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의 여행편지 #494)
가을을 한아름 선물합니다. -창덕궁 단풍
15년 전 쯤일게다 .
프랑스 베르시이유 궁전의 거대함을 보고 '남들이 저런 건물 올릴 때 우린 도대체 뭐했지?', "맨날 당파싸움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제대로 내세울 만한 궁전이라도 있나?" 이런 오해와 의구심이 전부였다.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욕을 하자.' 일말의 양심일지 아니면 오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장 먼저 간 곳이 국립중앙박물관이고 여기서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을 만났고 두번째 찾은 곳이 바로 창덕궁이다. 궁궐 구석구석을 거닐면서 이곳이 아름답다기 보다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한심한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뼈저리게 반성했던 기억이 난다. 우아한 건물은 둘째치고라도 자연을 끌어들이며 전혀 꾸밈없이 건물을 앉힌 후원의 모습에 흠뻑 반해버렸다.
그후로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차츰 안목을 높혔다. 하나를 보면 두 개가 궁금했고 관련 책을 뒤져보고, 훌륭한 선생님까지 만나게 되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욕심이 생겼고 이곳 저곳 둘러본 것이 결국 전국을 유랑하게 되었다. 결국 취미가 여행작가라는 직업으로 바뀌어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다.
그러고보니 창덕궁이야말로 내 인생의 획을 그은 곳이다.
북경의 자금성은 대평지를 싹 밀고 상상을 초월하는 궁궐을 세웠다. 사실 규모만 컸지, 소소함과 작은 것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큰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손목시계가 벽시계보다 비싸다는 것을 난 창덕궁에서 느꼈다.
1년 중에 가장 창덕궁이 아름다울 때가 바로 11월 둘째~세째주다. 다른 곳보다 단풍이 늦은 편인데 총천연색 컬러가 동공을 시뻘겋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창덕궁 후원을 따로 볼 수 있는 특별관람 프로그램이 있으니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볼 만하다. 부용정은 물론 예전에 개방하지 않았던 애련지-관람정-옥류천까지 후원의 속살들을 살펴볼 수있다.
특별관람은 하루 400명으로 인터넷에서 마감된다.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11월 세째주까지는 매진이다. 대신 취소분이 있으니 홈페이지에 들락거려라. 나도 대기중에 간신히 한 장 얻었다.
후원만 따로 볼 수 없다. 총 입장료는 8,000원
창덕궁입장료:성인 3,000원/소인 1,500원 (10명 이상 단체 20% 할인 09:00~16:30)
후원입장료: 성인 5,000원/소인 2,500원
전화문의: 762-8261
금천교를 지난다. 금천교 아래 돌짐승을 유심히 보라. 해태처럼 생겼는데...서수라는 상상의 동물이란다. 악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어도가 상당히 넓고, 좌우에 돌난간을 세웠다.
궁궐을 들어갈 때는 꼭 시냇물을 건너게 했는데 풍수에 의하면 명당수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후원 단풍구경에 나섰다.
부용정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부용정이다.
연못은 네모난 방형이며, 중앙엔 둥그런 섬이 있어 그 안엔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이는 '하늘은 둥글고 땅의 모양은 네모나다' (天圓地方)라는 전통적인 우주관을 표현했다.
땅을 음, 물을 양이라 한다. 그렇다면 부용정 앞에 돌기둥 2개는 물 위에 올라있고, 나머지는 땅 위에 있다. 즉 물과 땅이 교합하는 장면을 의미하고 있다. 부용정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十'자형처러 보이는 것도 같은 이치. 물과 땅이 결합하면 그 기운이 하늘을 뚫을 수 있는데, 그 기운이 어수문을 지나서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에서 우주의 이치를 만난다.
그리하여 규장각 열람실의 편액이 '宙合樓(주합루)'가 된 연유이다. (신영훈선생님의 '조선의 궁궐에서')
가운데 보이는 2층 건물이 주합루다.
1층은 규장각이며 서고이다. 사방에 툇간을 깊게 하여 직사광선이 방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종이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이다. 이 층은 주합루 열람실이다. 보다 밝게 꾸며져 있다. 그 옆에 임금의 초상화를 모신 서향각도 자리잡고 있다.
