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반에 눈을 떴습니다.
오늘은 5호선 마천역에 9시까지 가야하는데 우리 집 서쪽 끝에서 서울의 동쪽 끝까지
종점에서 종점으로 이동이었습니다.
마눌님은 등산하는데 밥을 먹고 가야한다며 일찍부터 챙겨줍니다.
6시 반에 집을 나와 개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기.
앉아서 가는 것은 좋은데 1시간 반동안 엉덩이가 아픕니다.ㅎㅎㅎ
5호선을 타고 가는 동안 노선을 보니
마치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난 가던 그 길이 아니었을까?하고,
김포방향은 행주나루를 지나 강화로 들어간 세자 일행이 갔던 길일 수도 있다고 상상했습니다.
광나루를 지나고 올림픽공원을 지날 때는 삼전도의 굴욕도 생각났습니다.
마천역이라는 곳을 처음으로 와봤습니다.
8시 반정도 되었는데 1번출구에 나와보니 아무도 안보입니다.
양태선이 누가 와있나?하며 처음 오는 곳이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네요.ㅎ
동유럽 45일 동안 여행하고 힘들었다는데 앞의 인격의 크기는 별로 변한게 없는 듯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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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입구까지 가서 기다릴 것도 아닌데 가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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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회장님 등장하십니다.
뭐 두손까지 드는 것을 보니 오늘 평양에 간 누구가 생각나게 하네요.
거기서 배웠나?ㅎㅎㅎ
같이 나오는 사람들은 아무 관계도 아니어서 얼굴 블러처리를 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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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쪽에서 신 박사가 네번째로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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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장이 오늘 마천역에 1등으로 도착했다고 싱글벙글합니다.ㅎ
캄보디아에 돌아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데 그게 즐거운 것은 아닐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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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백패커와 조 사장이 도착합니다.
마치 정글의 법칙에 출현하는 연예인 같습니다.ㅎㅎ
아니면 인디아나 존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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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삼이 갑자기 잔차를 타고 옵니다.
오늘 두바퀴 라이딩이 만행코스와 겹치나? 했는데 만행에 참석할려고
집에서부터 잔차를 타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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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가 두대로 늘어났습니다.
만행이 두바퀴로 흡수된 것인지, 두바퀴가 만행으로 들어온 것인지 헷갈립니다.
하기야 두바퀴 맴버들(윤영범, 윤병삼, 이광춘, 고원곤, 김삼남, 이갑호, 조신우, 송원석 등등)
모두 만행 회원이네요.
그렇다면 <만행두바퀴>로 이름을 바꾸어야 하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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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수가 만행에 참석한 줄 알았는데
송원석이도 오늘 잔차를 끌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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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의 모임에 꼭 1분전에 도착하는 김동국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뛰어옵니다.
그렇게 마~안~이 늦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한번 더 늦으면 밥을 사겠다고 하네요.ㅎㅎ
아마도 다음엔 일찍 도착해서 일부러 늦게 나타날 듯싶습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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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이 되어 출발!
근데 만행의 산행인지 두바퀴의 산행인지 그림이 이상하긴 이상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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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는 오늘 점심을 먹을 곳에 맡기고 올라갑니다.
앞으로 이처럼 잔차가 있는 사람은 타고와서 맡기고 산행하는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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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는
마천역에서 출발해서 인조가 삼궤두고두례를 하기 위해 나왔던 그 길을 따라가나?하고 생각했는데
우리 홍회장님이 그 치욕의 길을 피해서 바로 수어장대로 올라가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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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가장 높은데를 공략하라!
근데 처음부터 가파르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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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약수터에서 1차 휴식
다른 때 같으면 막걸리, 소주 한잔씩하고 힘을 내서 올라갔을텐데
오늘은 물만 마십니다.ㅎㅎ
공원에서는 술을 못마시게 한다고 박 백패커가 가져온 막걸리는 얼굴도 못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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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천이라고 하는 약수터의 이름이 좀 거시기 하지만 물 맛은 좋았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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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리 정돈의 달인들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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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한바가지 들이키고 다시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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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갑자기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네요.
무슨 일인가?하며 숨을 몰아쉬고 위를 쳐다 봤더니 글쎄...
젊은 츠자를 따라잡겠다고 속도를 높였습니다.
아니? 따라가서 어쩔려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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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하던 병삼이도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띄며 쫓아가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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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뒤에서 쫓아오느라 숨이 턱에 차는데 잠간 휴식을 하며 가지고온 간식을 나눕니다.
방울토마토, 배, 복숭아, 송편, 인절미 등 추석 상차림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다만 음복할 술만 없었을 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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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회장님이 갑자기 그 쫓아가던 츠자(?)에게 방울토마토 몇개 건네며 작업을 겁니다.ㅎㅎㅎ
넘어 갔을까요?
방울토마토 몇 개에 넘어가면?
"저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예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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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문을 통과해서 드디어 수어장대에 도착했습니다.
오늘따라 <수어장대>라는 편액이 <쉬어잔대>로 보입니다.ㅎㅎㅎ
그만큼 힘들었다는 증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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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을 하고 내려갑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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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 훨씬 수월하네요.ㅎㅎ
평일인데도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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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남성대와 특전사령부 지역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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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까지 내려와서 이제 성 밖으로 다시 나와 하산합니다.
저는 북문까지 가서 동문에 이르는 중간에 야생화를 담을려고 했는데.....
다음에 다시 올라와야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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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가 항복을 하러 청군의 홍타이지에게 나갔던 그 서문입니다.
