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시위를 떠난 화살과 한번 내뱉은 말은 수정하려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걱정이다.
금번 지리산 산행때 별도로 산행에 참가하여 화대종주를 마치고 정규산행팀과 합류한다는
학무님의 말을듣고 때아닌 호기심이 발동하여 한번 동참하고자 참여의사를 전달은 하였지만
며칠전부터 업무중 삐끗한 허리와 발목이 시끈거리고 신경이 쓰이는 것이 제대로 산행을 할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였다.
출발 당일까지도 갈등을하다가 만류하는 아내와 딸내미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목에는 붕대를 감고
허리에는 파스를 붙이고는 토요 거래처와의 업무를 양해를 구해 종결하고는 천태산님과 약속한
인천터미널에 도착하여 13시20분행 남원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학무님과는 구례나 남원에서 별도로 합류하기로 약속하고 예정시간보다 늦은 19시경에 남원에서
만나 간단히 저녁식사를 끝마치고는 천태산님이 아시는 동생분의 도움을 받아 구례화엄사 앞까지
편안하게 도착할수있었다. 도착시간은 20시 10분경..................
일찍이 찿아든 산사의 어둠은 고요속에 잠들어 정적만이 흐르고 희미하게 흘려나오는 법당의
불빛만이 이곳이 화엄사 일주문 앞이라는것을 알게 해준다.
간단히 산행의 준비를 마치고는 일주문 앞에서의 기념 인증샷.............
~산(천태산).바다(여해)그리고 빈배인 허주(학무님:가칭 알고있는것 배운것 없다해서)는 산행의
항해를 시작한다.
들머리인 화엄사 초입에서 산행을 시작한것이 20시30분.
한번도 와보지 못한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의 산행.
어둠속에서 과연 이곳의 산행강도는 어떨지 몰라 초반의 무리함을 피하고자 또한 전날부터
호남정맥을 마치시고 곧바로 합류하신 학무님의 페이스 안배를 위해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제막 잠든듯 고요속에 평온하던 산죽들도 낯선 불청객의 발자욱 소리에 놀란듯
소스라쳐 사각이며 소리를 내고 그을린 밤하늘 숲사이에 숨어 수줍은 새색시마냥 얼굴을
내미는 초승달은 서쪽으로 항해를 하고있다.
이깊은 산중에 나홀로 단독 종주를 마음잡으신 학무님의 용기가 새삼 존경스럽다.
무모하리마치 도전적이고 바보스러울 정도의 도전정신 .무엇때문에 학무님은 이길을
가려고 했던가.
같이 동참을 한 나로써는 마음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선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한발한발 오르다보니 어느듯 이마에는 땀방울도 송글송글 맺히고 불현듯 어둠속에서
불쑥나타날것 같은 지리산의 반달곰도 눈에 발히니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검은
바위들에도 가끔씩은 등골이 오싹하메 실없는잡념에 실소를 지어본다.
맺혀던 땀방울도 바람타고 들려오는 계곡물소리에 실려가고 저멀리 노고단의 통신탑이 눈에 잡힌다.
혹시나 하는 기우에서 헤드랜턴도 끄고 노고단대피소를 비켜가니 또다른 산행의
종주팀이 우릴 보고 놀라 국공관리자들로 착각을 한다.
놀라긴 매한가지인데..............
서로 조심하라며 인사를 나누고는 노고단 돌탑에서의 기념샷~~~
돼지령을 향해 가는길 출출한 허기에 간밤식당에서 마련한 온수를 컵라면에 부으니
이미 식어버린 온수에 라면은 설었는지 불었는지 모르겠고 일단은 먹고 보자.
색다른 맛을 만끽하며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삼도봉을 향해가는길...
가끔씩 불어오는 강한 바람은 마지막 까지도 떨구지 못한 나무잎을 떨구기위해
안달하는듯 나무를 흔들어댄다.
나무는 나무대로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려는듯 울부짖고 그렇게 밤의 몸부림은
게속되는 가운데 어느듯 삼도봉에 도착.