주합루에 오르는 입구에 있는 문이 보인다. 바로 '魚水門'이다.
물고기와 물. 물고기는 신료를 의미하고 물은 왕을 상징한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신료들도 왕의 뜻 안에서 살아가라는 뜻이다. 화려한 다포식의 팔작지붕에 단청이 유난히 화려하다.
어수문 옆에 조그만 문이 보인다. 신하는 이 곳을 드나든다.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다.
영화당은 과거보는 곳이다. 높은 축대 위에 건물이 들어선 이유는 혹시 시험감독을 위해서가 아닐까?
이 앞마당에 선비들이 자리잡고, 왕과 시관들이 굽어보는 중에 내 걸린 과제에 따라 시험지에 답안을 쓴다. 답안을 다 쓰면 그 자리에서 채점하고 임금이 낙점을 하여 장원급제를 정한다. 급제한 인제를 친견하고 어사화를 머리에 꽂아준다고 한다.
애련지. 애련은 군자의 덕으로 상징되는 연꽃을 살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랑스런 여인이 떠오를만큼 예쁘다.
반도지. 자세히 보면 한반도 모양이다.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건물이 아닐까 싶다.
관람정에서 바라본 풍경
승재정에서 바라본 관람정
겹지붕의 특이한 모양의 존덕정. 천장에 청룡, 황룡이 어우러져 있다.
반도지에서 옥류천 가는길.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길에서 바라본 존덕정
고개너머 옥류천 가는 길. 조금만 더 가면 성균관이다.
살짝 ~~왕의 풍모가 느껴짐
청의정. 하늘을 향하는 마음을 표현한 건물이다. 네기둥에 사각형 마루, 천장은 팔각, 그뤼에 초가지붕. 홍순민 선생은 땅을 딛고 하늘로 향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하는데~~
옥류천 내려가는 길
옥류천에서 정문가는 길~ 최고의 단풍길이 이어진다.
천천히 천천히 사부작 사부작~~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싱싱한 단풍을 만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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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궁의 가을에 흠뻑 젖어 보았어요.^~^ 넘 아름다워 마음이 아려오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찬란한 아름다움입니다. 가을 한아름 선물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살 때 아주 자주갔던 곳인데... 전주에서 살다보니 ... 금방이라도 기차에 몸을 싣고 달려가고파집니다. 즐거운 감상에 감사드립니다
서울에 이런곳이 있네요 넘 잘보고 갑니다
멋져요. 이번주 놀토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군요. ^*^
가까운 서울 안에 이렇게 좋은 단풍은 아마도 없을것 같아요~
고궁이라 그런지 단풍도 기품이 있어 보이는군요
과천도 단풍 곱게 물들었답니다...단풍이 아름다운곳중 하나 ㅎㅎ 과천 종합청사
지금 과천으로 출발합니다.~~실은 미술관 옆 산책길을 거닐려구요. 지금 출발합니다. 하하
에구 얼릉 마중 나가야 하는데 ㅎㅎ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서 둘러보는것도 좋아요 ..단지안에 숨겨진 곳 많아요 ..중앙공원 ..1단지 사잇길..등등 참 중앙고등학교옆 보광사란 절도 꼭가보세요 과천은 천천이 한바퀴 돌아도 두시간도 안걸려요 요즘같은 가을엔 구경하면 돌면 하루종일 걸리지만 ㅎㅎ
너무 멋집니다.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가을 향기에 취합니다. 고궁의 멋스러움과 어우러져 단풍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창덕궁 궁궐에이런 멋진곳이 있었군요 너무멋져요 구경 잘하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곳입니다. 가까이에 사는 분들은 지금 신발끈 고쳐매고 다녀오세요. 감사합니다 대장님~~~~
단풍보러 가고 싶었는데 생각뿐 . . . 창덕궁 가을 단풍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네요. 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
가슴이 단풍잎 뜰리듯 감동입니다 감사 감사..............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내신 솜씨가 더욱 훌륭하십니다.단풍 놀이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양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이들에게 눈의 호사를 누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리도 멋진 가을을 선물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근데 왕이 너무 개구지네요~~~ㅎㅎ
정말 가까이 있는 멋진 단풍과 옛날의 아름다운 고궁을 덕분에 앉아서 설명과 더불어 구경 잘 했습니다.