그 때의 왕과 신하들의 심정이 어땠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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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산에서 낚시질을?ㅎㅎ
연목구어(緣木求魚) -> 緣山求魚?ㅎㅎㅎ
뭘 잡았는지 궁금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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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가 되어가는 신도시를 바라보며 한마디씩합니다.
그러나 이후에 저를 버리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저에게 모두 등을 돌릴 때 깨달았어야 하는데 제가 둔해서 그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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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꽃을 하나 담고 나니 모두 사라졌습니다.
내려가는 길이야 어차피 한 곳에서 만나겠지만 그래도....
첫번째 코스는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팀의 꼬리를 놓친 저는 혼자 뒤를 따라 그 길을 내려가다 보니
아무래도 홍타이지의 후손이라고 하는 홍회장이 계곡길을 따라갈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두번째 코스인 연주대 옹성에서 능선길을 택했습니다.
원래 마천역에서 올라오면 이 옹성으로 통해서 서문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판단 미스!
아! 난 작전통인데 정보판단까지 할려니 무리가 되었나?ㅎㅎㅎ
계곡쪽에서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
허나 돌아갈 시기는 이미 놓친 것..ㅜㅜ
능선길은 계단도 잘 되었고 주 등산로이기에 넓찍하고 정비가 잘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그 길을 포기하고 계곡길로 갔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ㅎ
그래서 아무래도 홍회장이 이제 저를 내칠 때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ㅋ
내려오는 길이 그렇게 멀 수가 없었습니다.ㅎㅎㅎ
다른 길로 내려오다보니 '성불사'라는 절도 보입니다.
이은상 시인의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하는 시가 떠오르는데 그 성불사가 여기 였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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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라앉힐려고 그냥 꽃이나 담아봅니다.
산에 오르는 길 좌우에 수북히 피어있던 고마리입니다.
꽃은 작지만 너무 예쁩니다.
근데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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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송이풀
저도 사진으로만 보다가 오늘 처음 봤습니다.
딱 한 개체만 있었는데 아마도 찾아보면 더 있었을 듯하나 찾아볼 시간이 없었네요.
다음에 가서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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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네요.
하나만 가져왔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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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물봉선은 보기가 쉽지 않은데 만났습니다.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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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괴불주머니
괴불주머니들이 대부분 4~5월에 개화를 하는데 이 녀석은 7~9월에 개화를 합니다.
노란색 꽃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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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조희풀
잘 모르면 자주 조회해보면 안다고 붙여진 이름일까요?ㅎㅎㅎ
이 녀석은 나무인데도 풀이라는 이름이 붙은게 특이합니다.
나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약해서 그런 것 같은데
조희풀이라는 이름은 종이풀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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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말풀
이름이 겁납니다.
열대 아메리카에서 귀화한 식물인데 우리나라에서 아마 한약재로 들여온 듯합니다.
씨앗과 잎에 맹독이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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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두부전골과 산에서 못마신 막걸리로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제 표정이 별로 안 좋지요?ㅎㅎㅎㅎ
기분이 꾸리해서 사진도 안찍으니 회장님이 사진을 찍어 줍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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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웃는게 웃는 것이 아닙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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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힘들었지만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왕따 사건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조용히 마무리를 하고
다음 만행은
10월 24일(수)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시행합니다.ㅎ
억새 축제는 10.12~18까지 인데
사람들이 많은 기간을 피하고 멋진 억새도 구경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멋진 가을날을 도심에서 억새와 함께 즐겨보세요.
첫댓글 편히 앉아서 등산했어요. ㅎㅎㅎ 골로 갈뻔했구먼 ... ㅎ ㅎ
그래도 걸으면 갑니다.ㅎㅎㅎ
ㅎㅎㅎㅎ 짤라버리기 좋은기회 였는데 ㅋㅋㅋㅋ
수고하셨습니다! 내려와서 한잔할 생각에 소중한 주작가를 삐지게했군요!
짧은시간에 소중한 야생화까지 챙기셨군요!..... 10월은 상암에서 억새에 취해보시죠!
덕분에(?) 한번 더 가봐야겠습니다.ㅎㅎ
수고 많았습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주창일 명절끝나고, 10월5일 귀국하면 남한산성 한번 갑시다!
@홍용출 10월 3일, 5일 다른 일로 예약.
일정 계획 없이 시간이 되면 그냥 가야지요.ㅎㅎㅎ
만행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또한 10월도 참석할 수 없으니... 10월 3일이나 5일 연락주시면 동참하겠습니다.
@김삼남 원년 맴버 빠지시니 허전함.ㅎㅎ
역시 만행은 즐겁네여.
주작가가 버팀목이 되구
홍회장의 진두지휘 정말 좋은 사이들이시닷.
나두 가고픈데 ㆍㆍㆍ언제 가보나여?
ㅎㅎㅎ
버팀목이 이젠 삭아서 바꿀려는 시도??.ㅎㅎㅎ
서울 서쪽 편에서 동쪽 편에 가려면 1박 2일 코스입니다. ㅋㅋㅋ
정답!ㅎㅎㅎ
그래서 인조도 남한산성에 들어갔다가 강화로 옮길려고 출발했는데 실패.ㅎㅎㅎㅎ
주작가님의 리얼한 산행기, 항상 감사합니다. 하산길에 야생화 쫒다가 미아가 되신 덕분에 더 좋은 곳을 보고 오신것 같네요.
풍요로운 한가위와 더불어 몰디브 잘 다녀 오시길...
제 탓인데....ㅎㅎㅎㅎ
저는 항상 다른 길을 갈려고 힘쓰고 있네요.ㅎㅎㅎ
쌩유! 몰디브 갔다와서 뵈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