(정확히 개념없이 산행을 하다보니 산행시간은 체크를 하지 않아서 시간때는 모르겠고)
경상남도.전라남도.전라북도.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장군께서
금방이라도 깨어나 어우를듯 은하수 바다를 이루고 출렁이는 밤하늘에는
총총히 박힌 별들은 쏟아질듯 나의 가슴에 파뭍힌다.
그누가 먼저라 할것없이 감탄이 절로 튀어 나온다
와~~~아...............
무엇이라 형용할수 없는 감격이다.
이런맛에 야등에 빠지고 험한길 홀로 아리랑에 춤추는가 ?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 토끼봉에 오르는길............
시간은 새벽을 위해 달리고 졸리운 눈꺼풀에 지친 체력때문인지
기온의 변화 때문인지 산행의 속도는 줄어들고 때마침 찿아온 안개는
산객을 회롱하듯 유혹하며 발길을 붙잡는다.
잠깐만이라도 몸이 바닥에 닿으면 깊은 잠의 나락으로 빠져들듯하다.
예전에 덕유종주를 할때에는 이렇게 피곤하고 졸리웁진 않았는데
그새 체력이 세월의 무게에 눌려 변했단 말인가.
그누구보다도 학무님의 이틀연속 밤샘에 걱정이 아닐수없다.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연하천대피소 잠시대피소내 산장에서 눈을 붙이자는
학무님을 한번 눈감으면 언제 일어날지 몰라 취사실로 안내하여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가지고간 약간의 온기가 남아있는 홍삼차로 몸을 녹이고
발길을 재촉한다.
아직도 졸리움은 가득한데 천태산님이 전해주는 껌을 씹기시작하니
이무슨 이브의 유혹인지 (껌이 이브껌 이라서 그런가) 신기하게도
졸리움이 사라지고 다시금 길을 재촉한다.
죽음의 계단과도 같은 끝없은 나무테크계단길을 다행히 내려걷는 행운이
그나마 산객들의 피로를 덜어준다.
만약에 반대로 올라걷는 길이었다면 아마도 오늘 아주 죽음 이였을 것이다.
벽소령을 지나 선비샘에서 식수를 보충할때 잠깐의 장난끼에 천태산님에게
방금마신 물이 선비가 죽어 흐르는 물이라고 하자 놀라면서 물맛이 이상하단다.
그래도 지나는 길손에게 유용한 식수를 제공하고 있으니 아마 극락의 영광을
누리리라 믿는다.
세석을 향해 진행할때 벌써 정규산행팀은 세석을지나 장터목을 향해 간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은 조급해지고 제시간에 합류하기는 틀려구나
이제는 올라갈 상경길이 걱정이다.
이대로 포기하고 중산리로 하산하여 B팀과합류해서 상경해야하나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면서 여기서 포기하면 다시는 이런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에 일치로
별도로 상경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의 종주를 끝마치자고 합의하고는 염대장님
최대장님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이미 선두팀은 천왕봉을 지나 중봉을 향해 달린다하니 과연 얼만큼의 격차인지
가늠해보고자 조급해진 산객은 학무님과 천태산님을 뒤로 하고는 잰걸음으로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니 멀리에 낯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최대장님이시다.
아니 벌써 B팀과 함께 중산리쪽으로 하산한줄 알았더니 어찌되 일이냐고 물으니
우리를 기다렸다가 따뜻한 국물에 라면이라도 끓여주고 같이 중산리로 하산할
계획이였나보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다른 산우님들도 있고해서 신경써야 할
것인데....................................
하지만 결코 중도포기할수 없다고 상황이 여의치 아니하면 별도 상경할 계획이라고
말씀하니 최대장님도 늦었다며 배냥을 들러메고는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휑하니 중산리쪽을 향해 사라지신다.
시간의 여유가 있고 마음이 허락한다면 장터목대피소에서 오가는 길손을 벗삼고
하늘을 이불삼아 잠시라도 망중한을 즐길텐데.바람같은 생각뿐이다.
상념에 잠겨 있다보니 어느듯 학무님과 천태산님이 당도하여 목마른 갈증을 해소하고는
천왕봉을 향해 오른다.