아직 진정한 가을단풍을 느껴보지못했음에 흠뻑빠져버렸네요
지난 가을 난 그곳에서 단풍별을 보고 왔었지요
올해도 유난히 멋지군요,,,,
다시한번 뒤돌아 보고 다시한번 가고싶은 그곳,,,
대장님 감사합니다,,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만큼 아름답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아름답네요~~올해 단풍구경못가 아쉬웠는데 대장님 덕분에 눈이 호사합니다 ^^대단히 감사 (대장님 너무아름다워 퍼갑니다)
다음 주 창덕궁 후원관람 예약해 놓았는데 그 때까지 단풍이 기다려주겠지요?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대장님~~
절정이 지났는 줄 알았는데...단풍이 아직도 보기 좋습니다. 감사드리며...^^*
너무 감사합니다. 이 가을 이렇게 앉아서 단풍구경울 할 수 있다니---
그런데 나는 왜 이리도 가슴이 아릴까?
무너져내리는 가슴을 안고 잘 보았습니다.
가을이란 요술이 현란하게 만듭니다...
단풍이 너무 예뻐서 눈이부시네요..설명까지도 잘읽었읍니다.
정말 마술 입니다. 감탄, 또 감탄!!! 잘 보았습니다.
정말 이쁘네여~~~ 어~쩜 이케 이쁘게 담으셨나요??
저도 창덕궁 후원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단풍으로 물든 지금이 넘 예쁘네요 감사*^^*
너무 고와 눈병 나겠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다음주 갑니다요~~~
올해 단풍놀이을 맘껏기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멋집니다.
올 가을 저도 이 후원을 거닐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합니다~~...감사해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몇 해 전 팔순아버지 손을 잡고 걸었던 후원길을 오늘은 모놀님의 카메라를 통해서 추억해봅니다.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모놀님의 세심한 배려에 저또한 행복한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임금님들은 운치있게 사셨네요. 도심 구중궁궐에서도 계절마다의 맛을 즐기셨으니...잘 보고갑니다.
대한민국의 향기롭고 영원무궁할수있도록 신이시여 정치만 바로간다면 영원하리로다 모놀 감상잘하고 갑니다 건강하소서
아침에 참행복합니다.....제가있는곳에선 단풍들지못한나무들이 시간을 기다리지못한체 바람에 날립니다.....
오늘 28층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회색빛설경입니다....
창덕궁의 단풍을 한번도 못본사람처럼....이아침 마음시리게 아름답습니다....^^
ㅎㅎㅎㅎ...왕의 풍모가 단풍을 살짝.. 압도하는군요.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어 감사 드립니다.
멋지세요^^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궁궐이지요.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네요 정말 눈이 호사했어요 금욜엔 내장산 단풍 보고왔고 토욜엔 전주모악산 단풍 보고왔어요 정말 이 시간 너무나도 예쁜 대한민국입니다
가을 단품에 눈이 호사하고 모놀님의 정성에 마음도 행복한 가을입니다.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대장님 덕분에 눈과 가슴이 고궁에 구석구석을 ㅎㅎㅎㅎㅎㅎ 환상이네요! 감사감사.......
성균관 가는길목 왕의 풍모을 닮은 모놀님의 모습에서 지난 날의 추억이 새로워 가슴 물클 했습니다. 가을 단품에 눈이 호사하고 모놀님의 정성에 마음도 풍성한가을입니다.
대단하네요 저리 멋있느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네요 잘 보고 ..감사합니다~~~
아들놈의 수능이 끝나고서야 여유를 좀 찾았는데.... 단풍은 이미 다 지고 대장님의 선물로 눈을 달래봅니다.
훅- 떠나보기에도 연말로 치닫는 업무가 너무 벅차네요. 음악들으며 사진보며...흑흑
창덕궁 단풍이 이리 아름다울 수 가! 넘 바빠 마음을 접었는데...
꾸벅~~고맙습니다~~이리 사진으로나마 그 고운 자태를 접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