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중에서도 참복과 함께 최고로 치는 것은 황복. 매년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황복철이다. 황복이 산란을 위해 임진강 압록강 등 서해쪽 강을 타고 올라온다. 이맘 때면 살이 오른 황복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 미식가라면 1년에 한 번씩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그 맛이다.
황복이 제철을 맞은 요즘 임진강 변에는 황복 맛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 든다. 경기 파주시에 있는 ‘여울목 식당’도 덩달아 바쁘다. 임진강에서 잡은 자연산 황복 전문점이라서 그렇다.
테이블 10여개만 놓인 그리 크지 않은 이 식당은 부부가 꾸려 나간다. 지역 토박이인 남편 윤우종씨는 임진강에서 20년 넘게 고기잡는 일만 해온 어부다. 남편이 잡아 온 고기는 아내 백오열씨가 조리해 낸다. 식당 안 주방에 놓인 두 개의 수족관 안에는 윤씨가 잡아 온 황복, 민물장어 등으로 가득하다.
황복 또한 일반 복어와 마찬가지로 회로 많이 먹는다. 주문하면 수족관에서 바로 잡아 독을 제거한 뒤 얇게 썬 살점들이 접시에 담겨 나온다. 한 점을 집어 미나리와 함께 도르르 말아 먹을 때의 쫄깃함이란…. 젓가락으로 한 번에 여러 점을 집으면 일행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자연산이 워낙 귀하고 비싸다 보니 일반인들은 진품 여부를 100% 확신하지 못한다. 그런데 황복은 비교적 구별하기 쉽다. 자연산 황복은 몸길이가 45㎝ 안팎이며 무게가 1㎏ 정도 나갈 정도로 몸집이 크다. 하지만 양식은 몸이 마른 편이고 무게도 300~400g에 불과하다. 몸 빛깔도 자연산은 등과 배 사이 옆구리에 황색줄이 뻗어있지만 양식은 이 빛깔이 선명하지 않다. 수입산도 자연산보다 덩치가 작다.
그래서 이 집에서는 자연산과 양식 가격이 다르다. 자연산은 1㎏에 14만원, 양식은 10만원을 받는다. 1㎏이면 2~3명이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황복은 회 말고 지리나 매운탕, 찜으로 먹어도 맛있다. 특히 육수에 갖가지 양념과 야채를 넣고 끓여낸 찜은 고기 살점이 특히 부드럽다. 잔가시가 없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좋아한다.
이 집은 황복 말고도 맛볼 종류가 많다. 자연산 장어는 겨울철을 제외하곤 항상 대기중이고 참게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 등 민물에서 잡히는 것들이 다양하다. 무슨 종류든 주문을 받은 후 살아 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 조리한다. 부부 모두 “생선이 적으면 맛이 안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1인분을 시켜도 푸짐하게 내놓는다.
DATE: 04/5/13 |
출처: 나만의 영토 원문보기 글쓴이: 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