천왕봉에서 뻗어오는 강한정기 때문일까 아니면 천왕봉을 오르고 나면 하산길로
이여진다는 착각때문일까쏟구치는 힘은 단숨에 천왕봉을 향해 내닫고
고지가 바로 눈앞에 다가온다.
저 하나의 표시석을 눈에 담기위해 저리도 난리일까?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한곳 천왕봉 너도나도 인증샷에 잠시의 공간도 허용치 아니한다.
수간의 챤스를 잡으면 일단은 들이대고카메라의 셔터를 부탁한다.
좀더 넓은곳에 아니면 안전한 난간을 설치하고라도 정상석의 공간을 확보해
놓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간단히 몇장건지고는 대원사 길을 향해 재촉한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대원사 방향의 길은 험하고 난코스이다.
도저히 빠른 걸음을 허용치 아니한다. 일부구간 군데군데 빙판길도있고
암릉길과 너덜지대는 갈길바뿐 객들의 발목을잡고 늘어지는데 가벼워 저야할
배냥의 무게만을 더욱 무겁게 잡아 당긴다.
우여곡절끝에 당도한 치밭못대피소.
학무님께서 차량이 기다린다고 문자가 왔다며 서둘러 하산하라는 연락을 받았단다
도대체 몇시까지 기다린다는 것인지 알수가없다 핸폰까지 연결이 되지않고
무작정 기다리라 할수도 없고 바늘방석이다.
남은거리를 대충따저봐도 10여Km내외 두세시간은 족히 걸릴 시간이다.
어떻게 연락할 방법도 없고 핸폰이 잡히는 곳까지 내달릴수밖에 ............
이제는 완전 3840유격대처럼 달리기 시작한다
길도아닌것이 길인둣나타나고 사라지면 이여지는 지루한 하산길에
진이 다 빠저버린다.
그래도 확인할 방법은없고 날다람쥐처럼 내달리던 학무님도 지치셨는지
속도가 줄어들고 다시금 이여진릴레이.................
계주같은 산악달리기는 그후로도 30여분을 더 달리니 끝이나고
유평리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급하게 전화기를 꺼내 전원을 켜고 통화를 연결하니 아직도 기다리고 계시다는
반가운 염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허기지고 흥건했던 땀방울도 봄날 봄눈이
녹듯이 사라져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다시 합류한 일행은 대원사 일주문을 지나
유평리 주차장에서 지루하리마치 긴시간을 소비하며 기다려 주신 고마운 산우님들 덕에
화대종주를 무사히 마칠수있었다.
짜증도 나고 불평도 있었겠지만 끝까지 기다려 주고 큰박수와 축하로 일행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환영해주신 모든 산우님들에게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처음오신 산우님도 계실텐데 불편함을 끼친점 사과드리고 앞으로도 경인산악회를
자주 찿으시여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번 산행을 통해 내정신세계의 성장을 가질수 있게 하여주신 학무님의 용기와
천태산님의 도전정신에 감사드리며 함께할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010년 11월 17일..................여해............
첫댓글 너무 멋지다. 우리 산악회에 문학도가 너무 많아 !!
이모든것이 붓다님의 가르침에서 .............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지리산.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에 안치환이 부른 노래가 가슴에 와 닿네요
여행은 인생의 숨고르기 길~ 많은 것을 얻고 온 소중한 시간이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여해님. 학무님.함께하신 산우님들~멋지세요...고생하셨습니다
지리산 산행에서 담은 기를 살려 더욱 건강하시고요~추카추카 드려요~!
정신과 육체를 단련하고 지리산의 숨결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네요
여해님, 아침에 잠깐 보는 기행문은 실감이 피부로 들어오는듯 느껴집니다. 아직도 밤 산행을 이해할수 없지만 나도 어떤날......어쨌든 멋진시도는 삶의 에너지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면서,파이팅!!~
베누스님도 이제 사랑하는 님을 만났으니 산행을 통해 그님을 사랑하면서 그곳에서
맑은 영혼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만드세요.
용기있는 도전이 있었기에 어느누가 감히 꿈꿀수없는 위대한 쾌거를 이룰수 있었겠지요.
