서 ‘컨시어지 서비스’, ‘컨시어지 경제’, ‘컨시어지 비즈니스’라 부르는데요.
컨시어지 서비스는 주로 안내, 예약, 청소 등 심부름을 대행하는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돌봐 줄 가족이 곁에 없는 노인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아울러 은퇴한 시니어에게 꼭 맞는 일자리도 제공하는데요. 이러한 장점이 주목받으면서 세계적으로 그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
특히 미국의 경우, 1946~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홈서비스’는 2015년부터 고객의 가정 내 수리, 보수 및 잔디 깎기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피아노 레슨, 스페인어 레슨과 스마트홈 설치 등이 추가되며 고객의 니즈에 맞게 서비스 내용도 점차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홈서비스’는 최상의 서비스 구현을 위해 자체적으로 관련 분야 자격증 소지 여부 및 범죄사실 등의 신상 검증을 하는데요. 서비스 과정을 모니터링 해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고, 불만족 시 보상을 통해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업계 선두주자로서 서비스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엔보이’는 슈퍼마켓의 식료품을 사다 주거나 약국에서 약을 받아오는 등 좀 더 현실적인 시니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은 물론, 일반 전화로도 서비스 요청이 가능해 시니어에 최적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동네 산책과 같은 서비스 내용을 시니어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 특징인데요. ‘엔보이’의 헬퍼는 자체 신상 검증을 통해 선발되며, 유니폼을 입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모든 헬퍼들이 응급처치에 대한 교육을 기본적으로 받고 있다는 점이 고객에게 큰 신뢰를 주고 있습니다.
‘포스트메이츠’는 혼자 사는 노인과 1인 가구에 다양한 제품을 배달해 주는 배달 전문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데요. 음식뿐만 아니라 지역 내 상점에서 파는 가정용품, 개인 요양 용품, 문구류, 의약품 등 배달 가능한 모든 것을 최대 1시간 내로 배달합니다. 정액제 서비스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받을 수도 있어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놀라운 성장세를 보입니다.
그 밖에, 가사도우미처럼 빨래를 대신에 해주는 ‘와시오(Washio)’, 여행자들의 가방을 목적지로 대신 가져다주는 ‘제트블루(Jet blue)’, 심부름 대행 서비스 ‘태스크래빗(Task rabbit)’, 은행이나 우체국 서비스를 대신에 해주는 ‘십(Shyp)’, 필요한 곳에 의사를 보내주는 ‘힐(Heal)’, 셰프의 맞춤 요리를 배달해 주는 ‘먼처리(Munchery)’ 등도 있습니다.
‘배달’, ‘앱’ 중심의 국내 컨시어지 서비스 현황
그렇다면, 국내 컨시어지 서비스 현황은 어떨까요?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이 IT 기기를 통한 서비스 이용에 능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배달 앱’ 서비스인데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몇 개의 버튼만 누르면, 거의 모든 음식점의 음식이 배달됩니다. 음식점 자체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배달 대행업체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음식점과 서비스 이용자 모두 편리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그밖에, 대리운전과 주차대행, 세차 서비스도 모두 컨시어지 서비스의 일환이라 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기업 내 임직원들이 일에만 집중해 기업의 성과를 최대한으로 이끌 수 있도록 보조하는 기업 컨시어지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밖의 서비스를 국내에서 실현하는 데는 많은 법적인 제약이 따르는데요. ‘우버’처럼 시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도의적인 문제로 안마사를 부르는 서비스나 술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실현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따라서, 내 시장에 적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데요. 이미 해외에서 성공을 이루고 있는 서비스 분야 중에서 가사도우미 연계 서비스나 맞춤형 요리 배달 등 우리 현실에 맞게 들여오는 것이 최대 관점입니다.
컨시어지 서비스의 미래는?
2018년 기준, 국내 고령층 인구는 738만 명이 넘어서며, 총인구의 14.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55년에서 63년생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 이후에는 이 수치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따라서 시니어를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분야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며, 꼭 필요한 비즈니스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에이지웰(AgeWell)’은 건강한 시니어 도우미를 고용해 같은 나이대의 수요자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도우미와 고객의 상호 관계를 통해 더 특별한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매칭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시니어용 컨시어지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실버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관련 자격증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특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데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이 연결되는 따뜻한 비즈니스, 컨시어지 서비스. 늘어가는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정착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