힘들고 지쳐 있을때 옆에서 같은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락을 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는것이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었고 성공할수 있었던 중요한 하나의 요인 일겁니다.
도전은 개인이 하였지만 맘으로 의지하며 함께 걸었던 세분의 끈끈한 우정에 깊은 감동이 배여있고 평생 잊을수 없는 추억의 한페이지를 남김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학무님의 무모한듯한 도전에 여해님과 천태산님이 함께 하였기에 이룬쾌거라고 생각하며 감동을 받아 제가슴이 뭉클하며 제게도 큰용기를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언제나 밝은 미소만큼이나 풋풋한 사랑이 담기신 형님의 말씀은 또다른 교훈을 주네요.
산행을 통해 얻은좋은 분들과의 만남이 자꾸만 산으로 빠져들게 하나봅니다.
언젠가 형님과 함께 걸으며 새로운 감동을 함께 할수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리산의 또다른 맛이 고스란히 배여 있습니다. 천태산+학무+여해는 올해 잊지못할 한 해일겁니다.2부도 써 주세요.
추억의 여행길을 다리놓아 주어 감사드립니다.
학무님. 여해님. 천태산님.정말 감동입니다 말로 표현할수없는 감동이 ~~~ 그래요 정말 수고했어요. 野成 이 넘져요.
과찬의 말씀을 ...진정한 영웅들은 말이없는데 그동안 세양님 따라 다니며 많이 배웠습니다.
글로 표현하니 더욱 감동적입니다. 빨리 2부도 올려 주세요. 신문에 나오는 연재 소설 기다리는 기분입니다. 남자인 제가 봐도 여해님은 반할 정도로 멋지네요. ㅎㅎ
Wiss Kim님 땜시 얼굴 빨개지네요. 너무 높이 띄우면 추락할때 다치는데..날개도 없는데...........
강한 정신력과 체력이 없다면 정말 어려운 종주산행입니다..대단합니다..축하합니다..^^
애즈산님이야 지리산의 도인인데요. 만약에주를 하신다면주를 마치실 겁니다.
저희 보다는 아주 수월하게
지리산을 다녀온것같네요...난 여해님이 여자인줄 ...부럽슴다^^*^^
인디안님 지난 대간때 잠시 얼굴만 스쳐네요.
다음 기회에 동행할수 있겠지요.
.
셋중의 하나였던 제가 봐도, 이렇게 아름다운 산행이였나 합니다... 산행전부터 몸에 이상있는걸 내색도 안하고 약속산행을 선도하며 끝까지 마무리한 여해님. 감동 그자체입니다. 여해님,천태산님과 같이 한 화대종주 내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될겁니다~~
울 산악회에 학무님같으신 분들이 점점 늘어나구 계신것 같아요~^^흔히 말씀들하시는 산뽕이라고~~^^
형님의 아름다운 도전에 편승하여 꿈같은을 얻었네요
좋은추억의 시간 만들어 주어 고맙고요 또다른 도전을 계획해 보시지요.
여해님의 시같은 산행기를 읽으니 저의 산행기는 초딩일기같아서 부끄러운데용~~역쉬나 성품과도 같은 산행기 같아요~~징징대는 제가 없어서는 더욱 날라다니신것 같은데여^^
난 그래도 김총무 팬입니다.
언제든 사소한 일이라도 잼나게 글로써 올려주세요.
사실은 이글을 월요일날에 다 올리고 등록을 했더니 순식간에 날아가데요. 우왕~짱..
그래서 바쁜 와중에 틈틈이 올리고 일을하다보면 또 날아가 버리고 정말 짜증 제대로~~~
알고보니 처음에는 많은 용량을 올려서 그렇고 나중에는 시간끌기와 자동등록을 까먹고
올려서 그랬나 보더라고요 .김총무한테 함 물어 보는건데....다음에 좀 갈켜 주삼요.
이 글 보니 다시금 그날이 새롭게 영화필름처럼 스쳐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천태산] 잘 이끌어 주시어 정말 감사하구요,
아마도 평생 잊지못할 거예요..
여해님,학무님,
그리고..
우리를 끝까지 기다려주셨던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